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완벽 작전 치하...허술한 보안엔 따끔한 질책
  • 김관진 국방장관이 냉탕과 온탕을 들락날락했다.

    국회 국방위원회 소속 의원들은 ‘아덴만 여명 작전’ 결과와 관련, 한 목소리로 축하하면서도 국방부가 보안이 필요한 군사작전 정보까지 불필요하게 언론에 공개하고 있다며 우려의 목소리를 냈다.

    국방위는 24일 오후 2시부터 간담회를 열고 김관진 국방부장관으로부터 우리 군이 소말리아 해적에게 납치된 삼호해운 선원들을 안전하게 구출한 ‘아덴만 여명 작전’의 경과보고를 받았다.

    이 자리서 여야 의원들이 공통적으로 언급한 사항은 단 두가지, 바로 ‘승전보에 대한 자축’과 ‘과도한 보안누설’에 대한 지적이었다.

  • ▲ 아덴만 여명 작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김관진 국방부장관이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에 참석, 국회 국방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아덴만 여명 작전을 성공적으로 완수한 김관진 국방부장관이 24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방위에 참석, 국회 국방위원들의 질의에 답변하고 있다. ⓒ연합뉴스

    ◇ ‘보안’은 우리 생명과 직결

    김관진 국방부 장관의 간략한 경과를 발표한데에 이어 이성호 합동참모본부 군사지원본부장이 상세한 작전 결과를 보고하던 중 의원들은 속속 ‘보안 누설’ 문제를 따지기 시작했다. 

    포문을 연 것은 육군참모총장 출신인 자유선진당 이진삼 의원이었다. 이 의원은 “대체 어디까지 보안을 누설하겠느냐”며 “앞으로 이와 비슷한 작전을 펼쳐야 할 군이 이렇게 자세히 정보를 밝히는 것은 기밀 누설에 해당한다”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본인이 보유하고 있는 과거 기밀 자료를 가르키면서 “7년전 과거 자료를 가져왔는데, 난 이 내용을 (보안을 위해) 언론에 단 한 차례도 공개한 적이 없다”며 “어떻게 이 정보를 공개할 수 있나. 그렇게 타성에 젖어있으면 앞으로의 작전이 성공한다는 보장이 없다”고 비판했다.
     
    다음으로 박상천 의원이 아직까지 소말리아 해적에게 피랍중인 ‘금미305호’를 거론하면서 ‘보안’ 문제에 불을 지폈다.

    박 의원은 “이번 작전이 군에 대한 국민들의 신뢰를 증가시켰다”면서도 “그런데 해적들이 앞으로 한국 선박을 파괴하고 선원들을 사살하겠다고 협박하고 있는데 외교부와 함께 좋은 대책을 마련해 달라. 또한 보안에 조금 더 신경써달라”고 말했다. 

    박 의원의 발언이 끝나자 본격적으로 지적들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정의화 국회 부의장은 “성공적으로 해적을 소탕한 우리 해군이 자랑스럽다”고 말문을 열었지만 쓴소리를 마지막으로 입을 닫았다.

    정 부의장은 “오늘 아침 보도를 보니깐 우리 군이 보유하고 있는 첨단장비 등 너무 세세한 내용까지 나와 있었다”라며 “이렇게까지 국민들에게 알려야 할지 걱정이 앞선다. 가장 중요한 것은 앞으로 피랍이 생기지 않도록 하는 것인데 해적들에게까지 너무 과도하게 정보가 노출됐다”고 우려했다.

    정미경 의원과 김옥이 의원도 지적을 서슴지 않았다. 정 의원은 “구체적 작전 내용이 적의 손에 들어가는 것은 미래의 생명을 담보로 하는 것인지도 모른다”고 꼬집었고, 김 의원은 “해적이 보복 공언을 했는데, 좀 심각하게 고민해야 하지 않나”라고 반문했다.

  • ▲ UDT 작전팀이 삼호주얼리호 선교 조타실에 진입하기 직전 모습. ⓒ뉴데일리
    ▲ UDT 작전팀이 삼호주얼리호 선교 조타실에 진입하기 직전 모습. ⓒ뉴데일리

    ◇ 승리의 쾌거, 우리 軍이 자랑스럽다

    이처럼 ‘보안’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지만 일단은 승리를 자축하는 분위기다.

