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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 종교비방 방송에 악용돼 인권과 인격권을 침해당해 정신적 고통을 받는 자녀를 위해 부모들이 거리로 나섰다.
지난 4일 오전 10시 30분 CTS기독교TV 건물 앞에서 피해 아동 부모와 가족 30여명은 ‘아동의 인격을 살해하고 정신적 고통까지 철저히 외면하는 CTS를 규탄하는 기자회견’을 가졌다.
이날 피해 아동 부모 이모(42) 씨는 “CTS기독교TV(이하 CTS)는 UN아동권리협약에 명시한 아동 이익의 최우선 원칙을 무시하고 아동복지법과 방송법까지 위반하면서 어린 아이들의 동영상을 악용해 놓고, 사과방송을 요청하는 피해 아동과 부모들에게는 ‘법대로 하라’고 오기를 부리는 파렴치한 아동범죄단체”라며 "CTS는 일말의 도덕과 양심이라도 있다면 반드시 진심어린 사과방송을 해라"고 규탄했다.
CTS는 지난 2006년 12월 자사 제작 방송 프로그램에 타 종교 아동의 영상을 무단으로 가져가 얼굴과 신분을 고스란히 보여주면서 타 종교를 비방하는 데 사용했다. CTS방송피해자모임(이하 CPM)에 따르면 당시 문제의 방송이 나간 직후 피해 아동들이 학교에서 놀림 받고 따돌림을 당하는 등 정신적 피해가 발생했다. 피해 아동 부모들은 CTS를 찾아 피해 사실을 알렸고, CTS는 공문을 통해 문제의 방송물 판매 금지와 인터넷 유포 중지 등을 약속했다고 한다. 그러나 피해자들의 주장에 따르면 CTS는 약속과 달리 후속 조치를 제대로 취하지 않았고, 문제의 방영물이 인터넷 여러 곳에 유포돼 아동들의 정신적 피해가 확산됐다.
피해 아동 부모들은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서는 사과방송만이 유일한 해법이라고 판단, CTS를 찾아 해결책을 요구했으나 “한국 기독교의 86개 교단이 설립한 방송국으로 한기총의 기본방침을 가지고 방송할 수 밖에 없다”는 답변만 들었다. CTS는 “차후 프로그램이 인터넷이나 기타 영상물로 유포되는 일은 없을테니 안심하고 학업 생활에 충실하길 바란다”는 공문을 보냈지만 공문 내용 대부분이 변명과 문제의 방송에 대한 정당화뿐이었다고 한다.
약속을 위반하고 방영물이 인터넷에 유포된 까닭에 2년 가까이 정신적 피해를 입고 있는 아이들은 우울증, 대인기피증, 자살 충동 등 정신 건강에 위협을 받고 있다.
CPM 대표 문선희(42) 씨는 “아이들이 사과방송을 해주기를 바라고 있지만 방송사는 부모들이 아이를 이용해 뭔가를 얻어내려고 한다고 생각하고 부모들을 매도하고 있다”며 “CTS는 사과방송을 요구하며 피켓 시위를 하는 엄마들의 피켓과 카메라를 빼앗고, 험한 욕설과 막말을 하고 손찌검까지 하려고 했다. ‘낫으로 플래카드를 갈기갈기 찢어버리겠다’는 협박도 서슴지 않았다”고 밝혔다.
문씨는 “CTS는 자회사 건물 현관에 ‘영유아는 나라의 미래입니다’라는 문구를 버젓이 내걸어 놓았으면서 정작 자신들이 저지른 잘못 때문에 아이들이 죽고싶다는데도 남탓만 하고 있다”고 울분을 토하면서 “내 아이는 소중하지만 남의 아이는 죽어도 상관없다는 것이 CTS의 기본정신이고 방송윤리냐. 아동 인격이나 권리를 우습게 여기는 CTS는 기독교방송이라는 이름을 걸고 있는 것을 창피하게 생각해야 한다”고 비판 수위를 높였다.
피해 부모들은 피해 아동들이 문제의 방송으로 우울증 및 대인기피증으로 집밖에 나가지도 않고 극심한 정신적 고통을 받고 있다고 전했다. 또 정신과 치료를 받거나 왕따 때문에 학교 가기 싫다고 하고 죽고 싶다는 아이, 장래 꿈을 포기하는 아이, 정신적 불안 때문에 자학하는 아이, 친지와 불화를 겪고 있는 가정까지 피해 유형이 다양해지고 있다고 밝혔다.
이들은 아동들이 입은 피해를 회복하는 유일한 해법은 사과방송 외에는 없다는 생각이다. CPM은 CTS가 잘못을 깨끗이 인정하고 사과방송으로 아이들의 고통을 해결해줄 때까지 끝까지 싸우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내비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