軍 “해운사와 언론사의 협조에 깊이 감사”“21명 선원 무사구출에 민관군 협력 완벽”
  • 軍은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 ‘아덴만의 여명’과 관련된 브리핑을 통해 “이번 작전을 성공시키기까지 정부 유관부처, 해운사와 언론사 등 민·관·군이 21명 선원의 안전구출을 위해 상호 긴밀히 협력한 것에 진심으로 감사드린다”며 사의를 표했다.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을 브리핑한 합참 군사지원본부장 이성호 육군 중장은 “이번 작전 과정에서 보여주신 군에 대한 적극적인 지지와 성원에 거듭 감사드리며, 앞으로도 (우리 군의 작전과 국민보호 활동에) 지속적인 지지와 성원을 부탁드린다”며 이 같이 말했다. 국방부 출입기자들도 인질 전원 구출 소식을 들은 뒤 환한 표정으로 기사를 송고 중이다.

    삼호주얼리호에 대한 구출작전은 사실 모두 2차례 있었다. 사흘간의 추격 끝에 18일 삼호주얼리호와 조우(遭遇)한 청해부대 소속 최영함은 인접해 지나가는 몽고 선박을 또 다시 나포하기 위해 삼호주얼리호에서 보트로 내리던 해적들을 발견하고 링스헬기와 UDT/SEAL 요원들을 출동시켜 공격에 나섰다.

  • ▲ 합동참모본부가 제공한 구출작전 당시 상황순서.ⓒ
    ▲ 합동참모본부가 제공한 구출작전 당시 상황순서.ⓒ

    당시 작전은 현장 지휘관의 판단으로 실시한 것으로 성공 가능성이 희박했다. 이 공격으로 삼호주얼리호를 피랍 했던 해적 중 4~5명을 사살했지만 우리 UDT/SEAL 요원 3명도 부상을 입었다(다행히 부상이 경미해 1명은 현재 치료 중이나 2명은 인근 호텔에서 안정을 취하고 있다). 하지만 인질들은 구출하지 못했다. 이후 이번 작전 때까지 최영함은 삼호주얼리호를 추격하면서 기회를 엿본 것이었다. 

    주요 언론사가 ‘엠바고’를 지켰던 진짜 이유

    첫 작전 이후 합참은 국방부 기자단에게 배경 브리핑을 한 뒤 ‘엠바고(보도자제, 보도유예)’를 요청했다. 국방부 기자단은 ‘언론의 자유보다는 인질의 생명이 더 중요하다’고 판단, 인질구출이 성공할 때까지 ‘엠바고’를 결정했다. 청와대 출입기자단 또한 이 같은 ‘엠바고’에 동의했다.

    하지만 지난 19일 <부산일보>의 한 기자가 여권 관계자와의 저녁 식사에서 이 작전에 대해 전해들은 뒤 20일 기사화하는 바람에 ‘엠바고’를 결정한 언론사들은 난감해 졌다. 여기다 <부산일보>의 보도를 본 <미디어오늘>은 마치 ‘특종’인양 포털 사이트의 메인 화면에 관련 기사를 연속으로 내보내며 국방부와 기존 언론사 간에 뭔가 음모가 있는 양 비난하는 기사를 내보냈다. 여기에는 지난 정권에서 활동하던 ‘자칭 군사전문가’와 온갖 사람들의 인터뷰까지 포함돼 있었다.

    하지만 언론사와 기자단들은 오히려 인질구출이 최우선이라는 생각을 더욱 굳혔다. 기존의 ‘엠바고’ 내용은 ‘외신이 이 사실을 보도할 경우 인용보도할 수 있다’는 것이었는데 ‘인질 구출이 공식발표되기 이전까지는 어떤 보도도 하지 않는다’는 것으로 바뀌었다.

    21일 청해부대가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을 모두 무사히 구출하고 배 깊숙이 숨어든 해적들을 소탕 중이라는 소식이 전해졌을 때도 언론사들은 50개가 넘는 격실에 있을지 모를 해적들이 모두 소탕될 때까지 보도를 자제하기로 했다.

    軍-言 “인질 지키기 위한, 이런 협조는 사상 처음”

    언론사들의 이 같은 모습을 본 군 관계자는 “군과 언론들이 국민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이렇게 힘을 모은 건 이번이 처음”이라며 고마워했다. 공식 브리핑에서도 이 때문에 ‘언론사 등 민·관·군과 긴밀히 협조한 것은 대단히 의미있는 사례’라고 감사 표시를 했다.

    한편 이번 일로 ‘엠바고’를 준수한 대부분의 언론사들은 <부산일보>와 <미디어 오늘>에 대해 ‘언론의 기본도 모르는 자들 같다’며 크게 분노하고 있다.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몇몇 기자들은 “자기네 특종이 인질로 잡힌 국민들 목숨보다 더 소중한 건 줄 아는가 보다”면서 “그들은 응분의 조치를 받아야 한다”고 비판했다.   

    <부산일보>는 현재 자사 홈페이지를 통해 ‘언론으로써 당연히 할 일을 했다’는 식의 해명보도문을 게재하고 있다. 청와대 출입기자단은 '엠바고'를 깬 기자를 징계할 예정이라고 한다. <미디어 오늘>은 ‘엠바고’를 요청하는 군 관계자나 언론사 관계자까지 취재하려는 행태를 보인 탓에 이번 작전과 관련해 제대로 된 자료를 얻지 못하고 있다. 때문인지 이번 구출작전에 대한 자세한 사항은 파악 못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