    국방위 소속 의원들은 이날 간담회가 열리기 10분 전, 위원장실에 모여 차를 마시면서 우리 군의 승리를 자랑스러워했다. 이 자리에서는 모두가 UDT와 청해부대에 대해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특히 미래희망연대 송영선 의원은 ‘청해부대’로 4행시를 지으면서 기쁨을 표현하기도 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도 의원들은 한명도 빠짐없이 비판에 앞서 김관진 국방부 장관과 군관계자들에게 승리에 대한 축하인사를 건넸다. 

    정미경 의원은 “지역구(수원 권선)에서도 이번 승리를 굉장히 중요하게 보고 있다”며 “수고하신 김 장관을 비롯해 함참, 군 관계자 모든 분들에게 축하와 격려의 말씀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또한 김장수 의원은 작전을 성공적으로 평가하면서 “대단히 성공적인 작전이었다. 실제 작전을 결심한 이명박 대통령과 김 장관, 합참에 온 국민의 환호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김 의원은 “이는 우리의 의지를 북한에 알리는 쾌거”라면서 “아프가니스탄 피랍사태를 비롯해 돈으로 해결한 것이 아니라 우리의 진정한 힘을 보여준 첫 사례다. 모두가 잘했다. 군의 사기는 승리에 있다”고 극찬했다.

    한편, 한나라당 지도부도 이번 작전을 ‘큰 인상을 남긴 성공적 사례’라고 평가했다.

    안상수 대표는 이날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우리 군이 온 국민에게 큰 설 선물을 안겨줬다”면서 “아덴만 쾌거는 군에 대한 우려를 말끔히 해소한 단비와 같은 소식이며 불의와 타협하지 않는 확고한 의지를 가진 대통령의 결단력과 신속한 외교의 결실”이라고 칭찬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도 “이명박 대통령의 결단과 해군의 작전성공으로 국민이 이렇게 좋아하니 참 잘된 일”이라며 “군의 작전에 희생이 없을 수 없다. 희생이 있어도 해적과 타협하지 않겠다는 국민적 공감대와 선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 UDT 작전팀이 삼호주얼리호 선교 조타실에 진입하기 직전 모습. ⓒ뉴데일리

    다음은 국방부에서 발표한 ‘아덴만 여명작전’ 결과 보고

    ◆ 주요작전 경과
    - 청해부대 삼호해운으로부터 선박 피랍 상황 접수: 1.15일(오전 11시)
    - 최영함이 지부티항 군수적재 후 피랍지역으로 출항: 1.15일(오후 4시30분)
    - 피랍선박과 상봉, 감시 및 심리전 수행: 1.17~21일
    - 구출작전 시행: 1.21(오전 4시58분~9시56분)

    ◆ 작전 결과
    - 해적 13명 중 8명 사살, 5명 생포(부상 1명 포함)
    - 노획물: 함정 1척, 소총 9정, PKM 기관총 1정, RPG-7 1정
    - 피해 내역: 선장 1명(4곳의 총상 및 무릎·어깨 골절)

    ◆ 작전 준비
    - 해적 증원 및 해역 진입예역 시간을 고려한 1.21 새벽에 작전토록 결정
    - 국정원, 연합해군사, 삼호해운 등으로부터 해적 상태 및 인질 위치 등 정보 획득
    - 3개월에 걸친 인질구출 작전 집중 훈련 및 모의훈련

    ◆ 작전시행
    - 소말리아어를 사용한 심리전
    - 경고방송 및 위협사격
    - 공격전 레이더 기능 마비
    - 함정·링스사격을 통한 심리적 공황 유도
    - 고속 접근 등 신속한 작전 시행
     
    ◆ 후속조치
    - 청해부대 및 삼호주얼리호 무스캇항 인근 공해에서 입항 대기 중
    - 부상 대원 무스캇 병원에서 치료 중
    - 석해균 삼호주얼리호 선장 수술 성공적으로 마치고 안정 중
    - 해적 시신 및 생포 해적 감시 중
    - 향후 외교·사법당국에 생포 해적과 시신 인계 예정
    - 청해부대 2월초 부대정비 및 군수적재 후 아덴만으로 복귀
    - 특수전 부대 조직 및 장비 보강 등 추진
    - 작전부대·유공자 포상 및 격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