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원 "혼자 남더라도 민주당 지키겠다"일부 반대파 전대 보이콧 움직임, 정족수가 관건
  • 오는 11일 전당대회를 통해 ‘혁신과통합’이 주축인 시민통합당과의 합당 결의를 앞둔 민주당이 당내 반대 세력에 부딪쳐 극심한 내홍을 겪고 있다.

    8일 열린 민주당 지역위원장 회의에서는 욕설 섞인 고성과 야유가 오고 갔으며 멱살잡이가 벌어지는 몸싸움까지 일어났다.

    이날 손학규 대표는 "야권통합은 민주당을 살리고 지키는 일"이라고 야권통합을 호소하는 말로 회의를 시작했다.

    하지만 곧장 반대파가 손 대표를 비롯한 당 지도부를 비판하고 나서면서 분위기는 험악해졌다.

    전날 손 대표와 결별을 선언한 박지원 전 원내대표도 "저는 혼자 남더라도 비장한 각오로 민주당을 지킬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반대파 사이에선 "시민통합당에 국회의원이 한명도 없는데 당대당 통합을 받아줘야 하느냐"며 "당원들의 비중을 50%는 줘야 한다"는 불만도 터져나왔다.

    통합 지지파도 잇따라 발언대에 나서며 반격이 만만치 않았다.

    국회의원과 지역위원장 192명은 '통합은 국민의 요구다'라는 성명서를 내고 "11일 전대에서 통합결의를 가로막는 행위는 어떤 이유로든 정당화될 수 없다"고 밝혔다. 한 의원은 "통합 지지파가 다수인 것은 이 성명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통합 지지파가 물러서지 않자 곧장 욕설 섞인 고성과 야유도 오고가기 시작했다. 홍영표 의원은 반대파가 야유를 보내자 "조용히 하라"라고 지적했다가 멱살을 잡히는 등 몸싸움이 벌어지기도 했다.

  • ▲ 8일 오후 민주당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전국 지역위원장 긴급회의에서 몸싸움으로 상처가 난 한 지역위원장이 회의장 문을 여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 MBC 뉴스 캡쳐
    ▲ 8일 오후 민주당 영등포 당사에서 열린 전국 지역위원장 긴급회의에서 몸싸움으로 상처가 난 한 지역위원장이 회의장 문을 여는 것을 시도하고 있다. 이날 회의는 비공개로 진행됐다. ⓒ MBC 뉴스 캡쳐

    일방적 통합 반대 세력의 극렬한 반응을 겪은 민주당은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일부 반대파들은 전면 보이콧도 불사하겠다는 각오다.

    때문에 11일 전대에서는 의결 정족수 확보가 가장 큰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 만약 몸싸움까지 각오한 반대파가 전대 참여를 극구 반대하면 정족수 미달이라는 사태가 벌어질 공산도 높다. 이렇게 되면 시일이 촉박한 야권통합이 헤어 나올 수 없는 곤궁에 빠질 수 있다.

    현재 민주당이 예상하는 의결 정족 수는 5~6천여명. 민주당 관계자는 "당비 미납부로 자격을 상실한 대의원을 감안하면 대의원 수가 1만명에 못미쳐 5천명 정도가 전대에 참석하면 정족수를 맞출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따라 민주당은 16개 시.도당별로 중앙당 당직자를 1∼2명 파견하고 중앙당에 콜센터를 설치해 대의원의 전대 참여를 독려하겠다는 생각이다.

    또 전대 진행 과정에서 반대파의 표결 요구가 나올 것이라고 보고 중앙선관위에 전자개표기 지원을 요청해둔 상황이다.

    반면 반대파에 선 일부 원외 지역위원장은 이날 지역위원장 회의 결과를 토대로 전대 보이콧 등 행동방침을 결정하기로 했다.

    전날 일부 원외위원장 회의에 참석한 한 인사는 "지금 상태의 통합에는 반대하는 의견이 다수였다"면서 "전대 때 표결 없이 당의 진로를 결정해서는 안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