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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 때문에 나라가 망하겠다
일전에 신문을 보니까 오늘 한국의 대학생들 중의 상당수가 이미 술꾼이 되어있다는 기사가 있었습니다. 이미 술독에 빠진 놈들이 적지 않다는 것입니다. 요새 젊은이들 사이에 음주가 전에 없이 유행이어서 남녀의 모임에 술이 빠지면 흥이 돋우어지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전에도 막걸리 파티는 더러 있었지만 요새처럼 맥주∙와인∙양주가 필수적인 파티는 없었습니다. 이 추세가 이대로 나가면 한국도 알코올 중독자 문제가 심각하게 될 것은 불을 보듯 뻔한 일이라고 생각됩니다.한국에서 일어나는 살인∙폭력 10건 중 4건은 음주범죄라는 통계가 나와 있습니다. 음주운전으로 제 목숨 뿐 아니라 남의 목숨까지도 빼앗게 되는 일이 얼마나 많습니까. 사교를 목적으로 하는 모임에서 와인을 한 잔 마셨다고 해서 큰일이 일어나지는 않습니다. 그러나 와인도 자주 마시다 보면 안 마시고는 견딜 수 없는 중독자가 되는 것을 막을 길이 없습니다.
우리 집 안에 큰 아버님 한 분이 술꾼이 있었습니다. 인물도 잘생기고 능력도 있는 분이었으나 술 때문에 아무 일도 못하고 50대에 세상을 떠났습니다. 물론 있던 재산도 다 날리고. 이 어른은 돈푼이나 있을 때에는 친구들을 불러다 놓고 술상을 벌입니다. 한동안 화기애애하고, 노래 소리도 들리고 매우 즐거워 보입니다. 그러나 끝날 무렵이 되면, 우리 큰 아버님은 주사가 있어, 술자리에 앉았던 친구들을 때려서 보내니, 잘 대접한 보람이 전혀 없습니다. 나는 그 큰 아버님 생각이 늘 떠올라 평생 술을 배우지 않았습니다.
인색한 놈들도 술과 담배는 모두 인심이 후합니다. 신입생 환영회 때, 술을 못 마신다는 후배의 입에 선배는 술잔을 기울여 억지로라도 마시게 합니다. “남자가 술을 못 마신다면 그게 어디 남자냐”고 떠들며 그 짓을 합니다. 그런 만용이 죽음을 부르는 그런 불상사도 신입생 환영회에서 일어나는 경우도 있습니다. 담배도 그렇습니다. 안 피우겠다는 자 입에 담배를 꽂아주고 라이터로 불을 그어댑니다. 그렇게 해서 ‘골초’의 첫발을 내딛는 자들도 적지 않습니다.
왜 이렇게 술 인심, 담배 인심이 좋기만 한가. 권하는 놈도 그것이 몸에 해로운 줄은 익히 알고 있으므로, “나만 망하겠냐 너도 같이 망하자” 그런 심보라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습니다. 젊은이들이여, 술과 담배를 멀리하라. 그것이 인생 80을 건강하게 살 수 있는 하나의 비결이니라.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