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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한글날 터진 북한의 핵실험 성공 소식에 정치권은 폭탄을 맞은 모습이다. 여야 모두 아연실색(啞然失色)하고 있다.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할 것이란 예측하고 있었지만 이처럼 갑작스런 북한의 도발은 예상치 못한 결과다.
여야 모두 긴급대책회의를 소집하고 진의파악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가장 놀란쪽은 열린우리당. 북한의 핵실험 강행 경고로 국민의 정부로부터 참여정부까지 이어져 온 대북정책에 대한 비판이 확산된 가운데 터진 북한의 핵실험 성공 소식은 설상가상격.
열린당은 북한의 핵실험 성공 보도 직후 12시 30분부터 긴급대책회의를 소집했다. 당 지도부는 오찬 일정까지 취소했다. 김근태 당의장은 "북한핵실험은 잘못된 것이고 용납할 수 없다. 모든 책임은 북한이 분명하게 져야 한다"고 성토했고 김한길 원내대표도 "핵실험 강행은 동북아 평화를 위협하는 중대한 도발행위로 북한의 무모한 오판을 강력히 규탄한다"고 비판했다.
우상호 대변인은 기자실을 찾아 "공식입장은 긴급대책회의가 끝난 이후 발표를 하겠지만 북한이 자신들의 공식적인 통신사를 통해 발표한 것으로 보아 신빙성이 있는 것으로 추론이 가능하다"며 북한의 핵실험 성공 보도를 사실로 받아들였다. 그는 "당은 북한이 오판에 근거해 무모한 핵실험을 하지 말 것을 여러차례 공개 경고했고 핵실험에 따르는 모든 책임은 북한이 져야 할 것"이라며 강하게 비판했다. 그러나 그의 표정엔 당혹함이 역력했다.한나라당의 목소리는 더욱 커졌다. 강재섭 대표의 영수회담 제의를 거부한 청와대를 향한 공세 수위를 높이는 것은 물론 정부의 정보공개와 안보내각 구성 등을 요구했다. 나경원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국제사회의 거듭된 경고를 무시하고 핵실험을 강행한 북한을 민족과 역사의 이름으로 규탄한다"고 맹비난했다.
나 대변인은 "북한 핵실험은 세계평화를 위협하는 도발적 행동이며 한반도 전쟁에 버금가는 위협적인 행동"이라며 "이제는 국가적 위기상황"이라고 진단한 뒤 "정부는 여야 영수회담을 통해 모든 정보를 공개해 초당적인 국가적 대응을 해라"고 촉구했다. 그는 이어 "정부는 비상사태 돌입을 선언하고 안보내각을 구성해 대처하라"고 주장했다.
민주당도 "북한의 막가파식 무분별한 행동에 심각한 우려를 표한다"며 강하게 규탄하고 나섰다. 이상열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어떠한 이유로도 이같은 북한의 무모하고 무책임한 핵실험은 용납될 수 없다"며 "국제사회의 거듭된 우려와 경고에도 불구하고 핵실험을 감행한 것은 한반도와 동북아 평화에 절대적이고 직접적인 위협을 가한 행위로 이로 인해 발생할 모든 책임은 북한이 져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정부는 민족의 명운이 걸린 사안인 북한의 핵실험 동향을 신속히 파악하고 우방과 긴밀한 협력을 통해 단호하고 강력하게 대처해라"고 강조했다.
민주노동당도 오후 1시 당사에서 긴급대책회의를 열었다. 박용진 대변인은 대책회의전 긴급 브리핑을 통해 "북한이 핵실험을 강행한 것은 유감"이라며 "민노당은 계속 얘기했던 한반도 비핵화 원칙에서 입장을 정리할 것이고 어떠한 군사적 조치와 행동도 단호히 반대한다"고 밝힌 뒤 "군사적 행동을 유발하거나 유도하기 위한 어떤 모습도 동의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