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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울지하철 9호선 자료사진.ⓒ 연합뉴스
요금 기습인상을 놓고 벌어진 서울시와 메트로9호선의 자존심을 건 대립이 결국 서울시의 한판승으로 싱겁게 끝났다.
서울 지하철 9호선을 운영중인 서울세미트로9호선(주)는 9일 오전 요금인상 계획을 잠정 보류한다면서 고개를 숙였다.
메트로9호선은 “요금인상과 관련 서울시와 당사간 실시협약의 내용과 법령해석에 이견이 있어 6월 16일부터 적용키로 했던 요금인상을 잠정 보류한다”고 밝혔다.
메트로9호선은 “요금인상으로 인해 고객님께 심려를 끼친 점 진심으로 사과한다”면서 “시와의 이견조율 및 검토를 통해 원만한 협상이 실현될 수 있도록 적극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
앞서 회사는 어제 이사회를 열고 ‘일방적 요금인상 불가’ 방침을 굽히지 않고 있는 시의 요구를 받아들여 요금인상을 잠정 보류하고 이같은 내용을 시에 전하기로 입장을 정리했다.
‘잠정’이라는 수식어가 붙었지만 시의 전방위 압박에 결국 무릎을 꿇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편 시는 메트로9호선이 요금인상안을 철회하면서 긴급논의에 들어갔다.
시는 오전 10시 30반 윤준병 도시교통분부장의 긴급 브리핑을 통해 “일방적으로 추진하던 요금인상계획을 철회하고 사과한 것을 늦었지만 다행이라고 생각한다”며 “서울시민과 수도권 주민여러분께 우려와 심려를 끼쳐드린 점에 대해 감독기관으로서 깊은 사과의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시의 전방위 압박에도 불구 버티기로 일관한 메트로호선에 대한 ‘따끔한 충고’도 나왔다.
윤 본부장은 “금번 사례를 계기로 메트로9호선이 공공시설을 운영하는 공익사업자로서 역할과 책무를 다해줄 것”을 당부하면서 “다시는 민간투자논리에 의해 멈추거나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지 않도록 노력해주기 바란다”고 강조했다.
메트로9호선과의 요금인상을 위한 협상 재개 의사도 밝혔다. 하지만 시는 ‘원점에서 재검토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해, 수익배분율 등 특혜논란이 불거진 실시협약 주요 사항에 대한 수정 방침을 강하게 내비쳤다.
윤 본부장은 “협상을 재개해 언론과 의회 등을 통해 제기된 문제점을 원점에서 재검토 하겠다”면서 “시민의 눈높이에 맞게 원만히 조율하면서 시민의 이익이 최대한 보장될 수 있도록 협상을 진행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서 그는 “민자사업 전반에 대해 구조적 문제점을 점검하고 제도적 보완에 나서겠다”고 덧붙였다.
메트로9호선의 백기투항으로 한 달 가까이 이어진 시와 메트로9호선 사이의 요금인상 갈등은 일단 진정국면에 들어설 전망이다.
그러나 시가 메트로9호선과의 2005년 실시협약 중 ‘최소운영수입보장(MRG)’을 비롯한 수익배분과 요금인상계획안에 대한 수정방침을 밝혀 양측의 갈등은 언제든 다시 수면위로 올라올 수 있는 상황이다.
메트로9호선은 요금인상 보류와 관련된 대 시민 사과문을 이날 오전 1시께 지하철 전 역사에 공고할 예정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