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청, 현실성 '0' 방안 제시일선 학교 반발, "탁상공론 수준"
  • ▲ 17일 김상곤 경기교육감이 체벌문제로 논란을 겪은 수원 S고등학교를 찾아 간담회를 열고 있는 모습. 학교 측은 학생인권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보고했지만, 참석한 학생회장(우측)의 짧은 헤어스타일이 눈에 띈다ⓒ경기교육청 제공
    ▲ 17일 김상곤 경기교육감이 체벌문제로 논란을 겪은 수원 S고등학교를 찾아 간담회를 열고 있는 모습. 학교 측은 학생인권보호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고 보고했지만, 참석한 학생회장(우측)의 짧은 헤어스타일이 눈에 띈다ⓒ경기교육청 제공

    직·간접 체벌을 무조건 금지한 진보교육감의 속속 내놓은 대체 방안이 갈수록 가관이다. 일선 교사들은 “학교 현장의 현실은 전혀 고려치 않고 책상에서만 머리를 굴리는 모양”이라고 비난하고 있다.

    문제 학생을 법원으로 넘겨 처벌을 받도록 하는 내용의 ‘학교장통고제’를 예고해 논란을 일으킨 김상곤 경기교육감이 이번에는 본격적인 대체 프로그램을 제시했다.

    경기도교육청은 최근 '체벌 없는 학교문화 조성을 위한 인권친화적 학생생활지도 매뉴얼(안)'을 일선 학교에 배포하고 이를 통해 5개 영역 52가지 프로그램을 체벌 대안으로 예시했다.

    세부 내용을 살펴보면 입이 절로 벌어진다. 수업이 진행이 안 되고 전체가 떠들 경우 ‘10초 동안 일어섰다 앉기’나 ‘3~5분간 눈 감고 있기’를 권장한다. 또 수업 중 장난을 심하게 하거나 떠들 경우 ‘재미있는 몸짓으로 서 있기’나 ‘생각하는 의자에 앉기’ 등을 추천했다.

    감정 자제가 필요한 학생에게는 '종이 도안 색칠하기'나 '심호흡 5회 반복하기'를 활용토록 했다. 더욱이 교사와 학생이 손을 잡고 운동장을 돌거나 업어주기 등도 제시했다.

    경기교육청은 이 프로그램들을 “학급 및 학교특성상 그대로 적용하기 어려운 부분은 교사 협의 등을 거쳐 수정.보완 가능하다”고 활용의 폭을 넓혔지만, 현장 교사들의 반응은 냉담하다.

    '실효성을 기대하기 어려운 백화점식 대안'이라는 지적이다. 수원 G고등학교 교장은 “입시 공부에 틈이 없는 수업시간에 분위기를 흐리는 학생과 교사가 함께 운동장을 돌라는 식의 무책임한 방안을 어떤 학교가 수용할 수 있겠느냐”며 “(김 교육감이)도대체 무슨 생각을 하는지 현장의 목소리에는 전혀 귀를 기울이지 않고 있다”고 토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