이정남 자유연합 울산지부장, 배성관 멸공산악회장, 음모론자들 고발前선관위 노조위원장 16대 대선 때는 “문제없다” 주장하다 말 바꿔
  • 지난 5일 저녁 서울 중구 대한문 앞에 300여 명이 모여 시위를 벌였다.
    주제는 “18대 대선 재검표하라”는 것. 이들 주장을 요약하면 이렇다.

    “박근혜는 대선 승자일 리가 없다.
    여론조사 결과도 그렇고, YTN예측조사도 그렇고, 내 주변에서도 그랬다.
    모두 문재인 후보를 지지했다.
    대선에서 실제로는 문재인 민통당 후보가 더 득표했는데 박근혜 측이 전자개표기를 통해 부정을 저질렀을 것이다.
    따라서 대선 재검표를 해야 한다.”

    시위대들이 이렇게 주장하는 것은 18대 대선 이후 온라인과 SNS에서 퍼지고 있는 ‘음모론’ 때문이다.

    전체주의 진영에서 시작된 ‘음모론’은 2002년 이후 사그라든 ‘전자개표기 조작 의혹’을 다시 들고 나온 것이었다.
    2002년 당시 ‘전자개표기 조작 의혹’은 “필리핀 대법원도 조작 가능성을 문제로 한국산 전자개표기 도입과 사용에 반대했는데 우리나라는 이를 이용했고, 노무현 대통령이 당선됐다”는 내용이다.


  • ▲ 지난 5일 저녁 대한문 앞에서 벌어진 촛불시위.
    ▲ 지난 5일 저녁 대한문 앞에서 벌어진 촛불시위.

    이런 주장에 대해 당시 전체주의 진영과 언론은 ‘전자개표기 음모론’에 대해 ‘말도 안 되는 소리’로 치부했었다.

    그러나 18대 대선이 박근혜 당선자의 승리로 귀결되자, <한겨레>를 필두로 다시 이 음모론을 선동하고 있는 것이다.

    <한겨레>에 따르면, 한영수 前선관위 노조위원장, 김필원 前안기부 정치과장,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가 ‘전자개표기 음모론’을 적극 주장하고 있다.

    다음은 <한겨레>보도 중 일부다. 

    “18대 대선 재검표 소송인단은 오는 16일 전에 재검표를 요구하는 소장을 법원에 제출할 예정이다. 소송은 한영수 前선관위 노조위원장(58)과 김필원 前국정원(과거 안기부) 정치과장(65)이 주도하고 있다.”

    “한영수 前위원장은 2001년부터 4년간 선관위 노조위원장을 지냈다.
    선관위 내부에서 전자개표기의 조작가능성을 폭로하다가 2007년 11월 해고당했다.
    이후 줄곧 전자개표기 사용 중단 운동을 벌여왔다.”

    “김필원 前과장은 안기부에서 대공정보 관련 수집 활동을 벌였던 정보 전문가다.
    1997년 정년퇴직했다.
    퇴직 이후 부정부패추방시민연합·독립신문 등 보수 성향 단체 활동을 해오다, 2003년부터 전자개표기 조작 가능성을 접하고 관련 연구를 해왔다.”

    <한겨레>의 이런 설명만 보면 얼핏 그럴싸해 보인다.
    하지만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의 주장에서부터 객관성과 신빙성은 확 떨어지기 시작한다.

    “여론조사 비공개 기간 거의 모든 여론조사에서 선거당일까지 문재인후보가 앞섰다.
    심지어 CIA도 문 후보 당선을 보고했다 한다.
    당일 방송3사 출구조사도 오후 3시까지 문후보가 2.2% 앞섰다.
    그러나 마감시간 직후 발표된 5시까지 출구조사결과는 박 후보가 1.2% 앞선다고 나온다.
    약 두 시간 사이에 5.8%가 뒤집힌 것이다.

    둘째는 개표방송조작 의혹이다.
    개표방송조작과 직결된 전자개표기 조작과 해킹 의혹이다.
    더욱 심각한 것은 새누리당과 국정원 공조에 의한 선거시스템과 전자개표 조작이나 해킹의혹이다.”


