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동대 박창근 교수.."외형적 형태만으로 위험지구 선정 제외는 잘못"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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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7일 춘천 소양강댐 인근에서 발생한 최악의 산사태로 13명의 희생자가 발생한 가운데 토목 전문가들은 사고 지역의 울창한 산림과 개간 등 복합적인 요인이 참사로 이어졌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8일 관동대 박창근 교수는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이번 산사태 발생이 울창한 활엽수림과 밀접한 관계가 있다"는 의견을 내놨다.
박 교수는 "활엽수가 울창한 곳은 낙엽이 두텁게 쌓이기 마련이고, 장마기간 낙엽층이 많은 물을 머금어 무거워진 상태에서 '설상가상' 기습폭우가 내려 슬라이딩 현상이 일어난 것으로 추정된다"고 진단했다.
이어 박 교수는 "일반적으로 숲이 울창하면 뿌리가 토사를 응집시켜 산사태를 예방할 것으로 생각되지만 오히려 나무뿌리가 지하 1m 이하의 암반과 맞닿아 수평으로 번성하면 그만큼 지반 응집력은 약화된다"며 "뿌리로 인해 커진 토양의 공극이 장맛비까지 한껏 머금어 산사태로 이어졌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박 교수는 "2002년 태풍 루사 당시 손톱으로 할퀸듯한 형태의 산사태가 도내 곳곳에서 발생했는데 그 요인이 울창한 산림 때문이라는 분석도 있었다"고 밝혔다.
그는 또 "산사태가 난 곳이 재해위험지구로 포함되지 않은 것도 울창한 산림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며 "지자체가 외형적인 형태만을 보고 재해위험지구를 선정하는 것은 행정편의적 발상인 만큼 위험지구 선정은 면밀하고 과학적인 검토가 전제돼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와 함께 산사태 직후 매몰사고 현장을 찾은 서울시립대 토목공학과 이수곤 교수는 이날 "산사태가 시작된 곳을 따라 산 정상으로 올라가 보니 배수로가 없었다"며 "거대한 물줄기가 빠져나가지 못하고 물을 머금고 있다가 사태로 이어진 것 같다"고 말했다.
이어 "1차 산사태가 발생한 산 정상 부근에 텃밭이 형성돼 있었다"며 "텃밭이 장맛비에 이은 빗물을 잔뜩 머금었다가 한계점에 이르면서 산사태가 난 것이 아닌가 추정된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