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포터 교수와 복지 논의 “공짜점심 안돼”
  • 여소야대의 시의회와 무상급식을 두고 공방을 벌이고 있는 오세훈 서울시장이 미국에서 든든한 우군을 얻었다.

    주인공은 세계적 석학 하버드대 마이클 포터 교수.

  • ▲ 19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미국 하버드대 케니디스쿨에서 강의를 펼치고 있다.ⓒ 서울시
    ▲ 19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미국 하버드대 케니디스쿨에서 강의를 펼치고 있다.ⓒ 서울시

    오 시장은 19일 떠난 미국 방문 일정 중 만난 포터 교수와 '무상 복지'로 대표되는 민주당의 복지 정책에 대해 문제 의식을 공감했다.

    오 시장은 이날 포터 교수에게 "야당이 선거를 앞두고 소득 수준과 무관하게 무상급식을 하겠다고 주장해 정치인으로 매우 어려운 싸움을 하고 있다"고 토로하면서 조언을 구했다.

    포터 교수는 "경제 발전 과정에서 계층 간 격차가 벌어지므로 사회안전망을 갖춰야 하지만 필요하지 않은 사람까지 돕는 것은 옳지 않다"면서 "공짜 점심은 없다"고 단언했다.

    포터 교수는 "미국도 건강보험 개혁 문제로 몸살을 앓고 있다"고 소개하면서 "근면함과 자신을 스스로 책임지는 여건을 조성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로 오 시장을 옹호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포터 교수가 복지포퓰리즘에 대해 공식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오 시장에 상당 부분 동감을 표시했다"면서 "특히 포터 교수는 여론이 결국 오 시장을 지지하게 될 것으로 전망했다"고 전했다.

    오 시장은 이날 마이클 포터 교수의 정규 강의 시간을 활용해 '기술(Tech)'과 예술(art)'을 접목한 '테카르트(Tech+art) 전략'을 주제로 서울의 도시개발 정책을 강의했다.

    오 시장은 이날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조지프 나이 석좌교수를 앞서 만난 자리에서 "현 정부의 '비핵·개방·3000' 구상이 다소 경직돼 있다"면서 "상황에 따라 대응 방법을 달리하는 전략적 유연성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비핵·개방·3000'은 북한이 비핵화하고 개방하면 북한 주민의 생활수준을 3천달러 수준까지 끌어올릴 수 있도록 돕는다는 구상으로 이명박 대통령이 대선주자 시절부터 견지해 온 원칙이다.

    오 시장은 이날 오전 매사추세츠주 청사에서 디벌 패트릭 주지사를 만나 매사추세츠주와 실질적인 교류·협력을 다짐했다.

    면담에 앞서 서울시와 매사추세츠주는 '생명과학 및 첨단기술 분야 상호협력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하기도 했다.

    오 시장은 미국 3대 바이오 허브로 꼽히는 '보스턴 바이오 클러스터'를 돌아보면서 "바이오메디컬 산업을 대한민국의 신성장동력 엔진으로 삼아 성장 잠재력을 확대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오 시장은 20일에는 하버드대에 유학 중인 한인 학생 50여명을 만나 미래 사회의 소프트파워로 성장해 달라고 당부할 예정이다.

    보스턴 미술관을 방문한 뒤 오후에는 워싱턴으로 이동해 한인 기업인 20여명과 미 대사관 관계자들을 만나 미국 내 주요기업과 연구소의 서울 진출, 한국 기업의 미국행을 지원하는 방안 등을 모색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