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검 중수부(이인규 검사장)는 19일 오전 10시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의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관련해 천신일 세중나모여행사 회장을 피의자 신분으로 소환했다.
    천 회장은 세간에서 고려대 동기 동창인 이명박 대통령의 최측근 기업인으로 꼽히며 박 전 회장과는 30여년간 `의형제'로 지내온 사이다.
    검찰에 따르면 천 회장은 작년 7∼11월 국세청이 태광실업을 세무조사할 때 한상률 당시 국세청장에게 세무조사 중단을 청탁하고 박 전 회장으로부터 `경제적 이득'을 얻은 혐의(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알선수재)를 받고 있다.
    천 회장은 2003년 세중나모인터랙티브를 합병하는 시점부터 박 전 회장 지인들의 명의를 빌려 주식을 차명보유하고, 세 자녀가 2006년 4월 세중여행 합병 전에 이 주식을 사들이게 하는 수법으로 증여세를 포탈하고 일부 양도세를 탈루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천 회장을 상대로 김정복 전 중부국세청장, 이종찬 전 민정수석과 함게 세무조사 무마를 위한 대책회의를 연 뒤 한 전 청장 등 국세청 인사를 상대로 로비를 벌였는지를 집중 조사 중이다.
    검찰은 이와 관련, 미국에 체류 중인 한 전 청장으로부터 진술서 20여장을 이날 오전 이메일로 전달받았다. 한씨는 진술서에서 천 회장과 전화통화하는 등 접촉한 사실 등은 인정하면서도 청탁을 받아들이지 않고 정상적으로 세무조사를 진행했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그동안 통화내역 조회를 통해 천 회장이 한 전 청장을 접촉한 사실까지는 확인했으나 세무조사 보고서의 왜곡ㆍ변형 흔적은 없어 한 전 청장이 청탁을 받았어도 실제 들어주지는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검찰은 `실패한 로비'라 하더라도 천 회장이 한 전 청장에게 청탁을 했고, 박 전 회장으로부터 이를 대가로 `경제적 이득'을 얻었다면 알선수재 혐의로 처벌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검찰은 이날 밤 늦게 일단 천 회장을 귀가시키되 그를 세무조사 무마로비의 `몸통'으로 보고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방안을 검토할 예정이다.
    천 회장은 대통령 특별당비 30억원 대납 및 포스코 회장 인사 개입 의혹 등도 받고 있으나 검찰은 `박연차 게이트' 수사에 집중, 세무조사 무마 로비 의혹과 조세포탈 혐의만 조사할 것으로 알려졌다.(서울=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