봄맞이 황사 아닌 중국발 대기오염 문제 심각中'미세먼지'에는 방사성물질도 일부 함유돼 있어
  • 지난 22일과 23일 중국 베이징 하늘을 뒤덮은 ‘측정불가’ 수준의 대기오염이 우리나라에 상륙할까. 베이징에서 우리나라까지의 거리는 1,000km가 채 안 된다.

    기상청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하늘의 미세먼지 농도가 큰 폭으로 늘어나는 일이 잦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과거와 같은 봄맞이 ‘황사’가 아니라 겨울철 시베리아 고기압을 타고 우리나라 하늘을 뒤덮는 일이 점차 늘고 있다.

  • ▲ 대기오염이 심한 날 중국 베이징 시내의 모습. 심할 경우 가시거리가 400m가 안 되기도 한다.[사진: 환경산업기술원]
    ▲ 대기오염이 심한 날 중국 베이징 시내의 모습. 심할 경우 가시거리가 400m가 안 되기도 한다.[사진: 환경산업기술원]

    지난 18일 오전 10시 서울의 시간 당 PM 10(크기가 10㎛ 이하인 미세먼지) 농도는 100㎍/㎥를 넘었다. 이날 PM 10 농도는 오후 5시 156㎍/㎥로 가장 높아진 뒤 18시간 동안 100㎍/㎥를 넘나들다 19일 오전 4시가 돼서야 92㎍/㎥로 떨어졌다.

    이는 서울의 1월 평균 미세먼지 농도 59㎍/㎥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기상청 등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미세먼지 농도 기준치는 24시간 평균 100㎍/㎥, 연간 평균 50㎍/㎥ 이하다.

    지난 1월 9일 오전 11시에도 PM 10의 농도가 100㎍/㎥를 넘어섰다. 18시간 넘게 계속된 이 오염은 한때 147㎍/㎥까지 치솟았다. 2011년 12월 31일에도 서울의 미세먼지 농도가 100㎍/㎥ 이상으로 뛰었다.

    기상청 등은 이 같은 미세먼지 대부분이 중국발 대기오염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우리나라 대기오염도가 급격히 증가할 때마다 중국 동쪽 대도시에서 대기오염으로 추정되는 연무(煙霧)가 나타났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에서 측정한 ‘연무’를 이루는 입자들이 대부분 지름 1㎛ 안팎인 ‘미세먼지’라는 점도 중국발 대기오염임을 의심케 한다. ‘황사’는 보통 모래가루인 탓에 지름이 2∼6㎛지만 공장 매연 등이 원인인 미세먼지는 그 보다 지름이 적은 물질들이기 때문이다.

    이 같은 ‘중국발 미세먼지’의 공습은 2006년경부터 본격화됐다. 2007년 전후로는 400㎍/㎥까지 농도가 높았던 적도 있다. 당시 언론들은 ‘황사’라는 단어를 쓰지 않고 ‘연무’라는 말을 쓰며 이 같은 미세먼지 문제가 중국 책임이 아닌 듯 설명하는 ‘꼼수’를 쓰기도 했다.

    하지만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태 당시 방사성 물질 전문가들과 기상청 등에 문의해 본 결과 “일본에서 방사성 물질이 우리나라로 날아온다고 떠들지만 실제로는 중국에서 날아오는 황사와 미세먼지에 방사성 물질이 더 많다”며 “중국발 미세먼지 오염 문제는 심각한 상황”이라고 지적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