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숭이 세리머니, 일본 관중에 대한 보복?네티즌 "애국심 들먹이며 실수 포장하지마"
  • "경기에서도 지고, 매너에서도 졌다"

    기성용이 지난 25일 카타르 도하 알가라파 스타디움에서 열린 일본과의 '아시안컵 4강전'에서 페널티킥을 성공시킨 뒤 '원숭이 흉내(사진)'를 내 물의를 빚고 있는 가운데, 자신의 행동에 대해 비난이 쏟아지자 "욱일승천기를 보니 눈물이 났다"는 해명을 내놨다. 원숭이 세리머니가 단순한 조롱이 아닌 애국심의 발로였다는 설명.

  • ▲ 사진 출처 : 연합뉴스
    ▲ 사진 출처 : 연합뉴스

    기성용은 경기 직후 믹스트존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원숭이 골세리머니에 대한 취재진의 질문이 이어지자 "여러 가지 의미가 함축돼 있다"며 애매한 태도를 취했다.

    그러나 자신의 트위터에는 "관중석 욱일승천기를 보는 내 가슴에는 눈물만 났다"고 밝혀 자신의 행동이 보복성 조치였다는 뉘앙스를 강하게 풍겼다.

    또한 자신의 해명이 구차한 변명이라는 일부 네티즌의 지적에 "변명이라…선수이기 전에 대한민국 국민입니다"라고 밝혀 골세리머니에 대한 나름의 의미를 부여했다.

    '욱일승천기(旭日昇天旗)'는 일본 국기인 일장기에 '태양에서 퍼져나가는 붉은 햇살'을 형상화한 깃발로, 일제 시대에는 일본군의 군기로 쓰여졌고, 현재는 일본 자위대(自衛隊) 군기로 사용되고 있다.

    따라서 과거 일제 강점을 당했던 국가들에게 '욱일승천기'는 일본 군국주의의 상징으로 간주돼 왔다.

    이에 경기를 지켜 본 일부 네티즌들은 "대형 욱일승천기를 가져와 한국 팬들을 우롱한 일본 팬들을 겨냥해 기성용이 속시원한 세리머니를 펼쳤다"는 칭찬을 가하기도 했다.

    하지만 다수의 네티즌은 "그동안 국제 무대에서 수없이 많은 인종 차별을 당해왔던 한국이 역으로 일본에게 모욕적인 세리머리를 한 것은 상식 밖의 행동"이라며 맹비난을 가하는 분위기.

    한 네티즌은 "기성용 자신도 스코틀랜드에서 팬들로부터 '원숭이 모욕'을 당했으면서 동일한 행동을 했다는 것은 변명의 여지가 없다"며 "괜히 애국심으로 자신의 실수를 포장하지말라"는 쓴소리를 남겼다.

    또 다른 네티즌은 "대한민국은 일본에 경기에서도 지고, 매너에서도 졌다"며 "다시는 기억하고 싶지 않은 끔찍한 경기였다"는 관전평을 내놓기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