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中-日-印 제친 역사적 전기" 27개국 5억명 시장 열려벤츠·BMW 등 수입차, 프랑스·이탈리아 명품 가격 인하한국 브랜드 파워 수직상승..."문화 선진화, 국격 올라가"
  • 한국과 유럽연합(EU)이 6일 오후 자유무역협정(FTA)을 공식 체결했다. 정식 서명 후 양측은 의회 비준 절차를 거쳐 2011년 7월 1일 부터 잠정 발효될 예정이다.

    한-EU FTA는 지난 2007년 5월 체결 협상 시작 뒤 3년5개월, 지난해 7월 가서명을 한 지 1년3개월만에 결실을 보게 됐다.

  • ▲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EU측 바나케르(가운데) EU 의장국(벨기에) 외교장관, 드 휴흐트(오른쪽) EU 집행위원회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6일 오전(현지시간) 브뤼셀 EU이사회 본부에서 한-EU FTA에 정식 서명하고 있다. 뒤쪽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헤르만 판롬파위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조제 마누엘 바호주로 EU 집행위원장이 서명식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 김종훈 통상교섭본부장과 EU측 바나케르(가운데) EU 의장국(벨기에) 외교장관, 드 휴흐트(오른쪽) EU 집행위원회 통상담당 집행위원이 6일 오전(현지시간) 브뤼셀 EU이사회 본부에서 한-EU FTA에 정식 서명하고 있다. 뒤쪽으로 이명박 대통령과 헤르만 판롬파위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조제 마누엘 바호주로 EU 집행위원장이 서명식을 지켜보고 있다. ⓒ연합뉴스

    한-EU FTA가 발효되면 국내총생산(GDP) 16조4000억달러, 인구 4억9762만명의 세계 시장이 열리게 되는 것이다. ASEM 정상회의 참석차 벨기에 브뤼셀을 공식 방문 중인 이명박 대통령은 EU 의장국인 벨기에 이브 르테름 총리와 정상회담 뒤 공동기자회견을 통해 "한-EU FTA는 역사적으로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한-EU FTA는 단순한 경제적 이해관계 뿐만 아니라 민주주의, 인권, 법치, 시장경제 등 가치를 공유하고 있음을 바탕으로 체결됐다"면서 "이런 점에서 우리 한국에게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고 하겠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의 말처럼 이번 한-EU FTA가 주는 의미는 크다. 우선 EU가 아시아 국가와 체결하는 최초의 FTA다. 우리나라는 유럽-동아시아-미국을 연결하는 동아시아 FTA 중심국가로 부상할 기반도 마련했다.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도 이날 브리핑에서 "중국이나 일본, 인도 보다 한국이 훨씬 더 빨리 체결하게 된 것은 상당히 의미가 있다"고 강조했다.

    각종 경제적 효과는 물론 한-EU FTA 체결은 단순한 양측의 경제적 동맹 뿐만 아니라 양자 관계를 한 단계 격상시키는 제도적 기반을 제공한다는 데 의미가 더 크다는 게 청와대의 설명이다. 김 대변인도 "경제적 효과만 부각될 것 같은데 (무엇보다 중요한 의미는) '2010년 5월에 서명된 한-EU 기본협정에 이어 한-EU FTA 서명은 단순한 경제적 동맹 뿐만 아니라 가치 동맹을 같이 가져간다는 것에 집중을 해 줬으면 좋겠다"며 "이게 굉장히 중요한 의미"라고 강조했다.

    또 EU의 27개국 회원국 모두가 우리나라와의 FTA에 동의해 성립됐다는 점도 의미가 있다. 한-EU FTA를 위해서는 27개 EU의 개별회원국들 동의가 필요하다. 어느 한 국가가 비토할 경우 성립이 안 된다는 것으로 김 대변인은 "단순히 EU 하나로서의 의미도 있지만 27개국 전체의 시장이 열렸다는 것을 주목해 봐달라"고 말했다.

  • ▲ 한-EU FTA 서명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이 6일 오전(현지시간) 브뤼셀 EU이사회 본부에서 헤르만 판롬파위(가운데)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조제 마누엘 바호주로 EU 집행위원장과 이야기 하고 있다. ⓒ연합뉴스
    ▲ 한-EU FTA 서명식에 참석한 이명박 대통령이 6일 오전(현지시간) 브뤼셀 EU이사회 본부에서 헤르만 판롬파위(가운데)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상임의장, 조제 마누엘 바호주로 EU 집행위원장과 이야기 하고 있다. ⓒ연합뉴스

    EU는 세계 1위의 경제규모를 가진 거대 시장이며 우리의 제2위 교역 파트너이기도 하다. 때문에 이번 FTA 체결이 갖고 올 경제적 효과는 기대 이상으로 클 것으로 전망된다. 장기적으로 실질 GDP가 5.6% 증가하고 자동차와 전기전자, 섬유 제품 등 제조업 수출이 크게 늘 것으로 예상된다.

    우선 관세 철폐 효과로 국내에 들어올 EU산 제품가격이 크게 하락한다. 소비자 입장에선 다양한 제품의 구입 기회가 열리는 셈이다. 무엇보다 세계적인 품질과 브랜드 파워를 지닌 유럽산 제품을 싸게 구입할 수 있고 선택의 폭도 대폭 확대된다.

    한국 수입차 시장의 약 65%를 점유하고 있는 BMW, 벤츠, 아우디, 폭스바겐 등의 가격은 현재 보다 낮아진다. 개별소비세와 취.등록세 등을 감안하면 7.4%의 가격 인하가 이뤄질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승용차의 경우 양측 모두 배기량 1500cc 초과 승용차는 3년 이내, 1500cc 이하 승용차는 5년 이내에 관세를 단계적으로 철폐하도록 했다.

    또 유럽산 와인과 위스키 가격은 물론 프랑스·이탈리아·영국 등 수입명품에 대한 관세도 없어져 가격 인하가 기대된다. 때문에 이번 한-EU FTA는 '여성을 위한 자유무역'이라는 말까지 나온다.

    국내 제조업게도 세계적 경쟁력을 지닌 유럽산 부품 및 소재수입을 통해 비용 절감의 효과를 볼 수 있고, 한국과 유럽간 교역의 활성화와 EU 및 제3국으로부터의 외국인투자 증대 등을 통해 우리 경제의 성장 잠재력을 늘리고 양질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할 것으로 예상된다.

    무엇보다 우리나라 경제 시스템의 투명성, 신뢰성, 개방성을 제고해 제도와 관행의 선진화가 더 빨리질 것으로 기대된다. 다만 농축산물의 경우 피해가 우려돼 대책이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