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 청춘의 2년 (24회)

     호텔에는 빈 방이 많아서 이동규는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스위트룸을 골랐다.
    일반실의 세배나 되었으므로 방값을 들은 심명하가 눈을 크게 떴지만 말리지는 않았다.

    「야, 신혼여행 방으로는 딱이다.」
    방으로 들어선 이동규가 탄성을 뱉는다.

    방은 넓었고 응접실에다 베란다에는 원탁에 흔들의자까지 놓여졌다. 침실의 침대에 누워서도 바다가 보인다.

    침대에 다이빙하듯 누운 이동규가 말했다.
    「바로 이런데서 임신 하는 거야.」

    응접실을 둘러보던 심명하가 그 말을 듣더니 소파의 방석을 집어 던졌지만 침대 끝에 맞고 떨어졌다. 밤 11시밖에 되지 않았다. 응접실로 나온 이동규가 심명하를 보았다.

    「술 한잔 더 할래?」
    「아니, 싫어.」
    「그럼 씻고 자자.」

    이동규는 셔츠를 벗어 던지면서 욕실로 다가갔다. 다소 과장된 행동이었지만 어색하지는 않다.
    이동규가 씻고 나왔을 때 심명하는 베란다에 나가 바다를 내려다 보고 서 있었다.

    「야! 나, 씻었어!」
    하고 소리쳐 불렀더니 심명하는 머리만 돌려 이쪽을 보았다.

    이동규가 가운 차림으로 침실로 들어섰을 때 바깥 응접실의 불이 꺼졌다.
    심명하가 끈 것이다. 침대에 누운 이동규도 리모컨을 집어들고 침실의 불을 껐다. 그러나 TV만은 켜서 심명하가 길을 찾도록 배려했다.

    TV의 볼륨을 줄이고는 그림만 보면서 20분은 기다렸던 것 같다. 흰 가운 차림의 심명하가 침실 입구로 나타나더니 다가왔다. 침대 옆으로 온 심명하가 시트를 들치고 들어설 때 비누 향내가 맡아졌다.

    이동규는 옆에 눕는 심명하의 허리를 감아 안았다. 그때 가운이 젖혀지면서 심명하의 알몸이 드러났다. 심명하는 이동규의 입술을 피하지 않았다. 오히려 두 팔로 목을 감아 안고 익숙하게 받아들인다.

    이제 방안은 가쁜 숨소리에 덮여졌다.
    뜨거운 열기가 덮여지면서 탄성같은 신음이 흘러나온다.
    이윽고 이동규가 심명하의 몸 안으로 헤치고 들어섰다.
    이제는 심명하가 거침없는 탄성을 뱉으며 이동규를 맞는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른다.
    둘이 떼어졌을 때 이동규는 파도소리를 듣는다. 열려진 베란다 문을 통해 들려오는 것이다.
    아직도 가쁜 숨을 뱉으며 이동규가 팔을 뻗어 심명하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 심명하가 더운 입김을 이동규의 가슴에 대고 품는다.

    「너, 미국에 언제가?」
    심명하가 물었으므로 이동규는 저도 모르게 심호흡을 했다.
    「다음달 12일.」
    「며칠 안남았네.」

    머리를 든 심명하가 턱을 이동규의 가슴에 붙이고는 다시 묻는다.
    「거기서 쭉 있을거야?」
    「아아니.」
    「언제 돌아올건데?」
    「글세, 이년쯤 있다가.」
    「그럼 와서 군대 마쳐야겠다?」
    「그렇게 되나?」
    그리고는 이동규가 심명하의 어깨를 잡아당겨 침대위로 눕혔다. 다시 두 알몸이 엉켰다.

    「그놈의 군대 이야기 좀 말자.」
    심명하의 몸 위로 오르면서 이동규가 말했다.
    「이건 제가 암말 말고 미국이나 가라고 해놓고선 다시 군대 이야길 꺼내?」

    심명하가 입을 벌렸다가 대신 이동규의 몸을 감싸 안았다. 다시 몸이 합쳐졌기 때문이다.
    그렇게 늦여름의 밤이 깊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