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 기능 없는 총리 자문기구 … 野 "권한 밖 조사"공영방송·방통위 조사 예고 … 포괄 조항 '8항' 논란
  • ▲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유효기간 만료일인 지난해 1월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민노총 윤 체포집회에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가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 윤석열 대통령의 체포영장 유효기간 만료일인 지난해 1월 6일 서울 용산구 한남동 대통령 관저 인근에서 열린 민노총 윤 체포집회에서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가 참석해 자리하고 있다. ⓒ정상윤 기자
    국무총리 직속 사회대개혁위원회가 공영방송 이사회와 방송통신위원회 등을 겨냥한 조사 방침을 밝혔다. 국민의힘은 위원회의 설치 근거 규정에 언론 관련 기능이 명시돼 있지 않다며 언론 장악 시도라고 반발했다.

    6일 정치권에 따르면 사회대개혁위원회는 최근 국회의장실과 더불어민주당, 국민의힘 등 각 정당에 공문을 보내 '윤석열 정부 언론 장악 진상 규명 특별법 제정'에 대한 의견을 요청했다. 

    위원회는 공문에서 KBS, MBC, EBS 등 공영방송 이사회에 대한 부당 개입 의혹과 YTN 민영화 추진, TBS 폐지 과정 등을 조사 대상으로 검토하겠다는 취지를 밝혔다. 뉴스타파 등 일부 언론사에 대한 압수수색과 소송 제기도 보복성으로 보고 조사 대상에 포함될 수 있다는 입장을 전달했다.

    특별위원회도 별도로 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운영 기간은 1년으로 정하되 필요하면 6개월 연장이 가능하도록 했다. 특위에는 세월호 참사 특별조사위원회와 유사한 조사 권한을 부여하는 방안이 담겼다. 

    또, 위원회가 직권으로 조사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고 조사 대상자에게 출석을 요구하면 동행 명령을 내릴 수 있도록 했다.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으면 과태료를 부과하는 조치도 가능하도록 했다.

    조사를 통해 위법 행위가 확인되면 관련자에 대한 고발이나 수사 의뢰도 할 수 있도록 했다. 필요하면 국회에 특별검사 지정을 요청하는 의결 절차도 진행할 수 있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사회대개혁위원회는 지난해 국무총리 직속 자문기구로 설치된 조직이다. 위원장은 과거 시민사회 활동을 해 온 운동권 NL(민족해방) 계열의 대표적 좌파 인사인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대표가 맡고 있다. 

    위원회는 정치·경제·사회·문화 전반의 개혁 과제를 논의하고 정부에 정책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을 한다. 다만 위원회 설치 근거가 되는 '사회대개혁위원회 설치 및 운영에 관한 규정'을 보면 언론이나 방송 관련 기능은 명시돼 있지 않다. 

    규정 제2조는 민주주의와 사회 정의 실현, 남북 평화 협력, 교육 개혁, 사회적 약자 보호, 경제 정의와 민생 안정, 기후위기 대응, 지역균형발전 등 7개 기능을 규정하고 있다. 마지막 8항에는 사회대개혁을 위한 기타 사항에 대해 국무총리가 위원회에 자문할 수 있다는 포괄 조항이 들어가 있다.

    정치권에서는 이 8항이 사실상 모든 정책 영역을 포괄할 수 있는 구조라는 지적이 나온다. 명시된 기능에는 언론이나 방송 관련 항목이 없지만, '사회대개혁'이라는 광범위한 개념을 적용하면 위원회 활동 범위를 확대 해석할 여지가 있다는 것이다.

    국민의힘 미디어특별위원회는 위원회 규정에 언론 관련 기능이 없다는 점을 근거로 조사 추진 자체가 부적절하다고 보고 대응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미디어특위 측은 "규정상 기능과 목적 어디에도 언론·방송 관련 조항이 없는데도 공영방송과 언론사를 조사 대상으로 삼는 것은 권한 범위를 넘어선 것"이라며 성명서 등 대응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고 밝혔다. 

    다만 사회대개혁위원회가 정부 부처처럼 명확한 행정권을 행사하는 기관은 아니라는 점에서 법적 대응 수단이 제한적이라는 의견도 나온다. 위원회의 지위와 권한이 모호한 만큼 직권남용 등 법적 책임을 묻기 쉽지 않다는 판단이다.

    국민의힘은 위원회가 실질적으로 언론 정책에 개입할 경우 정치적 논란이 커질 수 있다고 보고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 당 미디어특위는 추후 근거가 불분명한 상태에서 언론 문제에 관여할 경우 법적 조치에 나설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