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주대 심진섭 교수 대북 심리전 실전 사례 소개“北, 이라크 붕괴가 미군 심리전 때문이라고 판단”
  • 오랜 군 생활 동안 심리전을 담당했던 한 전역 장교가 대북심리전의 ‘실제 사례’와 북한의 대남심리전 목적을 공개했다.

    심진섭 충주대학교 심리학과 교수는 18일 발간된 ‘합참’ 4월호에 ‘심리전, 현실적 최상의 비대칭 무기’라는 글을 기고했다. 이 글에서 심 교수는 자신이 군에서 겪었던 심리전 사례와 함께 남북한 간 심리전 대결을 소개했다.

    심 교수는 ‘대북 심리전은 우리가 가진 최상의 비대칭 무기’라며 그 근거로 90년대부터 최근까지 탈북한 북한 군인들의 증언을 소개했다. 특히 전방의 확성기 방송, 대형 전광판을 이용한 생활정보제공 등의 효과는 우리 생각보다 컸다고. 심 교수는 “1997년 이전에는 북한군과 주민들은 확성기 방송 내용을 듣고 반신반의했으나 1997년~1999년까지는 80~90% 정도, 1999년부터는 방송 내용을 거의 신뢰하는 한편 청취도도 급증했다”고 밝혔다.

    2000년 6.15 공동선언 준비과정에서 중단됐던 전단·물품 살포 작전은 그 효과가 엄청났다고 증언했다. 심 교수는 “전단에 대한 인식은 사진으로 제작된 화보를 가장 신뢰했고, 전단과 전광판, 방송의 내용이 모두 일치할 때 효과가 컸다”고 밝혔다.

    북한에 살포한 물건들도 큰 역할을 했다고 한다. 주민들은 이 물건을 주은 뒤 상표를 떼어내 윗사람에게 상납하거나 밀거래하는 경우가 많았다고 한다. 북한 주민들은 이 물건들을 써보면서 남한을 동경하게 됐다고 한다. 전광판 방송은 ‘인민군 여러분, 내일은 빨래하지 마세요’라는 식의 문구를 먼저 내보낸 뒤 ‘내일은 비가 올 것’이라는 기상정보를 제공, 그 예보가 맞을 경우 북한군으로부터 더 큰 신뢰를 얻는 식으로, 작은 신뢰를 쌓아 큰 신뢰를 얻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고 한다.

    심 교수는 사상과 이념선전으로 뭉쳐진 북한의 심리전에 비해 ‘실생활이 바탕이 된’ 우리 측 심리전 효과가 훨씬 컸다고 한다. 단적인 예가 대면작전이었다. 남북한 초소의 거리가 가까운 곳에서는 확성기로 대화를 ‘대면작전’이 펼쳐졌는데, 우리 측은 병사 3명, 북한 측은 장교급 적공요원 3명이었다. 하지만 결국 북한은 적공요원들을 철수시켰다고 한다. 자유로운 대화내용, 다양한 주제, 순수성 등에서 상대가 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심 교수는 또 2003년 이라크 전쟁 당시 이라크 공화국수비대가 맥없이 무너진 것이 미군의 심리전 때문이라고 판단한 김정일 정권은 지금도 남한 심리전 와해를 최우선 목표 중 하나로 삼고 우리 측의 대북심리전 수단 와해를 추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심 교수는 “2004년 6월 4일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에서 북한이 가장 먼저 철폐를 요구한 것이 심리전”이라며 “기회가 있을 때마다 우리의 심리전을 와해시키려 했던 북한의 저의와 저들이 핵무기보다 두려워하는 현실적으로 최상의 비대칭 무기는 바로 심리전”이라고 지적했다.

    심 교수는 또한 “심리전은 전쟁 승리에 필요한 환경조성과 함께 사람을 죽이는 무기(殺人劍)를 사람을 살리는 무기(活人劍)으로 바꾸는 탁월한 기능을 지니고 있다”며 국민과 전 군이 심리전 마인드 확대를 모색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