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계와 동북아평화포럼'의 장성민 대표가 30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비선라인 가동 남북접촉'에 대해 "안희정씨 외에 또 다른 비선라인 있을 것" "노무현 대통령의 입장표명이 있어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장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프로그램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해 이같이 말했다. 그는 국민의 정부 시절 청와대 국정상황실장을 지낸 바 있다.

    장 대표는 "북측에서 더 적극적으로 남측과의 비선라인을 찾고 있다"며 "남쪽에서도 지금 이 라인(안씨 라인) 외에 또 다른 비선라인이 있을 것"이라고 의구심을 제기해 눈길을 끌었다. 또 "얼마 전에 북한에 다녀온 미국의 한 교수로부터 간접적으로 들은 바에 의하면, 북측관계자들이 사실상 남쪽에 비선라인이 있다고 하는 것을 스스로 그 교수에게 공개한 것이 깜짝 놀랐다고 한다"고 덧붙였다.

    장 대표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핵실험으로 남북간 공식라인이 완전히 두절되자, 남북 모두 비공식 라인을 찾았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북측에서 비선 라인을 찾고 있었고 남측에서도 이에 관심을 가졌다"면서 "또 작년 10월 9일 북핵실험 이후 남북관계가 막혀있는 부분이 많다 보니 이 부분을 뚫고 나가야 되겠다는 생각을 (청와대에서) 가졌을 것"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그는 이어 이번 사건이 많은 논란을 불러올 것이라고 전망했다. 장 대표는 "(이번 사건으로) 남북한 관계의 투명성이 하루아침에 헝클어져 버렸다"면서 "안씨가 작년 10월 20일 이종석 당시 통일부장관을 찾아가 이 문제를 상의했었다. 안씨의 행위가 위법행위인지, 노 대통령이 지시한 통치행위인지 등 논란이 많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또 "지금 간신히 비선라인을 통해 남북정상회담에 대한 출구가 열려가는 시점에 이것이(비선라인 가동이) 드러났기 때문에 다시 교착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관측했다.

    북측에서 안씨를 지명해 접촉이 진행됐다는 주장과 관련, 그는 "남측에서 386 핵심라인을 건의를 했을 것"이라며 부정적 견해를 밝혔다. 그는 "공식라인보다는 비선라인이 부담 없고, 또 386 핵심실세들이 청와대를 장악하고 있는 측면에서 그렇다"면서 "노 대통령에게 누가 가장 영향력이 있느냐, 노출이 안 되고 자유롭게 외부의 눈을 피하면서 접촉 폭을 넓혀나가느냐는 부분에서 적임자를 찾다 결과적으로 안씨가 자연스럽게 부각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안씨와 접촉했다는 아시아태평양위원회 참사 이호남에 대해 장 대표는 "국방위원장 김정일과 의사소통이 가능해서 이런 일(정상회담)을 주선할 수 있는 위치에 있는 것은 전혀 아니다"면서 "남쪽에 대한 정보나 여러 크고 작은 일을 북한에 연결해주거나 알려주는 실무급"이라고 설명했다.

    장 대표는 아울러 이화영 열린우리당 의원과 안씨는 상호의존적 역할을 했을 것이고, 두 사람의 북측인사 접촉이 이해찬 전 국무총리의 방북으로 이어졌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의원이 안씨와 동행한 이유는 한 사람(이 의원)은 공식활동 직함을 갖고 있고, 다른 한 사람은 비공식활동의 직함을 갖고 있기 때문"이라며 "상호의존적인 관계 속에서 대북라인을 한 번 구축해본다는 생각에서 두 사람이 역할을 같이 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또 "안씨가 이 전 총리에게 여러 메시지를 전달했었고, 이 의원도 몇차례에 걸쳐서 이 전 총리에게 그런 입장을 전달했다"며 이 전 총리의 방북과 '비선라인 가동'이 상당한 관계가 있음을 주장했다.

    한편, 한나라당에서 '비선라인 북측접촉'에 대해 불법행위를 철저히 따지고 있는 것과 관련, 그는 "이 부분에 대해서는 노 대통령의 입장표명이 있어야 된다"고 강하게 주장했다. 장 대표는 "남북관계발전법의 저촉행위인지, (노 대통령의) 통치행위인지 이런 차원에서도 분명하게 입장표명을 해야할 것"이라면서 "비선라인을 통해서 남북정상회담을 추진하거나 대북라인을 가동하진 않겠다고 국민 앞에 공언을 했었던 노 대통령의 말이 이제 허언이 됐다고 하는 것이 가장 큰 정치적인 의미가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