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표사무원이 일일이 육안으로 심사했다” 중앙선관위 해명 못들은 척
  • 민주통합당이 대선 패배 후유증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중앙선관위 측이 지난 대선에선 수개표로 개표를 진행했다고 해명했음에도 불구하고 어떻게든 일을 크게 부풀리려는 분위기다

    비상대책위원장이 선출됐는데도 여전히 갈피를 잡지 못한 채 헤매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 이유다.

    대선 과정에서 ‘아이패드’ 거짓소문을 유포했던 정청래 의원은 좌파 세력이 추진 중인 대선 재검표 청원서를 국회에 전달키로 했다고 밝혔다.

     

  • ▲ 지난해 9월24일 민주통합당 정청래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의 '과거사' 문제를 비난하고 있다. ⓒ연합뉴스
    ▲ 지난해 9월24일 민주통합당 정청래 의원이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새누리당 박근혜 대선 후보의 '과거사' 문제를 비난하고 있다. ⓒ연합뉴스

     

    9일 정청래 의원의 트위터에 올라온 글이다.

    “대선 재검표(수검표)를 국회 행안위에 청원하려면 소개 의원이 있어야 되는데 시민 청원단이 저보고 하라 하시기에 군말 없이 맡기로 했습니다.
    다음주 월요일에 청원할 예정 입니다.” 

    이석현 의원은 재검표 문제를 아예 공론화했다.
    10일 열린 민주통합당 고위정책회의에서 수개표를 통한 재검표 카드를 꺼낸 것이다.

    이석현 의원의 발언 내용은 다음과 같다.

    “많은 사람이 재검표를 요구하고 있다.
    국민의 소리에 귀를 막고 있을 수 없다.
    수개표에 의한 재검표 청원에 응답할 때다.”

    “전자개표기로 불리는 투표지 분류기는 개표 당시 더러 오류가 발견됐다.
    기계가 분류한 (투표지) 100장에 다른 표가 섞여 있는지 일일이 확인하지 않은 참관인이 많다.”

    “전국 단위 선거에서 이런 분류기를 사용하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다.
    기계 오작동이 있는 것을 알면서도 수개표를 안하고 넘어가면 두고두고 큰 부담이 될 것이다.”


    사태의 발단은 박지원 전 원내대표였다.

    박지원 전 원내대표는 지난달 25일 좌파 성향인 [CBS] 라디오 ‘김현정의 뉴스쇼’에 출연, “이제는 진지하게 검토를 해야 된다”며 재검표 문제를 수면 위로 끄집어 올렸었다.


  • ▲ 민주통합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이석현 의원이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모습. ⓒ연합뉴스
    ▲ 민주통합당 박지원 전 원내대표와 이석현 의원이 조용히 대화를 나누는 모습. ⓒ연합뉴스


    선관위 측의 해명을 들었으면서도 못들은 척 하는 뉘앙스가 강하다.

    중앙선관위 원준희 서기관은 박지원 전 원내대표의 방송이 나간 직후인 27일 [CBS]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18대 대선 당시) 개표를 정확하게 하기 위해 수개표로 진행했다”고 밝혔다.

    원준희 서기관의 설명이다.

    “전혀 사실이 없는 걸 가지고 의혹 제기를 한 것에 상당히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오히려 선량한 유권자의 피해와 부담으로 남을 수 있지 않나 이런 생각도 든다.”

    원준희 서기관은 자세한 개표 과정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전자개표기를 사용한 적은 없고 후보자별로 투표지 분류작업을 쉽고 정확하게 하기 위해 2002년부터 투표지 분류기라는 기계장치를 보조적으로 사용해왔다.
    이번 대선에도 이 분류기를 사용했다.”

    “분류가 끝난 투표지는 다시 심사집계부에서 전량 개표사무원이 일일이 육안으로 심사하고 다시 또 계수기를 이용해서 그 수를 정확하게 확인한 다음에 선관위원들이 후보자별로 득표수를 검열해 위원장이 공표하는 절차로 진행했다.”

    “분류가 정확하게 되어 있는지 일일이 개표사무원들이 확인한다.”



    민주통합당은 후폭풍에 휘말릴 가능성이 크다.

    앞서 2002년 제16대 대선 직후 당시 한나라당은 “개표 오류나 부정에 대한 의혹을 밝혀야 한다”며 중앙선거관리위원장을 상대로 노무현 당선자 당선무효소송을 제기했다가 재검표에서 큰 오류가 발견되지 않자 대국민 사과를 한 바 있다.

    이에 새누리당 내에선 “민주통합당이 아직 멘붕 상태인 것 같은데 우리의 전철을 밟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한편, 친노(親盧) 성향 포털인 다음 아고라에서 진행 중인 수개표 청원 서명에는 약 22만명의 문재인 전 후보 지지자들이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청원단 대표자 100여명은 지난 4일 영등포 민주당 당사에 재검표 청원서를 제출했다.
    재검표를 하기 위해서는 당선무효소송을 내야 하는데, 당선무효소송은 후보자를 공천한 정당만 할 수 있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