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공항 2025년 아닌 2019년 포화" 확장 등 논의해야동남권 신공항 갈등 등 대선 앞두고 지자체 요청 봇물
  • [제주=최유경 기자] 새누리당 박근혜 대통령 후보는 17일 제주 신공항 건설 요구에 대해 "제주도가 섬이라는 특성 때문에 교통이 원활하지 않으면 (관광객 증가가) 그림이 떡이 될 수 있다. 대선 공약으로 반드시 하겠다"고 말했다.

    박 후보는 이날 오후 제주특별자치도 제주관광공사에서 열린 <제주 관광인과의 간담회>에 참석, '제주도 신공항'의 조기건설을 대선공약으로 넣어달라는 요구에 이같이 답했다. 이 자리에 함께한 제주지역 여행사, 렌트카, 숙박업, 택시기사 등 제주 관광업 종사 20여명은 박수로 환영의 뜻을 표했다.

  • ▲ 새누리당 박근헤 대통령 후보는 17일 제주 신공항 건설 요구에 대해 "반드시 하겠다"고 했다. ⓒ 정상윤 기자
    ▲ 새누리당 박근헤 대통령 후보는 17일 제주 신공항 건설 요구에 대해 "반드시 하겠다"고 했다. ⓒ 정상윤 기자

    박 후보는 다만 시기와 방법론에 대해서는 "제주도민들의 뜻을 담아 전문가들이 실제 도움이 된다고 하는 (방향에 따라) 그 뜻을 따르겠다. 가장 확실한 방법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했다.

    한국교통연구원과 한국공항공사는 지난 2009년 제주공항 포화시기를 2025년으로 예측했으나 이듬해 제주도가 국토연구원에 의뢰한 자료에 따르면 2019년이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영진 제주관광협회 회장은 "제주도는 항공교통이 전체 수요의 90%를 차지해 절대적으로 의존하고 있다. 주요 지방항공 수요는 KTX, 고속도로 확충 등으로 감소 중이나 제주공항 이용객은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며 당위성을 설명했다.

    또 내국인 항공수요의 81%를 제주노선에서 담당하는 만큼, 제주 신공항 조기 건설에 기본 토대가 될 공항개발조사용역비(10억원)를 국회 예산에 포함시켜 줄 것을 요구했다.

    제주도 신공항 문제는 지난 16일 열린 행안위 국정감사에서도 '핵심과제'로 떠올랐다.

    같은 당 이재오 의원은 "급증하는 관광객 추이를 감안해 신공항 건설 지연으로 놓칠 경제적 손실이 연간 1조원 이상"이라고 했다. 민주통합당 이찬열 의원도 "제주 신공항은 제주뿐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전체의 발전을 위해서도 꼭 필요하다"고 신공항 조기도입 요구에 힘을 보탰다.

    ◈ "대선 공약으로…" 지자체 숙원사업 요구 봇물

    제주 신공항 외에도 박 후보는 '신공항'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신공항 유치를 둘러싼 영남지역 지자체 간 경쟁은 한치의 양보없이 PK(부산경남)·TK(대구경북) 갈등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부산시는 신공항 건설을 반드시 대선 공약에 넣어야 한다며 여야를 압박하고 있다. 지난달 24일 박 후보가 참석한 부산시당 선대위 출범식에서는 정의화 부산선대위의장이 박 후보의 면전에서 신공항 가덕도 공약을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이번 부산 선거는 간단치 않다. 해양수산부 부활과 함께 신공항 부산 가덕도 입지가 대선 공약으로 제시되길 바란다."
    - 정의화 부산선대위의장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와 무소속 안철수 후보의 고향이 부산인 점을 직접 거론하진 않았지만, 부산의 야권화가 현실로 이어지는 만큼 지역민들의 숙원사업으로 표심을 장악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지자체들이 천문학적 예산이 뒤따르는 지역 숙원사업을 대통령 후보의 대선 공약에 포함시키려 한다는 비판도 나온다. 광역단체 등은 대통령 후보들이 지역방문 시 숙원사업을 설명하고 공약에 포함시켜줄 것을 강하게 호소하면 현장의 목소리를 들어야 하는 후보들이 이를 외면하기 어렵다는 해석이다.

    또 타지역과 협의가 필요한 사업도 일단 '밀어 붙이자'식의 지역 이기주의도 조장해 인근 지자체와 갈등이 우려된다는 시각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