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저지 범국민운동본부는 한미 FTA 발효 전날인 14일 오후 서울 청계광장에서 집회를 열어 "한미 FTA를 폐기하고 제주 해군기지 건설을 즉각 중단하라"고 정부에 촉구했다.

    참가자 1천200명(경찰 추산 1천명)은 "국민이 한미 FTA 발효를 중단하라고 6년 가까이 싸웠으나 결국 발효에 이르고 말았다"며 "한미 FTA는 경제 주권을 미국에 내다 파는 '제2의 경술국치'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범국본은 "한미 FTA가 발효됐지만 올해 대선에서 진보정권을 집권시켜 반드시 폐기해야 한다"며 "앞으로는 훨씬 어렵고 힘든 싸움이 되겠지만 발효 중단을 외치던 지금까지보다 더 큰 열정으로 폐기를 외치자"고 말했다.

    집회에 참석한 민주통합당 정동영 의원은 "정부가 도둑고양이처럼 한미 FTA를 발효한다고 해도 이를 폐기하고 경제 정의를 세우려는 국민의 결단을 꺾을 수 없을 것"이라며 "저도 한미 FTA 폐기 전선에 서겠다"고 밝혔다.

    참가자들은 또 제주 해군기지 건설과 관련, "해군기지 건설을 반대하는 많은 이들이 단식투쟁을 하고 바다에 뛰어들며 연행되는 일이 반복되고 있다"며 "구럼비 해안에 건설 중인 해군기지는 평화를 해치는 '해적 기지'"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오후 9시께 집회를 마치고 청와대에 항의서한을 전달하려 했으나 경찰에게 가로막히자 청계천을 따라 행진을 시작, 동대문을 거쳐 중구 오장동 중부시장 앞까지 이동했다가 경찰과 대치했다.

    경찰은 시위대 해산 과정에서 이태호(44) 참여연대 사무처장 등 11명을 연행, 강동경찰서와 은평경찰서에서 조사하고 있다.

    이에 앞서 보수단체인 대한민국어버이연합은 광화문 KT 앞에서 500명(경찰 추산)이 참가한 가운데 집회를 열어 "한미 FTA로 우리 경제는 더 튼실해지고 안보는 더 굳건해질 것"이라며 한미 FTA 발효를 환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