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7박8일 일정 마치고 나란히 귀국세일즈 외교는 물론 정치적 입지도 급상승
  • 오세훈 서울시장과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일주일간의 미국방문을 마치고 24일 오후 귀국한다.

    한국 최대 광역자치단체장 2명이 나란히 시작한 이번 방미는 수도권 잠룡 2명이 차기 대권 후보로 나아가는데 필요한 중요한 이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에 따라 귀국 이후 이들이 내놓은 발언과 행보는 4·27 재보선 이후 예상되는 한나라당의 권력지형의 변화와 맞물려 다른 잠룡들과의 치열한 경쟁을 예고하고 있다.

     

    ◇ ‘세일즈 외교’ 일꾼 이미지 부각

    같은 기간 같은 지역을 방문한 오 시장과 김 지사의 이번 미국 방문의 콘셉트는 ‘세일즈 외교’다. 정치인이기에 앞서 지자체장으로서 사업을 유치하고 일거리를 창출한다는데 그 목적이 있었다.

  • ▲ 하버드에서 연설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
    ▲ 하버드에서 연설 중인 오세훈 서울시장

    먼저 오 시장은 최근 삼성그룹이 진출을 선언하면서 높은 관심을 끌고 있는 바이오산업의 세계 최고 기술을 서울에 유치했다.

    미국식품의약국(FDA), 국립보건원(NIH), 미국국립암연구소(NCI), 존스홉킨스대학 융·복합의료센터 등 세계 유수의 핵심 센터가 밀집한 바이오 클러스터와의 협력관계는 우리나라 바이오 산업의 청사진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격찬을 받고 있다.

    이에 앞서 오 시장은 18일 하버드대에서 가진 특강에서 서울을 세계 10위권 도시로 도약시켜온 과정, 그리고 5위권 도시로 나아가고자 하는 도시경영전략을 밝히기도 했다.

    사업 유치의 수완은 김 지사도 오 시장 못지않았다. 김 지사는 캐나다 밴쿠버를 시작으로 미국 뉴욕~코네티컷~디트로이트~LA를 거치며 5개 해외기업으로부터 2억1200만 달러 규모의 투자유치 성과를 올렸다.

    김 지사는 우선 캐나다에서 IP폰기업 모임스톤사(5000만달러)와 협약을 체결했고, 미국에서 반도체가스기업 A사(1억달러), 글로벌기업 GE(3000만달러), 전자커넥터기업 몰렉스(3000만달러), LED소재기업 네오(200만달러)의 제조공장과 연구센터 유치에 성공했다.

    김 지사는 또 최근 이슈가 되고 있는 FTA, 한미동매 등에 대해서도 유수의 해외 전문가들과 머리를 맞대고 한국의 입장을 설명하기도 했다.

     

    ◇ "단순한 사업차 방문은 아니었다" 정치적 입지 급부상

    오 시장과 김 지사의 이번 미국 방문은 사실상 단순한 사업 유치를 위한 방문은 아니었다.

    이들의 방미 수행 인원만 봐도 오 시장의 경우는 공식 대표단 9명에, 취재기자 12명, 취재지원팀 5명이 동행했다. 김 지사도 10여명의 수행단을 이끌고 미국과 캐나다 방문에 나섰다.

  • ▲ 김문수 경기지사가 앨빈토플러 박사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
    ▲ 김문수 경기지사가 앨빈토플러 박사와 대화를 나누는 모습

    소모된 예산만 해도 최소 1억원이 훌쩍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자치단체장의 단순한 사업차 방미라기보다는 대권 예비 주자로서의 정치행보로 볼 수 있다.

    이를 반증하듯 이들은 평소 잘 하지 않던 외교·안보 등 국가적인 현안에 목소리를 냈다.

    오 시장의 경우 미국 방문 첫 일정인 18일 하버드대 케네디스쿨에서 담론의 주제를 '서울'에서 '한국'으로 끌어올리면서 대권 도전 의지를 처음으로 내비쳤다.

    그는 케네디스쿨 재학생을 대상으로 진행한 강연에서 '10년 부국강국론'이라는 화두를 던졌으며, 전술핵 재도입과 원자력 발전소 안전 등 국가적인 현안에 대해 자신의 입장을 분명히 밝혔다.

    대권 도전이냐는 직접적인 질문에도 “나라가 절체절명의 분수령에 서 있는 상황에서 책임감을 느껴서 한 발언”이라며 피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김 지사도 맞붙을 지폈다. 김 지사 역시 지난 19일 뉴욕 특파원과의 간담회에서 “나라를 구하는 일에 나서겠다”며 “첫째가 국방과 안보, 둘째가 일자리, 셋째가 복지”라며 도지사를 넘어서는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김 지사는 여기에 “대한민국 국민은 어떤 경우에도 북한의 군사적 도발을 더 이상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라며 미국에서 북한으로 메시지를 날리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