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0일 부산 사상구 덕포시장 인근에서 검거된 부산 여중생 납치·살해 피의자 김길태(33)가 희대의 살인마 유영철과 같은 사이코패스(psychopath)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수정 경기대학교 범죄심리학과 교수는 이날 다수의 언론을 통해 김씨가 죄의식 없이 여러 차례 성범죄를 저지른 점을 들며 "사이코패스의 전형이 나타나고 있다"고 분석했다.

  • ▲ 연쇄 살인마 유영철(우·연합뉴스)과 김길태(좌).
    ▲ 연쇄 살인마 유영철(우·연합뉴스)과 김길태(좌).

    실제로 김길태는 지난 97년 폭력 혐의로 기소돼 집행유예를 선고 받은 기간 9살 소녀를 성폭행 하려다 미수에 그쳐 3년을 복역한 뒤 2001년에는 30대 여성을 10일 동안 납치, 성폭행해 8년형을 선고받았다. 이후 지난해 6월 출소한 김길태는 불과 7개월만인 올 1월 23일 또 다시 귀가하던 30대 여성을 L양 사건과 동일한 지역 인근 옥상으로 끌고 가 성폭행하고 감금한 혐의로 수배를 받아왔다.

    따라서 이 교수는 김길태가 성범죄를 저지르고도 별다른 죄의식 없이 동일한 범죄를 다시 저지른 점을 볼 때 다른 사람의 입장을 헤아리거나 심적 아픔을 느끼지 못하는 사이코패스일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더욱이 김길태가 경찰 수상 혼선을 초래하기 위해 대담하게 전화를 먼저 걸어온 점, 그리고 어릴적 부터 부산 사상구와 교도소를 오가며 뚜렷한 대인관계를 맺지 못해 타인과의 커뮤니케이션이나 사회성이 결여된 점 역시 김길태의 비정상적인 인격 형성에 영향을 끼친 것으로 이 교수는 분석했다.

    ◇'세계 연쇄 살인범 31위' 랭크된 유영철 = 그러나 여중생을 성폭행하고 물탱크에 버리는 흉학한 범죄를 저지른 혐의로 일순간에 국민적 '지탄의 대상'이 된 김길태지만, 세계 연쇄 살인범 31위에 랭크된 살인마 유영철의 끔찍한 행각과는 사실 거리가 멀다.

    '푸른 마스크'가 하나의 상징처럼 돼 버린 유영철은 2003년 9월부터 이듬해 7월까지 약 10개월간 21명의 부녀자, 노인, 여성 등을 마구잡이로 죽이는 반인륜적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망치, 칼 등의 흉기로 사람을 참혹하게 죽이고 시체를 토막내는가 하면 희생자의 장기마저 먹어치우는 엽기적인 범죄를 저지른 유영철은 1997년 이후 처음으로 한국에서 사형선고를 받은 인물로 기록돼 있다.

    ◇'인면수심' 성폭행 조두순 = 일명 나영이 사건으로 유명한 조두순도 김길태와 비견되는 인물. 조두순은 2008년 12월11일 경기도 안산에서 등교 중이던 당시 여덟살 나영이(가명)를 인근 상가건물 화장실로 끌고 가 폭행해 기절시키고 성폭행해 성기와 항문 등의 기능을 영구 상실케 한 참혹한 범행을 저질렀다.

    당시 조두순의 범죄행각을 두고 경기경찰청 과학수사계는 사이코패스 판정도구인 'PCL-R(Psychopathy Checklist-Revised)' 분석을 통해 "조두순이 타인의 고통에 무감각하고 양심의 가책을 못 느끼는 '사이코패스'"라는 결론을 내린 바 있다.

    또 다른 사이코패스 강호순은 유영철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연쇄 살인범으로 유명하다. 2006년 9월부터 2008년 12월까지 경기도 서남부 일대에서 부녀자 8명을 살해한 강호순은 2005년 10월 경기도 안산시 본오동 장모 집에 불을 질러 장모와 처까지 살해한 사실이 추가로 드러나 전국민을 경악케 한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