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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수희 의원에게 한 마디만 꼬집겠다. 진 의원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배지를 달게 해 준 데 고마워해야 하는 것 아니냐"
박 전 대표 진영의 곽성문 의원은 16일 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이같이 말했다. 지난 13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 진영의 진 의원이 뉴데일리와 만나 "고정지지층만 있는 박 전 대표가 후보가 되면 한나라당은 망한다"고 말한 데 대한 맞대응이다. 박 전 대표 캠프는 이날 진 의원의 발언에 격앙했다. 캠프 관계자들은 "어떻게 전직 당 대표에게 이런 막말을 할 수 있느냐"며 강한 불쾌감을 드러냈다.
"비례 17번으로 배지단 진수희, (박근혜에)감사해야"
"어떻게 그런 해괴한 논리를 펴는지…" 개탄곽 의원은 이날 인터뷰를 통해 "굳이 노골적으로 반박하고 싶지 않았는데 이건 좀 표현이 지나쳐서 그냥 넘어갈 수 없었다"고 불편한 심경을 여과없이 나타냈다. "(박 전 대표가 후보가 되면)한나라당이 망한다"는 진 의원의 발언에 대해선 "망발"이라고 강하게 비판했다. 그는 "4·15총선 당시 탄핵역풍으로 거의 와해위기에 빠졌던 한나라당을 지금의 제1당으로 만들고 그동안 지지율을 한자리 숫자에서 50%대까지 끌어올리고 당을 살렸다는 것은 당원은 물론 국민 모두가 안다"면서 "어떻게 그런 해괴한 논리를 펴는지…"라고 개탄했다.
그는 "한 마디만 꼬집는다면 진 의원이 비례대표 17번인데 그때 분위기로는 거기까지 당선되기 힘들었다. 박 전 대표가 강행군을 펼치면서 (비례대표)21번까지 간 것이다"며 "배지를 달게 된 데 (박 전 대표에게)감사를 드려야지, 거침없이 말을 쏟아내는 게 진 의원의 성격인지는 모르지만 혹시 이미 선거가 다 끝난 것 처럼 오만에 빠진 그쪽 캠프(이명박 진영) 분위기를 반영하는게 아닌가 걱정스럽다"고 꼬집었다.
이어 "혹시 초조해진 나머지 캠프에서 거꾸로 (박 전 대표에게) 대대적 반격에 나서고 있는게 아닌지 모르겠다"고도 했다. 곽 의원은 또 "(진 의원이)해당행위, 윤리위 운운했는데 당의 유력 대선후보에게 이렇게 품위없는 네거티브 비방을 하는 진 의원이야 말로 책임있게 사과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여지없는 해당행위다"고 질타한 뒤 "지도부가 윤리위를 통해 명확히 주의를 줘야 하고 엄중히 경고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경선을 하다보면 경쟁이 과열되기도 하고 본의 아니게 그런 비방이 나올 수도 있고 오버할 수도 있지만 경선 뒤 후유증 없이 단합하려면 남들이 우려하는 수준까지 가면 안되고 후보에 대해서는 거론을 하지 말자"고 주문했다.
"6·3동지회가 정치단체가 됐는데 이게 최고위원이 할 일이냐"
"이명박 강점이나 얘기하지 왜 상대후보 헐뜯나"문제가 됐던 자체여론조사에 대해서도 말문을 열었다. 그는 "현재 (두 후보의 지지율)격차가 20%가 넘는 여론조사 수치는 뭔가 정상이 아니다. 허구가 들어있고 착시현상이 일어나는 것이 아닌가 하는게 전반적인 인식"이라며 언론매체를 통해 발표되는 각종 여론조사의 신빙성에 의혹을 던졌다. 그는 "우리 자체조사에서도 지는 걸로 나온다. 이기고 있다는 게 아니다"며 "진짜 두배 격차가 난다면 굳이 상대 캠프에서 내놓은 것(자체여론조사)에 대응할 필요없는 것 아니냐"고 주장한 뒤 "이 전 시장 캠프 측 스스로가 40%의 지지율이 허상이라는 것을 자인한다는 반증"이라고 지적했다.
곽 의원은 "우리 캠프는 수치에 연연하지 않는다. 아직 시간도 있다"며 거듭 "이 전 시장 캠프 관계자들이 40%지지율 수치의 허상에 빠져 더 깊은 늪속으로 빠져드는 게 아닌가 걱정"이라고 말했다. 또 서청원 전 대표의 캠프 합류를 "(일반국민들에게)'차떼기'를 연상시키기 때문에 좋지않은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진 의원의 발언에 대해서도 "서 전 대표 폄훼발언으로 예의가 아니다"고 비판했다.
