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언론들, ‘인질 안전이 최우선’ 생각해 ‘보도자제’ 결의‘무개념 언론’은 ‘국민 알 권리’ 내세워 작전 진행상황까지 보도
  • 삼호주얼리호가 소말리아 해적들에게 피랍당할 때부터 청해부대의 추격, '아덴만의 여명' 작전이 실행되는 과정과 언론사들의 '엠바고'를 둘러싼 일들을 시간대 별로 정리해 보았다.

    [1월 15일]

    12:30
    아라비아해와 인도양 북부 해역에서 1만1,500톤 급 화학운반선 ‘삼호주얼리호’ 피랍. 정부 부처 합동 대책반 편성하고 대응책 논의. 청해부대 소속 최영함 추격 개시

    [1월 18일]

    19:50~20:30
    최영함, 정선 중인 삼호주얼리호에 접근, 해적들에게 투항권유방송(영어) 시작. 해적들이 삼호주얼리호에 접근하던 몽고 선박을 공격하기 위해 보트를 내려 이동. 이를 파악한 최영함에서는 링스 헬기와 UDT/SEAL팀의 출동을 명령. 해적들이 접근하는 UDT/SEAL팀을 발견하고 삼호주얼리호로 급하게 이동. 이를 본 링스 헬기에서 해적보트를 공격, 해적 4~5명을 사살함. 해적들은 고속단정에 탑승한 요원들에게 총격 가함. 요원 중 3명 총탄 유탄에 부상 입고 후송.

  • ▲ 1차 공격 당시 해적들을 사살하고 노획한 보트. 이 작은 배로 대형 상선을 공격·납치한다는 게 믿기지 않을 것이다.ⓒ
    ▲ 1차 공격 당시 해적들을 사살하고 노획한 보트. 이 작은 배로 대형 상선을 공격·납치한다는 게 믿기지 않을 것이다.ⓒ

    이후 UDT/SEAL 요원들은 해적 보트와 무기를 노획. 노획한 장비로는 사다리 3개, AK 소총 3정, 기타 도검류 등. 최영함 측은 삼호주얼리호에 남은 해적의 숫자를 4~5명으로 추정. 남은 해적들은 인질 위협하며 경계강화. 최영함은 투항권유방송 계속함.

    [1월 19일]

    03:20
    새벽 시간, 최영함은 정체를 알 수 없는 선박이 삼호주얼리호로 접근 중인 것을 발견, 경고 방송을 했으나 멈추지 안하 경고 사격까지 살시. 정체미상의 선박은 삼호 주얼리 호 경고사격 6회가 있은 후에야 멈추어 섬.

    04:50

    최영함, 정체 불명의 선박과 삼호주얼리호 사이를 막아서고 경계태세 유지. 이때부터 삼호주얼리호, 최영함, 정체불명 선박의 대치가 수 시간 동안 이어짐.

    10:00
    국방부는 출입기자들에게 18일과 19일 있었던 작전에 대해 비공개 브리핑하고 ‘보도자제(엠바고)’ 요청. 출입기자단은 ‘인질의 안전이 국민의 알 권리보다 우선한다’고 판단, ‘보도자제’ 수용. 1차 작전과 관련해 외신보도가 나오더라도 인용보도에 그치겠다고 자체 결의.

    12:30~13:10
    최영함의 UDT/SEAL 요원들이 정체미상 선박에 대한 검문검색을 실시. 선박에는 16명이 탑승하고 있었으며, 이들은 ‘이 배는 이란 선적이며 우리는 이란인들’이라고 주장. 하지만 이들이 새벽에 바다에 무언가를 투척하는 모습을 발견한 최영함 승무원들은 이들의 말을 믿을 수 없다고 판단, 10명을 최영함에 승선시킨 뒤 해당 선박에게 따라오라고 명령함.

    13:40분
    정선해 있던 삼호주얼리호가 3knot(5.4km/h)의 속도로 움직이기 시작함. 처음에는 북동쪽으로 움직이다 남서쪽(소말리아)으로 방향을 돌려 6knot(11km/h)로 움직이기 시작함. 최영함은 ‘자칭 이란 선박’을 이끌고 삼호주얼리호를 근접 추격하기 시작. 이때 삼호주얼리호-최영함과 소말리아까지의 거리는 850NM(약 1,500km).

    19:00 이후
    <부산일보> 청와대 출입기자가 여당 의원과 저녁식사 자리에서 ‘삼호드림호’에 관한 사항을 듣게 됨. 기자는 이를 토대로 기사 작성.

    [1월 20일]

    09:00 경
    <부산일보>, ‘청해부대 군사작전 실패’라는 제목으로 보도. 국방부는 긴급회의를 여는 한편 <부산일보>에 기사 삭제와 보도 제한 요청. 하지만 <부산일보> 측은 '이미 20만 부가 배달되거나 배포된 뒤'라며 난색표명. 이 사실이 알려지자 '보도자제' 요청을 수용했던 주요 언론사는 큰 혼란 겪게 됨. 당시 국회 국방위 의원 등 일부 인사들은 청해부대의 작전 상황을 전해들은 뒤 비밀을 준수함. 국회출입 기자들에게도 ‘인질의 안전이 최우선’이라며 ‘비보도’를 간곡히 요청. 결국 <부산일보>는 인터넷 기사는 삭제했으나 ‘우리 기자는 국방부 기자단도 아니고 엠바고 요청을 들은 바 없다’며 보도를 정당화 함.

