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양평경찰서는 20일 지난 4일 저녁 9시 55분께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 갑산공원의 고(故) 최진실씨 묘역 앞에서 한 남자가 최씨의 분묘를 깨는 모습이 담긴 CCTV를 공개했다. (위로부터)故 최진실씨 묘역에 한 남자가 나타나 묘역을 부수다가 잠시 쉬었다가 다시 묘역을 부수고 있다.  ⓒ 연합뉴스
    ▲ 양평경찰서는 20일 지난 4일 저녁 9시 55분께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 갑산공원의 고(故) 최진실씨 묘역 앞에서 한 남자가 최씨의 분묘를 깨는 모습이 담긴 CCTV를 공개했다. (위로부터)故 최진실씨 묘역에 한 남자가 나타나 묘역을 부수다가 잠시 쉬었다가 다시 묘역을 부수고 있다.  ⓒ 연합뉴스

    지난 15일 전 국민을 경악케 했던 '최진실 유골함 도난 사건'의 유력한 용의자가 CCTV에 잡혔다.

    이번 사건을 수사중인 경기도 양평경찰서는 20일 오후 3시 기자회견을 갖고 "지난 4일 3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으로 보이는 한 남성이 최진실의 유골함을 훔쳐가는 모습이 찍힌 CCTV 녹화 화면을 확보·조사 중"이라고 밝혔다.

    최진실의 납골묘에서 20여m 떨어진 CCTV를 통해 공개된 이 남성은 손망치로 분묘를 깨고 유골함을 꺼내갔는데, 유골함을 훔친 뒤 5시간 후 다시 돌아와 걸레와 빗자루를 이용, 주변을 깨끗이 정리하는 등 용의주도한 모습을 보였다.

    경찰에 따르면 범행 시간대도 당초 밝혔던 14일보다 10일 이상 앞선 4일 오후 9시 55분에서 다음날 오전 3시 41분께로 드러났는데, 이에 대해 경찰은 "언론보도를 통해 범인이 숨어버릴 우려가 있어 심리수사 차원에서 이를 숨겨왔다"고 해명했다.

    실제로 경찰은 지난 15일 사건 발생 직후 갑산공원에 달려간 취재진을 상대로 수사 결과를 설명하던 중 당시 CCTV의 촬영분이 없느냐는 지적에 "CCTV 분석 결과 12일 벼락을 맞아 카메라가 깨졌다"며 "사건 당일 CCTV는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고, 대신 갑산공원으로 향하는 도로변 CCTV를 분석중에 있다"고 답했었다.

    한마디로 해당 분묘 근처 CCTV로는 범행 장면을 알수 없으니 국도 주변에 있는 폐쇄회로TV를 검사해 수상한 용의자를 찾아보겠다는 말로 용의자 추적에 어려움을 겪고 있음을 드러냈었다.

    그러나 사실 경찰은 사건 당일 현장으로 출동해 CCTV가 고장나 13일부터 녹화가 되지 않은 것을 발견했지만 12일까지의 녹화 분량이 그대로 남아 있다는 사실을 발견, 범인이 사전 답사를 했을 경우 행적을 알 수 있을 것이라는 예감을 가졌던 것으로 보인다.

  • ▲ 15일 유골함이 도난당한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 갑산공원 탤런트 故 최진실씨 묘원.  ⓒ 연합뉴스
    ▲ 15일 유골함이 도난당한 경기도 양평군 양수리 갑산공원 탤런트 故 최진실씨 묘원.  ⓒ 연합뉴스

    이날 경찰의 '깜짝발표'로 난감해 진 것은 갑산공원 측도 마찬가지.

    갑산공원 관계자들은 15일 이후 각종 언론들과의 인터뷰에서 "15일 오전 8시 10분께 최진실의 유골함이 도난당한 사실을 발견했다"며 "전날(14일) 오후 6시 묘원을 순찰할 때까지 이상한 점이 없었다"라고 밝혀 14일 오후 6시 이후부터 다음날 오전 8시 사이에 범행이 이뤄졌을 것이라는 추측을 가능케 했다.

    또한 유골함 도난 사실을 처음으로 발견해 신고한 것으로 알려진 갑산공원 관리이사는 "15일 아침 직원이 묘원을 순찰하던 중 최씨 납골분묘 주변에 꽃바구니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는 것을 발견해 이를 정리하다 최씨의 분묘가 깨져 있고 유골함이 없어진 것을 확인해 경찰에 신고했다"고 밝혀 언론으로 하여금 범행시간이 14~15일 사이라는 확신을 갖게 했다.

    따라서 갑산공원 측이 과연 유골함 도난 사실을 사전에 인지하고 있었는지 여부에 대한 '추가 조사' 역시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20일 경찰이 공개한 폐쇄회로 TV화면을 살펴보면 범인이 대리석 재질의 분묘를 깰 당시 가장 약한 부분인 모서리만 손망치로 깨는 장면이 나오는데 이를 두고 브리핑 현장에 있던 우재진 수사과장은 "용의자가 대리석을 다루는 일에 굉장히 숙달된 전문가로 판단된다"며 "관련 업종 종사자를 대상으로도 수사를 진행중에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