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인채택 놓고 민주당 전체회의 ‘보이콧’
  • 하려는 의지는 있는 것일까. 국회 저축은행 국정조사가 증인 채택을 둘러싼 여야간 대립으로 초반부터 파행으로 치닫고 있다.

    여야 간사는 지난 11∼13일 3차례 협의를 통해 60여명의 증인 채택에는 의견을 모았지만, 정치적으로 민감한 ‘핵심 증인’에 대해선 끝내 이견을 좁히지 못했다.

    특히 증인 채택을 놓고 진통이 계속되면서 무차별적 폭로와 비방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국조특위는 14일 오후 증인 채택안을 의결하기 위해 제2차 전체회의를 열었지만 민주당 소속 의원이 전원 불참하면서 40여분만에 산회했다.

    민주당은 전체회의 ‘보이콧’을 선언하고 곧바로 기자회견을 열어 한나라당을 공격했다.

  • ▲ 저축은행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린 14일 오후 국회 본청 245호 회의실에서 간사인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왼쪽)과 민주당 우제창 의원, 정두언 위원장이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저축은행 국정조사 특별위원회 전체회의가 열린 14일 오후 국회 본청 245호 회의실에서 간사인 한나라당 차명진 의원(왼쪽)과 민주당 우제창 의원, 정두언 위원장이 논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특위 소속 민주당 의원들은 성명에서 “저축은행의 불법 자금이 한나라당의 7.4 전당대회에 흘러간 정황이 있으며 이와 관련해 한나라당 고위 관계자를 증인으로 요청했으나 한나라당이 거부했다”고 밝혔다.

    앞서 민주당 간사인 우제창 의원은 “신삼길 회장의 불법자금 24억원이 한나라당 청년위원장을 지낸 이영수 KMDC 회장을 통해 한나라당의 지난해 7.14 전대와 이번 7.4 전대 당시 전달됐다는 제보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전체회의에 참석한 한나라당 의원들은 강도 높은 표현을 써가며 민주당을 강력히 비난했다. 근거없는 폭로에 대해 민·형사상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의견도 나왔다.

    한나라당 신지호 의원은 “야당은 저축은행 자금이 전대에 흘러갔다는 허무맹랑한 성명을 내 국조를 파행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조문환 의원은 “증인은 객관적인 증거로 의혹이 있을 때 신청하는 것인데 민주당이 저급하고 악랄한 정치공세를 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종혁 의원은 “민주당이 야만스러운 정치 행위로 은폐·조작 청문회로 만들려는 것에 울분을 금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이진복 의원은 “정치 도적적으로 있을 수 없는 일이며, 치졸함까지 느낀다”고 말했다.

    특위 소속 자유선진당 임영호 의원은 별도 성명을 내고 “한나라당과 민주당은 서로를 압박하고 협상카드로 사용하고자 마구잡이로 증인을 신청했다. 정략적이고 한심한 작태에 국민이 크게 분노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날 전체회의에서 증인 채택에 실패함에 따라 향후 일정도 차질을 빚게 됐다.

    여야 간사는 주말까지 접촉을 이어가며 늦어도 18일에는 절충점을 찾겠다는 방침이지만 양측 입장이 평행선을 달리고 있어 국조 자체가 장기간 표류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관측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