핵심증인 채택 접점 못찾아민주당 전체회의 의결 ‘보이콧’
  •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 특위가 여야간 대립 속에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한나라당 간사인 차명진 의원과 민주당 간사인 우제창 의원은 13일 오후 의원회관에서 사흘째 증인채택 문제를 놓고 협의에 나섰지만 접점을 찾지 못했다.

    여야가 이날까지 60여명을 증인대에 올리기로 의견을 모았지만 청와대와 총리·장관급 인사, 현역 의원 등 정치적으로 민감한 ‘핵심 증인’에 대해선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당초 특위는 오는 14일 전체회의에서 증인 명단을 확정할 계획이었다. 여야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이런 일정에는 차질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민주당 측이 전체회의 의결을 ‘보이콧’하겠다는 방침이어서 파행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은 부산저축은행의 캄보디아 투자프로젝트 관여 의혹이 있는 김진표 민주당 원내대표와 보해저축은행 구명로비 의혹을 받는 박지원 전 원내대표 등을 모두 증인으로 세우겠다는 입장이다.

    반면 민주당은 저축은행 부실 사태를 ‘권력형 비리 게이트’로 규정, 청와대 인사들을 청문회에 부르겠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민주당이 한나라당 박근혜 전 대표의 동생 박지만씨와 부인 서향희씨, 이명박 대통령의 친형인 이상득 의원 등을 ‘타깃’으로 삼은 데 대해 한나라당이 강하게 반발하는 형국이다.

    특위는 부산저축은행 등 현장을 방문한 뒤 이달 마지막 주 문서검증과 기관보고를 거쳐 다음 달 5일과 8일, 9일 등 사흘간 청문회를 실시할 예정이다.

    이러한 일정을 진행하려면 우선 증인 명단을 결정해야 하는 만큼 여야 간사가 막판 절충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은 “오늘 협의는 결렬됐다. 민주당이 전체회의 보이콧까지 거론하는 상황이어서 내일 전체회의도 불투명하다”고 말했다.

    민주당 우제창 의원은 “현 상태로는 전체회의에서 의결할 수 없으며, 성과를 기대하기 상당히 어렵다”고 말했다.

    한편 여야는 이날 신삼길 삼화저축은행 명예회장(구속)과 은진수 전 감사원 감사위원(구속), 로비스트 박태규 이철수 윤여성씨 등 일부 증인을 추가하는데 합의했다.

    이와 별도로 기관증인으로 김석동 금융위원장과 권혁세 금융감독원장 등을 부르기로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