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신없는 사람, 열정을 아끼는 사람, 꿈이 없는 사람에겐 미래 없다” “대학들도, 대한민국도 대학생들의 미래를 함께 만들어 나가야”
  • 단군 이래 최악의 경쟁세대, 88만원 세대라고 불리기도 하는 지금 대학생들은, 자신의 장래를 걱정하며 편히 잠을 자지 못한다. 이 시대 청년들에게 미래는 없는가? 청년들의 미래를 긍정적으로 바꾸어나갈 제도적 대안은 없는 것인가?

    선진화 홍보대사들은(이하 <선>) 또래의 가장 큰 고민을 해결하기 위해 5번의 장관과 경제부총리, 기아자동차 회장을 역임한 ‘대한민국 대표 경제관료’ 진념 KPMG 고문(이하 <진>)을 직접 만났다.

    ‘좀 더 좋은 나라를 만들고 싶었다. 배곯지 않고 잘 사는 나라로.’

    <선> 대학생이 선망하는 미래를 현재로 하시는, 진념 이사님의 꿈은 무엇이었습니까?

    <진> 좀 더 좋은 나라를 만드는 것 이었습니다. 도시락이 없는 고교 시절, 꽤 힘겨운 자취 생활을 거치면서, 배고픈 문제를 해결하고 우리도 한번 잘 살아 봤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대통령도, 변호사도, 언론 기자도 되고 싶었던 적이 있지만, 결국 경제 공무원이 되었습니다.

    ‘학벌 탓하지 마라. 위대한 탄생의 열정을 닮아라’

    <선> 많은 대학생들이 학벌과 관련해서 눈에 보이지 않는 ‘학벌’문제에 대해 고민을 많이 합니다. 이 문제에 관해 이사님께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진> 나는 학벌에 대해서 학연, 즉 네트워크를 강조하는 것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봅니다. 하지만 특별한 교육과정을 통해서 사회에 대한 책임을 지는 지도자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사람들까지 맹목적으로 비판해선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과거와는 달리 세상은 더 평평해지고 다양해지고 있습니다. 판․검사만이 성공의 지름길이라던 과거의 생각은 이미 허물어지고 있습니다. ‘위대한 탄생’을 보셨습니까? 자신의 재능에 열정을 쏟는 그들이 얼마나 멋있습니까? 정부도 학벌 위주의 관습을 타파하고 있으니, 여러분도 학교를 따지기 전에 자기 분야에서 열정적으로 능력을 발휘해 보십시오.

    ‘졸업 후 학생이 일자리를 못 찾으면 대학이 AS를 해줄 준비가 되어 있어야’

    <선> 학벌이 아니라 학생의 잠재능력이 인정되고 그 능력이 올바로 평가 받기 위해선 어떠한 사회적 노력이 필요하다고 보십니까?

    <진> 창의성을 살리지 못하고, 토론에 익숙하지 않은 교육에 문제점이 있습니다. 앞으로 우리는 창의성 육성 교육에 가장 중점을 두어야 합니다. 그리고 이 창의성을 자신의 재능과 연결시켜 열정을 가지게 할 수 있도록 교육 변화가 필요합니다. 이는 현재의 심각한 청년 실업을 해소하는데도 필요한 것입니다.

    <선> 말씀 하신 것처럼 청년실업은 상당히 심각한 문제로 대두 되고 있습니다. 이사님께서는 여러 차례 장관을 지내신 정통관료신데 혹시 그 대책을 생각해 보신 적이 있으십니까?

    <진> 길을 찾으면 얼마든지 찾을 수 있습니다. 예를 들면 졸업 후 취직을 못하는 학생들에 대해 대학교가 AS를 해주는 방법도 있을 수 있을 것입니다. 취직에 성공한 학생들에게 ‘학교 학생들에게 필요한 역량’에 대해 듣고, 이를 특별히 길러주거나, ‘사회적 인재 특별 관리반’을 만들어서 방학 동안 운영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 될 것입니다. 또한 산업현장과 직접 연계된 교육을 진행하고, 산업체와 학교가 서로 긍정적인 피드백을 주고 받으며, 학교의 커리큘럼을 사회가 필요로 하는 인재를 육성하도록 바꾸어 나가는 것도 좋은 시도가 될 것입니다. 대학이 단순히 학생들을 맹목적으로 졸업시키지 않고, 학생에게 동기를 부여하여 열정을 지니도록 하며, 자신이 원하는 일을 찾도록 격려하는 것이 현 교육 전반의 과제라고 봅니다.

