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CTS기독교텔레비전(사장 감경철)이 종교를 비판하는 방송을 내보내는 과정에서 타 종교 어린이들의 얼굴을 그대로 노출시켜 아동인권침해 논란을 빚고 있다. 

    지난 1일 오전에는 해당 피해 어린이의 부모들이 CTS 기독교 TV사옥 앞에서 2차 기자회견을 갖고 사과방송을 해서 어린이들이 입은 피해를 회복하라고 요구했다. 1차 기자회견은 지난달 4일 같은 장소에서 열렸다. 피해 어린이 부모들은 해당 어린이들의 인권회복과 정신적 고통 해소를 목적으로 지난달 초 ‘CTS방송피해자모임(씨피엠)을 결성하고 인터넷 카페를 개설해 피해를 알리는 등의 활동을 해오고 있다.

    씨피엠은 이날 회견에서 CTS방송으로 어린이들이 인권과 인격권 침해를 당하고 왕따, 우울증, 대인기피증 등 정신적 고통을 호소해 이들의 명예와 인격 회복을 위해 CTS가 사과방송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날 회견에서 눈길을 끈 것은 해당 어린이의 육성 호소문과 이명박 대통령에게 보내는 청원 편지까지 공개됐다는 점이다. 그동안 피해 어린이 부모들은 정신적 고통이 커질 것을 우려해 활동 과정에서 최대한 해당 어린이들을 배제해 왔다. 하지만 지난달 1차 회견 후 CTS의 반응에 황당함을 감추지 못한 어린이들이 직접 나서겠다는 의사를 밝혀 일단 육성 편지를 공개하기로 했다고 한다.

    피해 어린이들의 육성 편지 내용은 CTS 사장에게 보내는 호소문과 이 대통령에게 보내는 청원서다. 편지 내용은 CTS방송 때문에 정신적 고통이 매우 크다는 것과 사과방송을 해서 짓밟힌 인권과 명예를 회복해달라는 것이다. 해당 어린이들은 방송 이후 불안하고 우울한 생활을 하며 정서적 장애를 겪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씨피엠 박모(39) 씨는 "방영 당시 처음부터 사과방송을 요구했지만 방송국은 들은 체도 하지 않았다. 방송을 통해 아이들이 피해를 받았다는 것은 보지 않아도 알 수 있는 것인데 CTS는 확인할 수 없으니 사과방송할 수 없고 한기총 방침에 따라 방송한 것이어서 아무 문제 없다고 발뺌하고 있다”며 “아이들이 분명히 방송으로 큰 상처를 받았기 때문에 그 방송이 잘못된 것이고 미안하다는 사과를 방송으로 해줘야만 아이들의 상처가 나을 수 있다"고 토로했다.

    씨피엠 이모(42) 씨는 "사춘기에 접어든 딸은 외출할 때도 남이 얼굴을 알아볼까봐 모자를 쓰고, 프라이버시를 침해받은 충격으로 학교생활에도 지장받고 있다"며 "'딸이 '방송에서 잘못한 것은 방송으로 사과해야 그 방송을 본 사람들에게 떳떳하게 나설 수 있지 않겠느냐'고 말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씨는 또 ”딸이 '방송이 아무 죄없는 나를 나쁜 아이로 비쳐지게 해서 친구에게 절교 선언까지 들었으니까 그 친구에게 사과방송을 보여주고 그 방송이 잘못된 것이라는 사실을 알려줘야만 한다'고 애원하고 있다”며 “빨리 사과방송을 받아내서 딸이 헤어진 친구와 다시 좋은 관계가 될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다”고 말했다.

    씨피엠은 2차 회견이 끝나고 CTS 측에 어린이들의 호소문과 함께 회견 자료를 전달하려고 했으나 CTS가 거절해 성사되지 않았다. CTS는 사실 확인을 위한 기본 인터뷰조차 일체 거절했다.

    씨피엠 문선희 대표는 "한번도 아니고 두 번씩이나 아이들이 직접 쓴 호소 편지까지 받지 않겠다는 CTS를 어떻게 이해해야 할지 모르겠다“며 ”아이들 인격을 끝까지 모욕하고 방송윤리까지 외면하면서 변명을 늘어놓는 방송사를 도저히 용납할 수 없다. 끝까지 사과방송을 받아내서 우리 아이들이 행복해질 수 있도록 하겠다“며 주먹을 불끈 쥐었다.

    이날 우편엽서를 통해서 아동인권 침해에 대한 시민들의 개개인의 살아있는 목소리를 수렴하는 모습도 눈길을 끌었다. 시민들은 엽서에 “분명 CTS가 죄를 지었다”면서 “아이들에게 정중하게 사과방송해서 용서를 받아라”는 등의 내용을 썼다. 시민 300여명의 여론이 수렴된 엽서는 다음날 우편으로 CTS 측에 전달됐다.

    CTS는 지난 2006년 12월 해당 어린이들의 동영상을 모자이크 처리 없이 무단으로 사용하고 해당 어린이를 모욕하고 비하하는 내용의 방송을 내보내 초상권과 사생활 등 인격권과 아동인권을 침해했다. 이후에는 어린이들과 한 약속을 어기고 인터넷에까지 내용을 퍼뜨린 것으로 밝혀져 도덕성 논란도 불거졌다. 이로 인해 어린이들의 정신적 고통이 가중된 것으로 알려져 주변을 안타깝게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