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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민주통합당 정청래 의원과 '수개표 국회 청원인'들이 15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수개표 청원서를 국회에 접수하기에 앞서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종북 논란에 휩싸인 좌파 시민단체가 결국 수개표 방식의 재검표를 요구하는 국회청원서를 제출했다.
깃발은 민주통합당 정청래 의원이 들었다.
신중한 자세를 취하는 당 지도부의 만류에도 불구하고 정청래 의원이 재검표 논란을 부추기고 있는 모양새다.
15일 지난 대선 개표과정의 부정 의혹을 주장하는 ‘18대 대선 부정선거 진상규명 시민모임’이 국회청원서를 제출했다.
시민모임 회원들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과 같이 주장했다.
“해킹과 조작이 가능하다는 전자개표기를 사용하고
수개표 과정이 충실하게 지켜지지 않았다고 보이는
18대 대선은 철저한 수개표를 통해 부정선거 의혹을 규명해야 한다.”“우리는 당선자를 바꾸려고 수개표를 요구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선거정의와 개표정의를 구현하고자 하는 것이다.
신뢰를 담보하지 못하는 선거는 유권자로 하여금 투표장으로 향하는
발걸음을 되돌리게 할 뿐이다.”국회청원에 필요한 소개의원을 맡은 정청래 의원도 한 마디 거들고 나섰다.
“주장의 (진위) 여부를 떠나 23만명이 넘는 국민이 국회에 청원을 요청하는데 300명의 국회의원이 이를 외면하는 것은 도리가 아니라 생각했다.”
대선 패배와 관련해 이미 깨끗하게 승복한 문재인 전 대선후보는 이 같은 움직임에 답답하다는 입장을 보였다.
문재인 전 후보가 전날 트위터에 올린 글이다.
“어젯밤 수개표를 요구하는 촛불집회가 구기동 집 앞에서 열리고 있다는 보도를 봤다.
제가 어떤 말과 행동으로 그분들의 답답하고 간절한 심정을 풀어 드릴 수 있을지 마음이 무겁다.” -
- ▲ 민주통합당 김영환 의원 ⓒ연합뉴스
당내에선 정청래 의원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나왔다.
SBS 라디오 ‘서두원의 시사초점’에 출연한 김영환 의원의 발언 내용이다.
▷ 사회자:
비상대책위원회 인선이 발표가 됐는데 파벌 안배다, 어쩔 수 없다, 여러 가지 평가가 있는데 김 의원께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김영환 의원:
그 말씀 드리기 전에 재검표 논란은 국민 정서에 부합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
이런 주장을 당을 더욱 고립시키고 옹색하게 만드는 일이기 때문에 절대 이런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생각한다.정청래 의원의 재검표 논란 부채질에 당 지도부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하다.
민주당은 부랴부랴 “당의 공식 입장이 아닌 개인 의견”이라고 해명했고 당 관계자는 “전혀 사전 조율이 안 된 발언에 당 지도부도 당황한 분위기였다”고 전했다.
자칫 ‘발목잡기 구태정치’, ‘선거 패배에 승복하지 못하는 정당’이란 역풍을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다.
2002년 16대 대선 직후 당시 한나라당은 중앙선관위원장을 상대로 노무현 당선자 당선무효 소송을 제기해 재검표에 들어갔다가 큰 오류가 발견되지 않아 비싼 대가를 치렀다.
6억여원에 이르는 소송비용이 들었을 뿐만 아니라, 당 지도부의 대국민 사과에도 불구하고 인책론이 제기돼 서청원 당시 대표가 사퇴했다.
당시 민주당은 한나라당을 향해 “두 번의 패배를 자초했다”고 비난 공세를 폈다.
민주통합당의 한 초선 의원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20만명이 넘게 청원하는 것을 가볍게 볼 수는 없지만 집권했던 공당으로서 이를 정식으로 문제 삼는 것은 적절치 않은 일”이라고 지적했다.
새누리당과 중앙선관위 측은 기선제압 차원에서 내심 재검표 추진을 기다리고 있다는 말도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