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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일보 17일 사설 <한나라당 '부패한 정당'으로 남으려는가>입니다. 네티즌의 사색과 토론을 기대하며 소개합니다.
한나라당에 이상 기류가 형성되고 있다. 김덕룡 의원이 정치를 재개할 뜻을 드러내고, 강삼재 전 의원은 7월 재·보선에 공천 신청을 한 것이다. 김 의원은 지난 4월 지방선거 공천과 관련해 부인이 4억원을 받은 혐의로 재판을 받고 있다. 강 전 의원은 1996년 15대 총선을 앞두고 김영삼 대통령으로부터 1000억원대의 정치자금을 건네받은 사실이 드러나 정계에서 물러났다. 그런 사람들이 정치를 재개하겠다는 것은 염치없다. 지방선거에서 압승한 한나라당이 도덕적 해이와 오만에 빠진 것 아니냐는 의혹을 불러일으키기에 충분하다.
김 의원은 당시 "당적과 의원직 사퇴를 포함해 조만간 입장을 밝히겠다"고 했다. 이 발언은 사실상 정계은퇴 선언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러나 김 의원은 의원직을 물러나기는커녕 한나라당을 탈당하지도 않았다. 김 의원은 몰랐다는 변명은 국민에게 전혀 설득력이 없다. 그런데 이제 와서 "동료 의원들이 만류하고 있다"고 핑계를 대고 "대선에서 나름대로 할 일이 있다"고 명분까지 내세우니 가당찮다. 더구나 전당대회를 앞두고 당 대표 출마자들이 김 의원에게 추파를 던지고 있다니 한심한 일이다.
강 전 의원이 대법원의 무죄 확정 판결을 면죄부처럼 들고나오는 것도 설득력이 없다. 대법원은 그 돈의 출처를 "안기부 예산이라고 보기 어렵고, 김 전 대통령의 정치자금일 개연성이 농후하다"고 판단한 것뿐이다. 출처야 어떻든 강 전 의원이 거액의 정치자금을 받아 사용한 당사자였다는 사실에는 변함이 없다. 개인적으로 억울할 수는 있겠지만, 역사적 심판이 내려진 사건의 주역으로서 책임을 져야 한다.
한나라당에 업보처럼 따라다니는 꼬리표가 '차떼기 정당''부패한 정당'의 이미지다. 한나라당 스스로 김 의원을 검찰에 고발한 것이 선거를 앞둔 '정치 쇼'가 아니었다면, 지금이라도 김 의원을 출당조치하는 것이 마땅하다. 강 전 의원을 공천해서도 안 된다.
거듭나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면 한나라당에 미래는 없다. 국민은 한나라당의 결정을 지켜보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