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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일보 1일자 사설 '이제 국보법 철폐 시한까지 정해 압박하는 북'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북한은 28일 평양에서 열린 남북 장관급 회담에서 국가보안법을 올 상반기내에 철폐하라고 요구했다고 조총련 기관지 조선신보가 보도했다. 조선신보는 “이번 회담에서 북측은 올해 상반기 안으로 쌍방 당국이 민족단합 실현에 저해가 되는 법적, 제도적 장치를 철폐하기 위한 조치를 취할 것을 제의했다. 미국을 비롯한 북의 오랜 적대국들이 새로운 행보를 보이고 있는 시점에서 국보법과 같은 악법을 없애는 문제는 이제 당위성의 문제가 아니라 실천에 옮겨져야 할 현실적인 과제”라고 주장했다.北북이 국보법 철폐라는 닳고 단 구호를 들고 나온 것이 어제 오늘의 얘기는 아니다. 그러나 이번엔 올 상반기, 그러니까 앞으로 4개월 내라는 시한까지 박아서 보안법을 없애라고 요구했다. 그러면서 보안법 철폐가 지난 13일 6자회담 합의 정신에 따라 당연히 실천에 옮겨야 할 과제인 것처럼 포장까지 했다. 이번 6자회담 합의가 30일 또는 60일 단위의 시한을 정해 북과 나머지 참가국들이 각자의 약속을 실천에 옮기기로 한 구조 속에 국보법 문제를 슬그머니 끼워 넣겠다는 것이다. 국민의 배를 곯게 하고 손에 넣은 핵무기라는 흉기에 기댄, 무례와 오만이 철철 넘친다.
이번 6자회담 합의는 북이 남을 인질로 삼을 수 있는 핵무기 제거는 뒤로 미루고, 국제사회 다른 구성원들에 안보 위협이 되는 ‘핵무기 추가 생산’을 일시 동결하겠다는 약속을 한 것이다. 대한민국의 안보는 북의 지난 10월 핵실험으로 결정적인 위기를 맞았고, 이 위기는 6자회담 합의로 조금도 경감되지 않았다.
그러나 북의 뻔뻔함을 탓할 일만도 아니다. 이 정권은 6자회담 합의 서명조차 기다리지 못하고 북에 쌀과 비료를 지원하기 위한 장관급 회담 날짜 잡기에 바빴다. 북으로선 “국보법은 이제 칼집에 집어넣어 박물관에 보낼 때가 됐다”고 했던 대통령이 아직 청와대 집무실에 남아 있을 때 국보법 철폐를 밀어붙여 보겠다는 생각을 할 만도 한 것이다. 북의 무례와 오만은 이 정부가 불러온 자업자득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