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15일 탤런트 故 최진실의 유골함이 도난당한 경기 양평 갑산공원 최진실 묘의 모습.  ⓒ 연합뉴스
    ▲ 15일 탤런트 故 최진실의 유골함이 도난당한 경기 양평 갑산공원 최진실 묘의 모습.  ⓒ 연합뉴스

    고 최진실의 유골함이 통째로 도난당하는 사건이 발생해 전국민을 충격 속에 빠뜨린 가운데, 한 경찰 관계자가 조사 결과 "당시 범행이 추정되는 시간에 묘역 인근에 설치된 CCTV가 벼락을 맞고 고장나 촬영 테잎이 없다"는 황당한 대답을 늘어 놓아 빈축을 사고 있다.

    양평경찰서 관계자는 15일 사건 발생 직후 갑산공원에 달려간 취재진을 상대로 수사 결과를 설명하던 중 '당시 CCTV의 촬영분이 없느냐'는 지적에 "CCTV 분석결과 지난 12일 벼락을 맞아 카메라가 깨졌다"면서 "사건 당일 CCTV는 작동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해 용의자 추적에 난항을 겪고 있음을 토로했다.

    이어 이 관계자는 "대신 공원으로 이어지는 국도에 설치된 2개의 CCTV를 확보해 확인작업을 벌이고 있다"며 "할수 있는한 모든 가능성을 열어 놓고 전면 수사를 벌이고 있다"고 덧붙였다.

    갑산공원 측은 "이 공원에는 직원 1명이 상주, 24시간 묘역을 관리하는 데 사건 전날인 14일 오후 6시경에도 아무런 이상을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실제로 고 최진실과 막역한 사이로 알려진 탤런트 조연우는 "14일 오후 4~5시 사이 갑산공원 묘원을 다녀갔다"고 전하며 "당시만해도 최진실씨의 납골분묘에 어떠한 이상도 발견할 수 없었다"고 밝혔다.

    분묘의 남쪽 모서리가 깨지고 유골함이 도난당한 것을 안 시점은 다음날 오전 7시경. 따라서 범인은 전날 오후 6시 이후부터 이튿날 아침까지 관리가 소홀해진 시간을 틈타 범행을 벌인 것으로 보인다.

    한편 해당 묘역을 관리하는 갑산공원 전병기 관리사무소장은 15일 연합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범인은 쇠망치로 추정되는 대형 도구로 묘역 벽면을 깬 것으로 보인다"고 밝혀, 이번 사건이 개인의 우발적인 소행 보다는 사전에 치밀하게 짜여진 계획적인 범행일 가능성이 높음을 시사했다.

    전 소장 역시 이같은 추정을 뒷받침하는 증언을 남겼다. 이날 인터뷰에서 그는 "깨진 벽면이 화강암 재질에 두께가 7㎝나 돼 쇠망치와 같은 대형 공구 외에는 부수기 어렵다"며 "아마도 15~16차례 정도 내려친 것으로 추정된다"고 자세히 설명했다. 또 그는 "빈 소주병 2병이 묘역 뒤쪽 벽면 바로 앞에 놓여 있었고 병마개가 2~3m 거리에 각각 흩어져 있었다"며 "만약 절도범이 소주를 놓고 제사를 지내려고 했다면 묘역 앞쪽에서 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분묘 앞에 조화가 널부러져 있고 술을 2병이나 마셨다는 점에서 한 이름모를 극성팬의 소행일 수도 있겠으나 벽면을 부수기 위해 도구까지 동원했다면 '특정 목적' 하에 단독 혹은 공범과 미리 짜고 공원 관리의 허술한 틈(관리자의 부재, CCTV고장)을 타 분묘를 훼손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