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수부, 학맥 통한 로비 가능성 주목광주 명문고 중심…일부는 대학동문
  • 7조원대 금융비리를 저지른 부산저축은행그룹 박연호(61) 회장 등 그룹 핵심 3인방과 주요 임원들이 끈끈한 학연(學緣)으로 얽힌 관계로 밝혀져 이를 통한 로비 가능성에 검찰이 주목하고 있다.

    의사결정을 도맡아온 대주주와 계열 은행장, 감사까지 모두 같은 고교를 나온 선후배 사이라 상호 견제를 하지 못한 채 불법대출과 탈법 투자를 자연스럽게 공모하는 결과를 초래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지난 1일 구속기소된 박 회장과 김양(59) 부회장, 김민영(65) 부산·부산2저축은행장은 모두 광주 명문 K고 선후배 사이다.

    오지열(59) 중앙부산저축은행장 역시 이 학교 출신으로 광주은행 부행장을 지내고 나서 영입됐다.

    금융감독원(옛 증권감독원) 출신인 문평기(63) 전 부산2저축은행 감사는 박 회장의 고교 2년 선배다.

    이들은 5개 계열은행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그룹 임원회의의 핵심 구성원으로 대출을 가장한 직접투자의 대상과 액수, 세부조건까지 죄다 결정하며 불법행위를 주도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각 계열은행은 사업성 검토조차 하지 못한 채 이들 고교 동문의 결정사항을 전달받아 그대로 집행만 할 뿐 번번이 끌려 다녔고, 불법·부정을 감시해야 할 감사마저 한통속으로 묶여 본연의 기능을 상실할 수밖에 없었다.

    문 감사는 박 회장 등이 투기성 부동산 시행사업에 직접 투자하기 위해 위장 특수목적법인(SPC)을 다수 동원한 사실을 알면서도 이를 방조한 것은 물론 오히려 8천여억원의 대출에 적극 가담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박 회장 등이 외부로 사업을 확장하거나 자금을 조달하는 데도 학연을 활용한 정황이 드러났다.

    120개에 달하는 위장 SPC 설립을 외곽에서 지원하며 주도한 것으로 알려진 김모(59) S캐피탈 대표는 김양 부회장, 강성우(60) 감사와 대학교 동문인 것으로 확인됐다.

    또 부산저축은행이 지난해 금융감독원의 대손충당금 적립 요구로 유상증자를 할 때 장학재단과 학교법인에서 1천억원을 끌어들이는 역할을 한 KTB자산운용의 장인환(52) 대표 역시 K고 출신으로 박 회장의 고교 후배다.

    KTB자산운용은 2006년 부산저축은행이 서울중앙저축은행을 인수할 때 공동 인수자로 참여할 만큼 오랜 기간 끈끈한 유대관계를 유지해 왔다.

    부산저축은행은 2조원대의 분식회계를 통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을 조작하는 등 허위 재무제표를 이용해 지난해 유상증자를 성사시킨 것으로 검찰 수사결과 드러났다.

    장 대표는 최근 부산저축은행 투자 건으로 검찰조사를 받았으며 "통상적인 비즈니스 차원에서 투자가 이뤄졌고 모든 결정은 투명했다. 나도 피해자"라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불법대출, 배임, 횡령 등 총 범행 금액이 7조6천579억원에 이르는 부산저축은행그룹 사태에 대주주와 주요 임원들의 학연이 상당한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이를 이용한 정·관계 로비 의혹도 수사 대상에 올려놓은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