  • ▲ 7일 이정남 (사)자유연합 울산지부장, 배성관 멸공산악회장 등이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접수하려 하고 있다..
    ▲ 7일 이정남 (사)자유연합 울산지부장, 배성관 멸공산악회장 등이 고발장을 서울중앙지검에 접수하려 하고 있다..

    문제는 신상철 씨 등이 주장하는 음모론을 10만 명 이상의 문 후보 지지자들이 SNS와 온라인에서 퍼다 나르고 있다는 점.

    국제망신을 자초하는 행동도 있었다.
    바로 '백악관 청원'과 '유엔 조사 청원'이었다.

    2012년 12월 29일 백악관 청원 홈페이지인 '위 더 피플'에는 '한국의 18대 대선의 표 집계는 잘못된 것이다. 도와달라"는 청원이 올라왔다. 

    비슷한 시기 몇몇 문재인 지지자들은 유엔과 CNN 홈페이지로도 달려가 '한국의 18대 대선은 부정선거'라며 조사해야 한다고 떠들어대기도 했다.

    결국 보수주의 인사들은 7일 오후 2시, 한영수․김필원․신상철 씨를 서울중앙지검에 고발했다.

    고발장을 접수시킨 이정남 자유연합 울산지부장, 배성관 멸공산악회장 등은 이들이 ‘전자개표기 부정 의혹 선동’으로 사회적 갈등을 일으키려 하는 걸 막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지난 5일 서울 대한문 앞에 300~400여 명의 시위대가 모였다.
    지금은 날씨가 추워서 많이 모이지 못하지만 ‘전자개표기 음모론’을 이슈화해 ‘춘투(春鬪)’와 같은 대규모 시위를 벌일 수 있다고 본다.
    사회적 혼란을 막기 위해 이번 고발을 하게 된 것이다.”

    ‘전자개표기 음모론’ 자체에 대해서도 “말이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번 대선에서는 전자 개표기 부정이 있을 수 없었다.
    차라리 16대 대선 때가 더 의심스러웠다.
    2002년 대선 때까지는 전자개표기에 인터넷 선이 연결되어 있었다.
    하지만 18대 대선 개표 때는 ‘독립폐쇄형’으로 운영됐다.
    즉 인터넷 선이 연결되지 않았다는 것이다.
    인터넷이 연결되지 않은 데다 표를 분류한 뒤 사람이 직접 개표를 했는데 무슨 부정의혹이냐.”

    이들은 특히 한영수 前선관위 노조위원장의 이중적 행태를 비판했다.


  • ▲ 고발장에 피고발인 신상철 씨, 김병원 씨, 한영수 씨의 이름이 보인다.
    ▲ 고발장에 피고발인 신상철 씨, 김병원 씨, 한영수 씨의 이름이 보인다.

    “과거 서석구 변호사가 ‘종북 세력에 의한 전자개표 대선조작 위험성’에 대해 한 세미나에서 발표할 때 뛰어들어 ‘전자개표기는 조작 가능성이 없다’며 방해한 사람이다.
    심지어 ‘선관위가 가만둘 줄 아느냐’는 말도 했다고 한다.
    그런 그가 왜 이제야 전자 개표기 음모론을 꺼내는지 이해가 안 된다.”

    신상철 서프라이즈 대표는 ‘무시 대상’이었다.

    “친노(親盧)라는 신상철 대표는 ‘천안함은 좌초다’라는 책에서 ‘천안함 폭침’은 북한의 소행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이다.
    이번 대선 전후에도 음모론을 계속 퍼뜨리고 있다.”

    보수주의 인사들은 ‘음모론자’들이 검찰에 고발당했음에도 불구, 선동을 중단하지 않으리라고 예상하고 있다.

    “저 사람들은 목숨 내놓고 하는 사람들이니 고발한다고 해서 조용해지거나 ‘사실’을 인정하리라는 생각은 않는다.
    하지만 일단 ‘허위사실’이 마구잡이로 퍼지면서 사회적 혼란이 생기는 건 막아야 한다.
    검찰이 잘 해주리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