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빈 토플러와 김문수, 머리 맞대다

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와 김문수 경기도지사가 한자리에 앉아 향후 세계 미래에 대해 논했다.

김지사는 22일(현지 시각) 미국 LA에서 앨빈 토플러 박사 부부와 만났다.

이날 대담은 특히 김 지사가 방미 중이라는 소식을 들은 토플러 박사가 요청해 전격적으로 이뤄졌다.

석학과 정치인이라는 다소 어색한 매치일지도 모른다는 의견도 있었지만, 세 사람의 대화는 곧 ‘자유주의와 사회주의’라는 공통점을 찾아 자연스럽게 이뤄졌다.

특히 토플러 박사 부부는 젊은 시절 노동운동을 하다 감옥 생활까지 했던 김 지사의 이력에 큰 관심을 보였다.

먼저 김 지사가 앨빈 토플러 박사에게 반가움을 표시했다.

“명문대(뉴욕대)를 나왔지만 GM에서 노동자로 일한 것으로 안다. 나도 사회주의에 빠져 학생운동을 했고 노동자로도 일했다.”

이에 토플러 박사는 “4년동안 GM에서 노동자로 일했다”고 했고, 토플러 박사의 부인 하이디 박사는 “노동운동에 지식인들의 도움이 필요할 것 같아서 했다”며 거들었다.

하이디 박사도 GM에서 노동자생활을 했다.

김 지사가 노동운동을 하며 구속된 전력을 얘기하자, 토플러 박사 부부는 “GM에서 일할 당시는 미국에 매카시즘이 극성을 피웠던 때라 (노동운동을 하기) 위험한 시기였다”고 맞장구를 치며 얘기를 이어갔다.

김 지사는 중국 문제로 화제를 돌렸다.

"중국은 한국에 가장 영향을 미치는 나라다. 중국의 미래가 어떻게 될 것으로 보나?"

하이디 박사가 답했다.

“중국 인구수를 봐서 미국과 같은 자유민주주의가 통하기는 어렵다. 중국이 가장 무서워하는 것은 자기들의 질서가 무너지는 것이다.”

토플러 박사가 덧붙였다.

“(자신의 저서) '제3의 물결'은 미국보다 중국에서 훨씬 더 잘 이해됐다. 많은 내부적 의견충돌을 거쳐 중국은 변화할 것이다. 단, 부패의 문제가 크게 작용할 것으로 본다.”

김지사는 "중국이 북한의 버팀목이 되고 있다"며 중국과 북한의 관계에 대해 토플러박사 부부의 견해를 물었다.

하이디 박사는 는 김 지사의 질문에 “중국이 북한을 크게 돕지 않을 것이다. 북한 주민들이 중국으로 도망 오는 것을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하이디 박사는 또 일본 원전사고 등 글로벌 위기와 미국 캘리포니아주 파산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충분히 조짐이 있었다. 모든 사람이 그 신호를 알 수 있었다. 그러므로 새삼스럽게 놀랄 일은 아니었늕데 대비가 부족했다. ”

김 지사는 하이디박사의 견해에 “아픔을 통해 새로운 단계로 극복해 갈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답했다.

김 지사는 1시간여의 대담을 마치며 “많은 얘기를 들어야 하는데 시간이 부족해 아쉽다. 다음에 꼭 집으로 찾아뵙겠다”고 노 석학 부부에게 작별인사를 했다.

토플러 박사는 이날 오후 5시50분 LA 옥스퍼드호텔 대담장소에 들어서자마자, 김지사에게 자신의 저서 '부의 미래'에 직접 서명해서 건네주는 각별한 호의를 보여 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