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왜곡죄' 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 통과판사 출신 변호사 "법안, 명확성 원칙위반" "귀에걸면 귀걸이 코에걸면 코걸이로 해석가능""시기적으로 봤을때 사법부 재갈물리는 입법" "독일 선례" 주장엔 "독일과 우리 법체계 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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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사법부와 야당이 강하게 반발한 법왜곡죄 신설 형법 일부개정법률안(대안)이 지난달 26일 오후 국회 본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통과되고 있다. ⓒ이종현 기자
"직권남용·허위공문서·뇌물죄 등 기존 형법과 특별법 조항만으로도 부당한 재판·수사 행위를 처벌할 수 있는 규정은 충분하고 우리 법체계는 법왜곡 가능성에 대해 이미 엄격하게 금지하고 있다."법왜곡죄를 신설하는 형법 개정안이 더불어민주당 주도로 국회 본회의를 통과한 가운데 20년 이상 법원에 몸 담은 판사 출신 변호사가 2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사법부 독립 침해이자 위헌적 발상"이라고 우려했다.그는 "법왜곡죄는 형사법의 기본 원칙인 죄형법정주의, 특히 명확성 원칙에 정면으로 배치될 소지가 있다"고 지적했다.법왜곡죄법은 판검사 등이 타인에게 위법·부당하게 이익을 주거나 권익을 해할 목적으로 재판·수사 중인 사건에 관해 법을 왜곡하면 10년 이하의 징역과 10년 이하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한 내용이 핵심이다.위헌 논란이 당 안팎에서 일자 민주당은 법왜곡죄의 적용 대상을 민사·행정 사건 등을 제외한 형사사건에 한정하고 법 왜곡 행위를 규정한 조문을 수정한 후 국회 본회의에 올렸다.이를 두고 판사 출신 변호사는 "여전히 법 왜곡에 대한 규정이 모호하다. 명확성의 원칙을 위반해 위헌 소지가 크다"고 지적했다. -
- ▲ 법원. ⓒ뉴데일리 DB
◆ "명확성 원칙 위반 소지… 귀에 걸면 귀걸이 코에 걸면 코걸이로 해석 가능""예컨대 살인죄는 칼로 죽이는 것, 넘어뜨려 죽이는 것, 독약을 먹게하는 것 등 명확하게 구분된다. 하지만 법왜곡죄에서 '왜곡'의 기준은 너무나 모호하다."법왜곡죄는 범죄 구형요건이 불명확해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반한다는 지적과 함께 제시된 예시다. 죄형법정주의는 '법에 어떤 행위가 처벌되고 어떤 행위가 처벌되지 않는지' 명확하게 규정돼야 한다는 원칙이다. 그는 "정치적으로 자의적 해석이 될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와 함께 "원칙에 반해 위헌 가능성이 높다"는 설명을 제시했다.그는 입법 방식에 대해서도 필요성이 있다 하더라도 충분한 숙의와 설득 과정이 선행돼야 한다"며 "지금처럼 속도전으로 가는 방식은 졸속이라는 평가를 피하기 어렵다"는 꼬집었다.이어 "어느 조직이든 썩은 부분이 있으면 건전한 부분도 있다. 전체를 카르텔로 규정하고 형사처벌로 통제하려는 접근은 위험하다"며 "법은 권력을 견제하는 수단이어야지, 권력이 휘두르는 도구가 되어서는 안 된다"고 덧붙였다.그러면서 "민주당은 썩은 부분을 도려내야 한다며 법왜곡죄를 신설하겠다고 나선 건데, 정작 조희대 대법원장과 지귀연 재판장을 청문회 소환하고 인신공격한 것은 여당 아니냐"며 "이미 사법부를 향해 '알아서 기어라'라는 식으로 공격한 뒤 거기에 대한 후속 수단으로 법을 신설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
- ▲ 검찰. ⓒ뉴데일리 DB
◆ "시기적으로 사법부 재갈물리는 입법 … 독일과 우리 법체계 달라"판사 출신 변호사는 먼저 입법 추진 시점을 문제 삼았다. 그는 "지금 시점에서 이런 법을 밀어붙이면 결국 사법부에 재갈을 물리겠다는 것으로 비칠 수밖에 없다"며 "최고 권력자의 사법 리스크가 현존하는 상황에서 추진되는 입법이기 때문에 오해를 자초하는 측면이 있다"고 했다.이어 "힘이 있을 때 초창기에 무리하게 밀어붙이면 '이재명 대통령의 사법 리스크 탈출책 아니냐'는 의심을 충분히 받을 수 있다"고 말했다. 정권에 불리한 판결을 처벌하겠다는 발상이라는 지적이다.민주당이 나치에 부역한 판사를 처벌하는 등 과거사 청산 목적으로 법왜곡죄를 만든 독일 사례를 들며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독일의 법 체계가 우리의 상황은 다르다는 이유에서다.그는 "독일은 한국 같은 포괄적 직권남용죄가 없다"며 "독일에서도 실제로 그 조항으로 처벌된 사례는 거의 없었기 때문에 상징적·정치적 입법에 그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법원 차원의 집단적 우려가 이미 공식화된 것도 언급했다. 지난달 25일 열린 전국법원장회의에서 법원장들은 "법왜곡죄 수정안을 고려하더라도 범죄 구성요건이 추상적이어서 처벌 범위가 지나치게 확대될 수 있고, 처벌 조항으로 인해 고소·고발이 남발되는 등 심대한 부작용이 발생한다"며 강한 우려 의견을 냈다.이를 두고 판사 출신 변호사는 "법원장들은 정치적 목소리를 내는 것을 상당히 꺼려왔다"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전국 법원장들이 긴급 회의까지 소집해 성명을 낸 것은 매우 이례적"이라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