    11:00 경
    <미디어 오늘>, <부산일보>의 보도 내용을 인용해 '속보'라며 '아덴만의 여명 작전' 보도. 정부 측에서 ‘현재 군이 작전 중이며 인질 안전이 최우선’이라고 설득했음에도 받아들이지 않음. 해당 기사를 올린 기자는 군 관계자를 오히려 취재하려 하며 ‘국민의 알 권리’ 주장. <미디어오늘>은 21일, 관련 기사를 연속해서 자신들의 홈페이지와 네이버 메인화면에 게재함.

  • ▲ 구출작전 성공 후 '네이버'에서 '트위터, 엠바고'라는 키워드로 검색한 모습. 만약 언론의 무차별적 보도로 인질의 안전에 문제가 생겼다면 이들은 누구를 탓했을까?ⓒ
    ▲ 구출작전 성공 후 '네이버'에서 '트위터, 엠바고'라는 키워드로 검색한 모습. 만약 언론의 무차별적 보도로 인질의 안전에 문제가 생겼다면 이들은 누구를 탓했을까?ⓒ

    13:30 경

    국방부 기자단, 군의 인질구출작전 개요를 본사 국장단에 설명한 뒤 '보도자제' 문제 상의. 기자단의 설명에 각 언론사들은 더욱 강력한 ‘보도자제’를 결정. 즉 군 작전이 끝나 인질들이 무사하다는 게 공식확인되기 전까지는 외신보도는 물론 어떠한 보도도 하지 않기로 함. 한편 일부 언론의 '무분별한 보도'에 기자들 흥분.

    16:00 경

    합참, 연합함대 사령부에 '정체불명 선박'의 국적이 이란이라는 것을 확인한 뒤 석방했다고 설명.

    19:00 경
    <아시아 투데이>, 청해부대 군사작전 실패라는 제목으로 기사 게재. 국방부에서 <아시아 투데이> 측에 상황 설명하고 '보도자제' 요청했으나, <아시아 투데이> 측은 “우리는 트위터 등 SNS를 통해 유통되는 정보를 바탕으로 기사한 것이기 때문에 내리지 않을 것”이라고 맞섬. 미디어 오늘은 인질안전에 아랑곳없이 ‘삼호주얼리호’ 관련 기사 계속 만들어 내며 국방부 비판에 집중하는 모습 보임.

    [1월 21일]

    09:50 경

    청해부대, '아덴만의 여명' 작전 개시. 링스헬기와 최영함이 엄호하고, 고속단정(RIB) 3척에 나눠 탄 UDT/SEAL 작전요원들이 삼호주얼리호에 고속 접근, 선미(船尾)를 통해 잠입함. 일단 선교(브릿지)로 가서 해적 일부를 진압해 인질들 무사히 구출. 이후 격실로 숨어든 나머지 해적들 색출에 나섬.

    10:40 경

    합참, 비공식적으로 ‘2차 작전 돌입했다’고 출입기자들에 설명. 합참은 ‘현재 2차 작전 돌입했으며 15시 이후 공식 브리핑할 예정이니 기다려 달라’고 요청. 보도자제는 계속 유지. 1차 구출작전에서 노획한 해적 장비 사진 일부 공개.

    14:00 경
    국방부와 합참, “인질들은 모두 무사히 구출된 것으로 보이지만, 삼호주얼리호에 남아 있던 해적들이 인질들은 내버려둔 채 삼호주얼리호 격실로 숨어들어 소탕작전 진행 중”이라고 비공식적으로 밝힘. 국방부에서는 인질작전이 ‘매우 성공적’이었다는 소식 퍼지기 시작. 

    15:00 경

    같은 시각, 삼호주얼리호에서는 50여 개의 격실을 일일이 검색해 숨어 있던 해적들을 모두 소탕. 작전 완료까지 4시간 58분이 걸린 어려운 작전이었음. 이 작전으로  해적 8명을 사살하고 5명을 생포했으며, 한국인 8명을 포함, 선원 21명은 모두 무사히 구출함. 

  • ▲ 합참이 공개한 작전 당시 상황설명. 결코 쉽지 않은 작전임에도 우리 군은 해냈다.ⓒ
    ▲ 합참이 공개한 작전 당시 상황설명. 결코 쉽지 않은 작전임에도 우리 군은 해냈다.ⓒ

    15:40 경
    합참, 청해부대의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 성공 공식 발표. 인질 21명 전원 무사하며 해적은 모두 소탕됨. 노획한 장비, 구출작전 당시 사진도 공개. 합참은 "작전에 대한 청와대의 정식 승인은 20일 안보관계장관회의 이후 오후 5시 12분 대통령의 승인을 받았다"고 밝혔다.

    18:00 현재

    구출된 삼호 주얼리호는 인근 국가의 안전한 항만(살랄라 항 등)으로 이동 중이며, 구출작전 과정에서 해적의 총에 맞은 선장은 미군의 지원을 받아 병원으로 후송돼 치료를 받고 있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