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협은 없다"...해적과 '악순환의 고리' 끊어청해부대 전과로 국격‧국익 높여향후 국정운영에도 호재로 작용할 듯
  • ▲ 이명박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 대통령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 청와대
    ▲ 이명박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 대통령 담화'를 발표하고 있다. ⓒ 청와대

     

    "해적과는 타협하지 않는다는 선례를 우리가 만들어야 한다"

     

    이명박 대통령은 이번 삼호주얼리호 피랍 사건과 관련, 처음부터 '타협은 없다"는 원칙을 초지일관 고수한 것으로 밝혀졌다.

    이 대통령의 이러한 강경한 태도는 우리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지키는 단호한 입장을 보임으로써 동일한 사건이 되풀이 되는 것을 막기 위한 의지의 표명으로 해석된다.

    실제 지난 2006년 '동원호'가 처음 피랍된 이후 지금까지 총 9척의 한국 선박이 해적들에게 납치돼 왔다. 정부는 매번 협상에만 매달려 왔고, 선원들의 석방금은 횟수가 더해질 수록 천정부지로 솟았다.

    따라서 이번 이 대통령의 피랍 선박에 대한 전례없는 군사작전 결단은, 한국 선박이 해적의 먹잇감으로 전락되고 있는 상황을 계속 방치할 수 없다는 판단이 깔려 있던 것으로 보여진다.

    삼호주얼리호는 지난 15일 오후 12시 40분경 인도양에서 소말리아 해적에 피랍됐다. 이 대통령이 이번 피랍 사건과 관련해 유례 없이 '타협 불가'의 강경한 원칙을 전면에 내세운 것을 두고, 소말리아 해적들의 의도된 피랍 때문이라는 관측이 제기된 이유가 여기에 있다.

    실제로 지난해 4월 삼호드림호 피랍 이후 인질들의 석방 과정에서 해적들은 상당히 높은 수준의 석방금을 요구했고, 결국 삼호드림호 선사(船社)인 삼호해운은 해적들에게 몸값 950만달러(106억원)라는 사상 최고액을 지불했다.

    이에 따라 이번 삼호주얼리호 피랍을 두고 삼호드림호 선원 피랍 7개월 만에 풀려난 뒤 불과 두달 만에 같은 회사의 삼호주얼리호를 노린 것은 삼호드림호의 학습 효과 때문이라는 분석이 제기됐었다.

    때문에 이 대통령이 강경 대응에 나선 것은 더 이상 해적들에게 휘둘리는 악순환의 고리를 끊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였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 ▲ 이명박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실을 방문해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작전 상황종료후 참모들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다. ⓒ 청와대
    ▲ 이명박 대통령이 21일 오후 청와대 국가위기관리실을 방문해 삼호주얼리호 선원 구출작전 상황종료후 참모들로부터 보고를 받고 있다. ⓒ 청와대

    이 대통령은 지난 20일 오후 4시30분 최종 보고 상황을 보고받은 뒤 더는 지체할 수 없다고 판단, 오후 5시12분 김관진 국방장관에게 작전 수행 최종 승인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이 대통령은 고심 끝에 작전 명령을 내리는 순간에도 '단 1명의 인명피해도 있어선 안 된다'는 점을 누차 강조한 것으로 한 참모는 전했다.

    이 대통령의 작전 명령 승인에 따라 '아덴만 여명작전'이라고 명명된 이번 삼호주얼리호 구출작전은 아덴만 해역의 여명시간에 맞춰 전격적으로 단행됐다. 작전은 오전 4시 58분(현지시각)에 시작돼 오전 9시 56분 종료됐으며, 우리 군 최초의 해외 인질구출작전을 통해 피랍된 지 엿새만에 극적으로 인명피해 없이 인질 전원을 무사히 구출해 냈다.

    선진국에서도 인질구출작전을 인명피해 없이 성공한 사례는 극히 찾기 힘들기 때문에 '크게 성공한 작전'이라는 평가가 내외신을 통해 나오고 있다.

    특히, 이번 소말리아 해적에 납치된 삼호주얼리호 선원들을 청해부대가 완벽하게 구출 작전에 성공한 것을 두고 납치와 협상, 석방금 지급으로 이어지는 해적과의 악순환을 끊는 데 상당한 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정부 관계자는 "이번 삼호주얼리호 구출 과정을 볼 때 초동 단계에서 해적을 제압하는 것이 최선의 방책임을 말해준다"면서 "앞으로 해적들은 우리 상선을 납치하려면 목숨을 걸어야 한다고 인식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우리 상선의 피랍지점들은 무역입국인 한국엔 생명선이나 다름없어, 아덴만 해상 교통로(Sea lane)를 왕래하는 우리 선박의 안전성도 높일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이번 구출작전은 국익과 국격을 동시에 높였다는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이와 함께 이 대통령의 향후 국정 운영에도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지난해 천안함 격침과 연평도 포격 사태 등에 따른 안보에 대한 불신감을 종식시키는 동시에 '12·31 개각'으로 인한 인사파문 등 수세에 몰렸던 국면을 일거에 전환할 계기를 마련했다는 게 정가의 중론이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날 관련 담화문을 발표한 뒤 "언론들이 엠바고(비보도 요청)를 지켜주지 않았더라면 작전 수행을 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이번 작전이 종료될 때까지 협조해 준 언론에도 각별한 감사를 표했다.

  • ▲ '아덴만의 여명' 작전을 위해 고속단정과 링스헬기가 여명에 맞춰 삼호주얼리호에 다가가고 있다. 이번 구출작전 성공으로 국격과 국익을 동시에 상승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데일리
    ▲ '아덴만의 여명' 작전을 위해 고속단정과 링스헬기가 여명에 맞춰 삼호주얼리호에 다가가고 있다. 이번 구출작전 성공으로 국격과 국익을 동시에 상승시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뉴데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