최고지도부 중립논란에 섰던 이재오 최고위원을 두고도 진 의원은 "(현 최고위원들)5명 중 4명은 친박이다. 이 최고위원이 그만큼 움직이지 않으면, 혹은 이 최고위원이 빠져있으면 지도부가 박 전 대표에 쏠릴 수밖에 없다. 그나마 이 최고위원이 있어 균형추를 잡아 당이 중심을 잡는 것이지 이 최고위원이 가만히 있거나 없을 경우 당은 (박 전 대표에게)확 쏠린다"고 주장했다.
곽 의원은 진 의원의 이같은 주장에 대해 "이 최고위원이 거의 협박성으로 줄세우기를 하고 있고 6·3동지회가 정치단체가 돼 전국 시군구를 넘어 군 단위까지 조직을 하고 있는데 그게 최고위원이 할 일이냐"며 "최고위원을 내놓고 캠프에 가서 본부장을 맡든 조직책을 맡든 해야지 최고위에서 그런식으로 행동하는 것은 중진으로서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 6·3동지회는 이 최고위원이 회장직을 맡은 조직으로 최근 각 시·도지부 창립대회를 개최하는 등 전국조직 구축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는 이어 "TV토론에 관한 한 게임이 안된다고 본다. 솔직히 얘기하면 박 전 대표가 TV토론을 잘한 기억이 별로 없다"는 진 의원 발언에 대해서도 "이 전 시장도 이 전 시장대로 강점이 얼마나 많으냐. 그런 걸 얘기하면 되지 왜 헐뜯느냐. 평가는 나중에 국민이 할 것 아니냐"고 불쾌해 했다.
박근혜 "당당하게 하자" 주문, "요즘 캠프 분위기도 좋다"
곽 의원은 "요즘 캠프 분위기가 좋다"고 전했다. "자발적으로 열심히 하고 있고 자신감도 굉장하다"고 말했다. 그는 서 전 대표의 캠프 합류 이후 분위기가 더 좋아졌다고 설명하면서 "그가 여러 역할을 할 것"이라고 기대했다. 특히 수도권과 충청권에서 효과가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서 전 대표는 서울에서 5선을 지냈고 고향은 충남 천안이다. 박 전 대표 캠프는 현재 사용 중인 건물의 한 층을 더 빌려 본격적인 경선캠프를 가동한다. 곽 의원은 "조직팀도 다 한 지붕 아래 들어왔고 의원들이 자주 머물고 서 전 대표도 일주일에 한 두 번은 캠프에 나오겠다고 했다"며 최근 좋아진 분위기를 강조했다.
곽 의원은 또 "박 전 대표가 답답해 하는 게 하나 있다"고도 했다. 4·25보궐선거를 둘러싼 그에 대한 기대 때문이다. '미다스의 손(황금을 만드는 신화속의 손)'이라 불릴 만큼 지난 2004년 4·15총선 이후 치러진 각종 선거에서 연승행진을 이어오는 박 전 대표가 이번 4·25에서도 신화를 이어갈지를 두고 언론과 정치권은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또 매 선거 마다 그의 지지율이 크게 상승했다는 점을 근거로 현재 이 전 시장에 뒤쳐져 있는 그의 지지율이 4·25선거를 계기로 반전을 이룰 수 있을지는 가장 큰 관심거리다.
곽 의원은 "최근 신문에서 '40대0 불패신화 이어갈 것인가'라는 제목이 나오는데 박 전 대표가 답답해 한다. 선거지원은 당 대표로서 할 일을 다 했을 뿐이고 이번에도 지원요청이 오는 곳은 당인으로서 지원하는 게 당연한 도리라고 생각하는데…"라고 했다. 선거지원이 마치 자신의 대권을 위한 전략으로 비쳐지는 것이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곽 의원은 "(선거지원 유세가서)후보 얘기하지 본인 얘기하는 것 아니지 않느냐"고 했다.
최근 박 전 대표는 캠프 관계자들에게 "당당하게 하자"고 주문했다고 한다. 곽 의원은 "여러 수치와 트렌드상의 격차가 이 전 시장과 한 자리 숫자 내외로 줄어들고 있어 수치에도 매우 고무적"이라는 내부 분위기도 전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