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방으로 가야” vs “협정 재검토”
  • ▲ 외교통상부 최석영 교섭대표가 20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토론회에서 FTA의 문제점 발언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외교통상부 최석영 교섭대표가 20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토론회에서 FTA의 문제점 발언에 대해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가 20일 개최한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비준안 2차 끝장토론에서는 찬반 양측 진영이 첨예한 논리대결을 펼쳤다.

    남경필 위원장의 사회로 진행된 이번 토론회에 찬성 측에서는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최석영 외교통상부 한-미 FTA 교섭대표, 황문연 기획재정부 무역협정지원단장이 자리했다.

    반대측에는 송기호 변호사와 이해영 한신대 교수, 정태인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원장이 진술인 자격으로 참석해 입장을 개진했다.

    양측은 한-미 FTA의 경제적 효과와 국내 산업에 미칠 영향, 세수 감소 여부, 투자자 국가소송제도(ISD) 등 쟁점현안을 놓고 ‘릴레이 상호토론’을 하며 물고 물리는 설전을 벌였다.

    찬성측은 개방으로 가야 한다며 신속한 비준을, 반대측은 협정 보류 내지 재검토를 각각 주장했다.

    토론과정에서 민주당 최재성 의원은 “반대측에선 한-미 FTA 저지가 목적이기 때문에 저지가 되지 않으면 끝장토론이 끝나지 않았다고 할 가능성이 있다”는 김 본부장의 발언을 문제 삼아 항의하기도 했다.

    이에 한나라당 의원들이 대응에 나서면서 여야간 날선 신경전이 벌어지기도 했다.

    반대측 정태인 원장은 영리 의료법인 추진 등을 거론하며 “민주당이 정권을 잡으면 걱정을 훨씬 덜 할 것 같은데 한나라당이 잡으면 파탄될 것 같다”고 말해 남 위원장으로부터 “정치적 발언을 자제해 달라”는 지적을 받았다.

    쟁점 토론에서 정 원장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가 강화될 수 있는 상황에서 대미무역수지 적자가 될 수 있다. 무역흑자 증가를 한-미 FTA 추진의 이유로 얘기하는데 원칙적으로 무효가 될 수 있는 만큼 변화된 상황에서 충분히 검토의 시간을 가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김 본부장은 “미국의 보호무역주의 우려 발언이 있었는데 무역의 상호교역 확대가 세계 경제에 도움이 된다는 컨센서스가 있고 이는 세계 경제의 한 축이 됐다”고 맞섰다.

    김 본부장은 “완벽하지는 않지만 거기서 나타나는 문제점에 대해선 세계가 힘을 합쳐 보완해 가는 것이지 이를 부정하는 이념적 스펙트럼 하에서는 해법이 나올 수 없다”고 강조했다.

  • ▲ 민노당 강기갑 의원이 20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끝장 토론회에 서 스마트폰으로 기록하고 있다. ⓒ연합뉴스
    ▲ 민노당 강기갑 의원이 20일 국회 외교통상통일위원회의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끝장 토론회에 서 스마트폰으로 기록하고 있다. ⓒ연합뉴스

    양측은 구체적으로 경제적 효과 산출 방식을 놓고도 충돌했다.

    이해영 교수는 “정부가 효과 추계시 CGE(연산가능 일반균형모델) 방식을 써서 약 6~5.7% 정도의 경제성장 효과를 추정하는데 국제 표준모형에 근거해 추계하면 0.08~0.13%에 불과하고 미국 측의 한 보고서에도 역시 0.2~0.03% 정도로 나온다. 정부 자료와 미 국제위원회가 낸 추계가 차이가 난다”고 지적했다.

    하지만 황문연 단장은 “경제적 효과를 보는 방법에는 관세철폐 효과만 보는 단기적 방법과 자원배분 효과까지 보는 장기적 방법이 있다. 단기분석에 보면 실질 증가치가 0.02%로 낮게 나온 게 사실이지만 장기적으로 자본소득이 증가하고 경제성장에 기여하며, 관행개선으로 생산성 증대가 나타나는 것 등을 보면 5.66%의 개선효과가 나타난다”고 반박했다.

    그러자 정 원장은 “CGE 결과가 마이너스로 나온 것 있으면 말해 봐라. 마이너스는 안 나오게 돼 있다”고 따졌다.

    이에 황 단장은 “경제적 효과를 단기적 관세인하만 갖고 보는 것은 지나치게 좁은 시각”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이번 끝장토론은 국회 대정부질문 일정을 감안해 이날과 21일은 오전 8시부터 10시까지, 낮 12시부터 오후 2시까지 각각 2차례 생중계로 진행되며 22일에는 오전 10시부터 계속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