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 北 핵·장사정포 '이중 억제' 해소해야킬체인 응징 개념은 선제 타격 아닌 자위권 차원
  • ▲ 북한 김정은이 지난 1일 당 제9차대회 후 첫 경제현장 행보로 상원세멘트연합기업소를 축하방문해 종업원들에게 격려 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 북한 김정은이 지난 1일 당 제9차대회 후 첫 경제현장 행보로 상원세멘트연합기업소를 축하방문해 종업원들에게 격려 연설을 했다고 조선중앙TV가 2일 보도했다. ⓒ조선중앙TV/연합뉴스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 최고지도자 아야톨라 알리 하메네이를 타격하며 입증한 이른바 '참수작전'의 핵심은 적 수뇌부에게 언제든 처단될 수 있다는 실질적 공포를 각인시키는 데 있다. 북한 김정은 정권이 핵 보유국 지위와 '남한 붕괴' 위협으로 공세를 펼치는 상황에서 실효적인 억제력이 작동하려면 정치적 논란과 별개로 훈련이 중단 없이 지속돼야 한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물론 동북아 안보 환경을 고려할 때 참수작전은 실행 가능성이 극도로 제한되는 전략적 선택지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북한이 김정은 참수 시나리오를 대비해 자동 핵 보복 체계를 구축할 가능성이 높고, 한국의 미사일 방어 자산이 이를 100% 차단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핵 노출 리스크를 감수한 참수작전은 전략적으로 실행하기 어렵다.

    4일 외교가에 따르면 미국 워싱턴D.C의 싱크탱크인 한미경제연구소(KEI) 엘렌 김 학술부장은 전날 KEI와 인도태평양안보연구소(IIPS)가 공동 주최한 세미나에서 '참수작전'은 김정은에게 적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진단했다. 핵 보유국을 대상으로 한 군사작전은 미국조차 큰 위험을 감수해야 하고, 중국·러시아의 대북 군사 지원이 작전 성공을 어렵게 하고 있기 때문이다. 또한 북한과 지리적으로 인접해 있는 한국과 일본이 직격탄을 맞을 수 있다는 이유도 크다.

    북한 수뇌부에 대한 군사적 옵션은 이미 1994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심도 있게 검토된 바 있지만 당시 김영삼 정부의 반대로 무산됐다. 북한은 핵 사용 이전에도 즉각적인 재래식 보복이 가능한 실질적 억제 수단인 장사정포를 보유하고 있었다. 실제로도 '서울을 불바다로 만들겠다'고 위협을 가하기도 했다. 이는 북한이 이미 핵과 재래식 자산을 동시 활용해 한미 양국의 결심을 꺾는 '이중 억제'(Dual Deterrence) 구조를 구축했음을 보여준다.

    국방부 차관을 지낸 신범철 세종연구소 수석연구위원은 뉴데일리에 "북한이 핵 공격을 가하거나 받았거나 또는 가하려는 구체적 징후가 확인되지 않는 한 참수작전은 실행 불가능한 옵션"이라며 참수작전의 현실 가능성을 일축했다.

    이어 "선제타격(킬체인)·한국형 미사일 방어(KAMD)·대량응징보복(KMPR)으로 구성되는 3축 체계의 킬체인 개념도 북한의 핵 사용 징후가 명백할 때 가동되는 것이지 평시에 선제 참수나 공격을 전제로 한 것이 아니다"라며 "이러한 작전은 개념적으로도 성립하지 않으며 현실적으로도 불가능한 옵션"이라고 설명했다.
  • ▲ 2024년 12월 9일 당시 김현태 특전사 제707특수임무단 단장이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중 울먹이는 모습. ⓒ뉴시스
    ▲ 2024년 12월 9일 당시 김현태 특전사 제707특수임무단 단장이 서울 용산구 전쟁기념관 앞에서 기자회견을 하던 중 울먹이는 모습. ⓒ뉴시스
    군사 교리상 참수작전은 킬체인의 핵심 수단으로서 북한 핵 사용 징후가 명백할 때 가동되며 참수작전의 본질은 '선제 공격'이 아닌 '응징적 억제'(Deterrence by Punishment)에 있다.

    실제로 육군 특수전사령부(특전사) 예하 707특수임무단의 참수작전은 북한의 핵 사용 징후가 명백할 때 국제법적인 자위권 차원에서 고려될 수 있다. 12·3 비상계엄 사태 이후 특전사의 작전 개념이 정치적 소용돌이에 휘말려 있으나 비핵국인 우리로서는 오히려 작전의 높은 난도와 리스크 때문에라도 실패 없는 실행력을 상시적으로 입증해야 할 필요가 있다.

    이에 대해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은 4일 페이스북에 "2017년 참수부대 창설과 한미 공동 북한 전쟁지도부 제거 훈련이 진행되자 김정은은 두려움에 공개 활동을 줄이고 해외 정보요원들을 고용해 관련 정보를 캐는 데 혈안이었다"며 "지금부터라도 707특임단에 씌워진 계엄의 오명을 벗겨내야만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북한 지도부를 신속히 제거하는 대한민국 최정예 부대, 유사시 가장 위험한 곳에서 가장 어려운 임무를 완수하는 핵심 전력으로서의 위상을 다시 세워줘야 한다"며 "707특임단의 전투력이 완비되면 그 자체로 우리는 북한을 압박할 군사적 대안을 손에 쥐게 된다. 그래야 군사적 압박 또는 대화의 창구를 열리게 하는 주도권을 우리가 쥘 수 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익명을 요구한 한 군사 전문가는 "참수작전은 군사적 개념으로 명확히 한정해 평시 연습을 지속해야 한다"며 "비상계엄 사태로 정치적 오해를 받았으나 다층적 작전 옵션의 하나일 뿐인 작전을 굳이 참수작전이라는 명칭을 사용해 부각할 필요가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북한의 핵무기 사용이 임박했을 때 의사 결정 주체인 리더십을 제거하는 것은 국제법적으로 합법적인 자위권 행사이며 유사시에 대비해 이러한 역량 확보가 필수"라고 진단했다.

    참수작전의 성패는 적 수뇌부의 동선을 24시간 실시간 식별하는 정보감시정찰(ISR) 역량과 휴민트(HUMINT·인적정보)와 시긴트(SIGINT·신호정보)를 아우르는 고급 정보력, 그리고 지하 벙커를 관통하는 정밀 타격력의 완벽한 결합에 달려 있다.

    북한 지하 지휘부는 50m 이상 깊이의 암반 진지에 구축돼 일반 폭탄으로는 파괴가 불가능하다. 대한민국 현무-5가 8톤(t) 탄두로 벙커를 관통한다면 미국 B-2 스텔스 폭격기와 '벙커버스터'로 불리는 공중투하용 초대형 관통 폭탄(MOP) 'GBU-57'은 13.6t 폭탄으로 깊숙한 시설을 타격할 수 있다. 아울러 B-2 투입에는 스텔스기 성능과 공중급유 등 복합적인 조건이 전제된다.

    합동참모본부에서 전략기획 업무를 맡았던 정경운 한국전략연구소 전문연구위원은 "특수 자산을 투사하는 과정은 오차 없는 반복 연습 없이는 불가능한 영역"이라며 "실패 시 전면전 비화 위험이 크므로 통수권자가 확실한 정보를 바탕으로 결심할 수 있도록 군은 상시 100% 성공을 담보하는 역량을 갖춰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