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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2주 동안 부산 시민들을 공포에 떨게 했던 부산 여중생 납치 살해 피의자 김길태(33)가 10일 경찰에 붙잡혔다.
이날 오후 3시께 부산 사상구 삼락동 덕포시장 모 빌라에 숨어 있던 김길태는 이웃 주민의 제보를 받고 출동한 사하경찰서 형사에게 검거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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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용의자 김길태(33)
김길태 검거 수사본부 측에 따르면 당시 불심 검문을 하던 경찰과 치열한 몸싸움을 벌인 것으로 전해진 김길태는 다행히 별다른 흉기를 소지하지 않아 5분 만에 제압됐다고.
납치·살해사건 발생 15일 만에 김길태가 체포됨으로써 경찰은 간신히 체면을 차리는데는 성공했다.
하지만 지금껏 범행현장 주변을 중심으로 대대적인 수색을 실시하고도 김길태의 행방조차 찾지 못했던 경찰은 매번 그래왔듯 초동수사의 문제점을 드러내며 결국 자신의 동네(사상구)에서 한발자국도 벗어나지 않았던 김길태를 주민 제보로 어렵게 검거하는 고질병을 되풀이했다.
실제로 김길태가 시신을 유기할때 사용한 석회가루 포대와 고무대야는 사건 발생 열흘이 넘어서야 발견됐고 살해현장 주위에 있던 흉기는 한 언론 취재진이 발견하는 해프닝도 있었다.
이같은 초동수사 실패를 만회라도 하듯 경찰은 지금까지 기동대와 전경을 포함한 대대적인 인원을 투입, 범행현장 주변을 샅샅히 뒤지며 김길태의 행방을 쫓는데 주력해 왔다. 반면 김길태는 수사망을 좁혀 오는 경찰의 움직임에 아랑곳하지 않고 되레 전화를 걸어 자신의 범행을 부인하는 등 대담한 행보를 보여왔다.
따라서 일각에선 김길태가 부산을 빠져나와 다른 지역으로 몸을 숨겼을 가능성마저 제기되기 시작했다.
그러나 김길태는 자신의 본거지인 사상구를 벗어나지 않았다. 더욱이 체포된 덕포시장 인근은 바로 양아버지가 운영하는 약국이 있는 곳이다. 결국 등잔 밑이 어둡다는 속담처럼 부친의 집 근처에서 헤매던 김길태를 두고 경찰은 엉뚱한 곳에서 헛심을 낭비한 셈이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