    산업의 측면에서 생각해보면 청년의 시선을 중소기업으로 유도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도 하나의 과제가 될 것입니다. 대부분의 졸업생들이 대기업에 가는 것을 희망하지만 대기업이 만드는 일자리는 분명 한계가 있습니다. 또한 최근 국내 대기업은 여러 가지 이유에서 일자리를 ‘수출’하는 형편입니다. 중소기업에 양질의 일자리를 확보하고 청년들의 눈을 사로잡을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는 것이 시급히 필요합니다. 또한 이와 더불어 한계가 있는 제조업 집종 군과 차이가 있는 물류, 의료, 관광 등의 서비스 업종에 관련한 직업을 창출하는데 집중해야 할 것입니다.

    ‘진심 아닌 스펙은 불필요. 학교가 타 학교 학생과의 차별화를 위해 노력해야’

    <선> 최근 대학생들은 자신의 ‘열정’을 증명하기 위해서 대학생 마케터나 홍보대사 등의 대외활동을 많이 하곤 합니다. 취업의 척도로 사용되는 것으로 여겨져 이것 또한 경쟁적으로 이루어지다 보니 무분별한 ‘스펙쌓기’ 경쟁으로 이어지고 있는데,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진> 자기 소개서에 한 칸을 쓰기 위해서 각종 시험 성적과, 인턴 경력 등을 모으는 일이 있다고 하던데, 이것은 대단히 한국적인 현상입니다.(시험 위주의 경직된 사회 구조 때문에 나타난 것입니다. 장차 세계 시장에서는 이러한 것이 통하지 않으리라고 봅니다) 미국의 경우에는 마음에서 우러나 꾸준히 활동한 것만 경력으로 인정받습니다. 제가 미국 경영대학원에서 공부할 때는 학생들 간에 조를 짜서 진정으로 하고 싶은 활동(빈민가에 집을 지어주거나, 빈민가에서 무료 교육을 해주거나 하는)을 한 가지만 골라서 꾸준히 했었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활동만이 진정한 경력으로 인정받았습니다.

  • 학생들 간의 무분별한 대외활동, 스펙 경쟁을 줄이기 위해서는, 대학 스스로가 특성화 되어 재학생의 경쟁력을 높여주는 등의 방안이 필요합니다. 한국 폴리텍 대학의 예처럼, ‘이 학교를 졸업하면 이것은 잘 해내더라’하는 차별화에 대학이 스스로 나서야 하겠습니다.

    ‘대학 등록금문제, 대학의 구조 변화에서 실마리를 찾아보자.’

    <선> 1년 대학 등록금 1,000만 원 시대가 도래했다고 합니다. 과중한 등록금을 갚아 나가야 하는 일은, 대학을 갓 졸업한 청년들에게 큰 경제적 부담으로 작용합니다. 최근 ‘반값 등록금’까지 언급되고 있는데, 이 등록금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진> 한국 대학의 등록금이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인 이유는 대학교가 등록금에 의존하는 비율이 지나치게 높기 때문입니다. 해외 명문대의 경우에는 ‘모교 기부’가 상당히 활발한 편입니다. 또한 국가적 차원의 세제 혜택도 충분히 주어집니다. 우리나라도 ‘모교 기부 문화’를 활성화시키기 위해 여러 가지 제도적 장치를 마련할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러한 시도에 앞서서, 기부규모 차이에 따른 학교 간 격차의 심화와 같은 부가적 문제에 대해서 먼저 고려를 해야 하는 난점을 극복해야 할 것입니다.

    제가 제시하고자 하는 高등록금 극복 방안은 대학의 구조를 변화 시키는 것에 바탕을 둔 것입니다. 아시는 것처럼 한국의 4년제 대학 입학률은 지나치게 높습니다. 때문에 중소기업에 투입될 수 있거나, 특수한 기술을 가진 인력은 부족하고, 고급 인력은 남아도는 현상이 일어납니다. 저는 현재의 4년제 대학 수를 줄이고, 2년제 전문대학을 아주 많이 만들어 값싼 등록금에 사회에서 즉시 사용가능한 교육을 제공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물론 4년제 대학으로의 편입 기회는 충분히 열어 놓은 채 말입니다. 또 한 가지는 지역별로, 학교 별로 ‘특화된 교육’을 실시하는 방안입니다. 제가 이전에 ‘일제시대의 지역별 교육에도 장점이 있었다’라는 말을 했다가 크게 혼난 적이 있는데 이것이 호도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

    그 당시에 제가 했던 말은, 교대는 공주교대, 대구교대, 상고는 덕수상고, 부산상고, 의대는 서울의대, 연대의대, 경북의대, 전남의대 등으로 특화 분야를 권역별, 학교별로 나누어 두었던 시절이 좋은 점이 있었다는 얘기였습니다. 굳이 어떤 특정한 4년제 대학을 졸업하지 않고도 충분히 특화된 좋은 직장에 취직 할 수 있었던 시절이었습니다.

    다시 말해, 개인에게 학교 선택의 폭을 넓혀줌으로써, 본인 역량과 기회비용을 따져 개인의 진로를 스스로 결정 할 수 있도록 기회를 제공하는 것이 지금의 대학생 경제 부담을 더는 한가지의 방안이 되리라는 것입니다.

