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검 중수부(이인규 검사장)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을 받고 있는 천신일 세중나모여행 회장의 주가조작 혐의도 수사 중인 것으로 20일 확인됐다.
    검찰은 천 회장을 21일 다시 불러 박 전 회장과 대질신문하는 등 마무리 조사를 한 뒤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와 조세포탈 및 증권거래법 위반 혐의로 사전구속영장을 청구할 방침이다.
    검찰은 천 회장이 2003년 나모인터랙티브, 2006년 세중여행을 각각 합병해 세중나모여행사를 만드는 과정과 잦은 합병·분할을 통해 13개 계열사를 거느리는 과정에서 주가를 조작한 혐의를 포착했다.
    세중나모여행은 2007년 투어몰과 세중모비즈를 합병하고 IT(정보기술) 부문은 분할해 세중에스엔씨를 계열사로 추가했으며 이때마다 세중나모여행 주가가 급등했다는 것이다.
    천 회장과 가족, 또 계열사인 세성항운과 세중아이앤씨는 2007년 4월 100만주, 5월 92만7천주, 11월 135만주를 주당 6천∼1만2천원에 내다 팔았다.
    검찰은 그동안 천 회장이 작년 7∼11월 국세청이 태광실업을 세무조사할 때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에게 조사 중단을 청탁하고 박 전 회장으로부터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집중 수사해왔다.
    검찰은 로비 대가로 박 전 회장이 세중아이앤씨에 투자했던 자금 중 7억여원을 회수하지 않았다고 보고 있으며 작년 8월 중국 베이징에서 박 전 회장이 선수단 격려금 명목으로 건넨 15만 위안(2천300만원)도 알선수재 혐의에 포함할지를 검토 중이다.
    천 회장은 또 세중나모여행 주식을 박 전 회장 지인들의 명의를 빌려 차명보유하고, 세 자녀가 이 주식을 사들이게 하는 방법으로 증여세 85억원을 내지 않는 등 양도세를 합쳐 100억원 정도의 세금을 포탈한 혐의도 받고 있다.
    천 회장은 검찰 조사에서 "세무조사 무마 로비와 관련해 단 1달러도 받지 않았다"는 기존 주장대로 혐의를 대체로 부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천 회장이 사용한 5개의 휴대전화 통화내역을 분석해 세무조사 전후로 한 전 청장과 집중적으로 통화한 사실을 밝혀냈다.
    또 박 전 회장을 포함해 사돈인 김정복 전 중부지방국세청장, 천 회장, 정승영 정산개발 사장을 비롯한 회사 임직원 등이 호텔과 휴켐스 사무실 등에서 수시로 대책회의를 열었던 사실도 확인했다.
    검찰은 이날 오전 미국에 체류 중인 한 전 청장으로부터 서명ㆍ날인된 진술서를 팩스로 제출받았으며 보충 답변이 필요한 부분은 전화로 묻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검찰은 지난해 국세청이 CJ그룹을 세무조사할 때 천 회장이 도와줬다는 첩보와 관련해 최근 이재현 CJ그룹 회장을 세 차례 참고인으로 불러 조사했으나 수사에 도움이 되는 단서를 찾지 못해 사실상 무혐의 종결 결론을 내렸다. (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