    우리 등록금이 너무 비싸고 열심히 공부하고 싶은 학생들에게 더 많은 기회가 주어져야 한다고 봅니다. 그러나 이른바「반값 등록금」문제는 정치적인 선심경쟁의 차원을 벗어나 대학구조조정과 재단의 확충 그리고 장학금 제도의 획기적인 확대 등 다각적으로 그리고 실효성 있게 추진되어야 지속 가능한 정책이 될 것입니다..

    ‘정부 BK21과 같은 사업에서 경제, 경영학과 보다 인문․기초과학에 더 투자하라’

    <선> 최근 대학가에서 취업난을 반영한 ‘상경전공 열풍(경영학과 경제학 등 상업 관련 전공이 인기를 끄는 현상)이 불고 있는 것을 알고 계십니까?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진> 자연스러운 이유로 상경계열이 인기를 끄는 트렌드가 이는 것은 어쩔 수 없습니다. 하지만 정부가 국가의 기반이 되는 인문학과 공학분야에 지금보다 더 많은 투자를 해 주어야 한다고는 생각합니다. 개인적으로 이공계(또는 인문학과) 출신이 단순히 직장의 안정화를 위해 의사나 고시를 준비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봅니다. 이공계나 인문계를 전공하는 학생들이 자신의 분야를 안정적으로 연구할 수 있도록 장학금도 주고, 일자리도 만들어주는 등의 충분한 정부 지원이 바탕이 되어야 합니다. 개인적으로는 스스로 자본을 창출하거나, 지원이 없이도 연구가 지속되는 경제, 경영 분야의 지원을(예를 들면 BK21사업에서와 같은) 여타 학과에 집중하는 것도 좋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선> 기초 학문 관련 분야나, 특수성을 가진 전공을 공부하는 학생들이 해외 유학을 떠나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를 두고 인재 유출이라는 말을 하는 경우도 많은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 <진> 한국의 교육제도가 외국에 비해 부족하기 때문에 외국으로 학습하기 위해 떠난 사람은 우리 때부터 많이 있었습니다. 한국 내에 특수한 교육을 하기 위해 학교를 설립하는 것은 아직 까지도 쉽지 않습니다.(국민 정서와 같은 여러 이유 때문에) 이러한 이유에서 스스로의 학업향상을 위해 유학을 떠나는 것은 인재 유출이 아닌 ‘투자’의 측면으로 해석해야 한다고 봅니다. 다만, 국내에 적절한 과정이 없어서 표준과정을 이수하지 않고 어렸을 때부터 유학길을 나서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이러한 부분에 대해서는 충분한 방안을 강구해야 할 것입니다. 

    ‘확신없는 사람, 열정을 아끼는 사람, 꿈을 꾸지 못하는 사람만이 미래가 없지’

    <선> 오랜 시간 다양한 분야에 걸쳐 저희의 질의에 답해 주셔 감사합니다. 끝으로 저희 청년들을 위한 격려의 말씀 부탁드리고 싶습니다.

    <진> 젊은이에게 미래는 확실히 있습니다. 그것도 밝습니다. 하지만 열정이 있는 젊은이가 되어야 미래가 있는 것입니다. 지금 젊은이들은 할 수 있는 분야가 너무나 다양합니다. 그만큼 기회도 많이 있습니다. 자기가 어떤 통찰력을 가지고 어떤 수준의 열정을 가지고 준비하고 대응하느냐에 따라 미래가 있느냐가 결정될 것입니다. 국제 경쟁 사회가 되어도 걱정할 필요가 없습니다. 인도와 중동시장에서 승승장구 하고, 광고로 상파울루 경기장 전체를 수놓았던 LG의 저력을 보십시오. 구제금융 사태 속에서도 철수하지 않고 굳건히 세계 속에서 버텨낸 기업들을 보십시오. 이것이 한국인의 정신력입니다. 이제 무대가 더 넓어 졌으니 자신에게 열린 기회도 더 커졌다고 생각하고, 세계라는 드넓은 초원을 달리길 바랍니다.

    진념 이사와의 대화는 공식적인 인터뷰가 마친 뒤에도 계속되었다. 우리는 그로부터 생생한 공직 생활의 경험담, 그 개인의 열정과 노력들에 대해서 진솔한 이야기들을 더 들을 수 있었다. 비록 몇 시간의 짧은 만남 이었지만, 우리는 이 기회를 통해 단지 취업과 스펙 쌓기에 목숨을 걸고 싸우는 우리의 모습을 되돌아보고, 좀 더 개인의 열정을 담을 수 있는 꿈을 꾸고 이에 도전 해보리라는 작은 다짐을 해 낼 수 있었다.

    선진화홍보대사 강성우, 이고은, 오선화, 양혜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