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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동인구가 상대적으로 적은 평일 오후, 3시간만에 1만여명(한나라당 추산) '구름관중'이 대전시내 한복판에 모였다.
29일 오후 3시 2만여명이 모일 수 있는 대전시 은행동 으능정이 거리는 발 디딜 틈이 없었다. 이날 퇴원한 한나라당 박근혜 대표를 보기 위해 모인 시민들로 거리는 가득찼다. 대전 문화의 거리로 불리는 으능정이 거리 주변 모든 상가도 거리 한 복판에 모습을 나타낸 박 대표를 보기 위해 촉각을 기울였다.
3시 5분 박 대표가 모습을 나타내자 대전은 술렁이기 시작했다. 여기저기서 "박근혜" 연호가 터져나왔다. 시민들의 박수소리와 박 대표를 보기 위해 몰려드는 시민들로 한순간에 시내 한 복판은 북새통이 되기도 했다.퇴원 직후 곧바로 대전으로 달려온 박 대표의 표정도 밝았다. 9일만에 '훌쩍 커버린' 자신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기 때문. 이날 모인 1만여명의 시민들에게 박 대표는 이미 '확실한 차기 대통령 후보'처럼 보였다. 열화와 같은 시민들의 환호에 박 대표도 기분이 좋은 듯 했다. 가급적 말을 하지 말라는 의료진의 권유에도 불구하고 박 대표는 1만 여 시민 앞에서 마이크를 잡았다. 퇴원 후 자택에서 쉴 것이란 측근들의 예상을 뒤엎은 박 대표는 "아무 말 하지 않을 것"이란 당직자들의 예상을 또 한 번 뒤집었다.
박근혜 "여러분 선택 기대하겠습니다" 한마디에 "박성효로 분위기 쏠리겠다"
아직 완쾌되지 않아 절대 안정을 해야 한다며 박 대표의 상태를 설명한 박성효 대전시장 후보의 말이 끝나자 박 대표는 마이크를 잡고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했다. "이번 5.31지방선거에서 한나라당 후보를 꼭 당선시켜주십시요. 박 후보는 제가 보증하고 약속할 수 있는 후보입니다. 시민여러분들의 선택을 기대하겠습니다"라는 박 대표의 한 마디에 1만여명의 시민들은 "박근혜" "박성효"를 연달아 연호하며 화답했고 이를 지켜본 박 대표는 환하게 웃고 손을 흔들며 답했다.
순간 여기저기서 "박근혜 대표님 사랑해요" "박근혜 대표님 힘내세요" 등의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왔고 이날 분위기만으로 본다면 대전의 선거결과는 이미 판가름난 듯한 기세였다. 주변 시민들도 박 대표를 보자마자 "이렇게 되면 박성효로 분위기가 쏠리겠다"고 말했다.
거리 주변 상가에서 이 같은 광경을 지켜본 시민들 역시 "박근혜가 온 이상 박성효에게 표가 몰릴 것 같다"며 박 대표의 대중적 인기에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일부 시민들은 '박근혜 너무 이쁘다" "박근혜 보면 찍어주고 싶겠다"라며 감탄사를 자아내기도 했다.
박 대표는 10여분간 유세현장에 머문 뒤 서울 삼성동 자택으로 이동했다. 그러나 1만여명의 시민들은 박 대표가 떠난 이후에도 자리를 떠나지 않았다. 많은 말을 하지 못한 박 대표 대신 '여전사'로 불리며 박 대표의 빈자리를 가장 잘 메꿔주고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전여옥 의원이 마이크를 잡았기 때문.
전여옥 "대전시민 여러분이 박대표 곁에서 끝까지 지켜주실거죠?"
1만여 시민 "박근혜" 연호, "박근혜 대표님 사랑해요"시민들은 전 의원이 마이크를 잡자 "전여옥 화이팅"을 외치며 반갑게 맞았다. 박 대표로 한껏 달아오르는 유세분위기는 전 의원의 절규에 가까운 유세로 최고조에 달했다. 강행군으로 목이 쉰 전 의원은 울먹이며 "오늘은 정말 기쁜 날"이라며 "오로지 국민만을 바라보는 정치를 하겠다는 우리 박 대표가 다시 일어났다. 우리 오늘 기뻐합시다"라고 외쳤다.
이에 시민들은 "전여옥" "박근혜"를 번갈아 가며 연호했다. 전 의원은 "이제 선한 사람이 이긴 것"이라며 "착하게 살아오신 박 대표가 강하게 일어났다"고 주장했다. 전 의원은 박 대표를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 '신의를 버리지 않는 정치인'으로 극찬했다. 전 의원은 "박 대표는 되도록 대전을 찾아오겠다고 했다. 박 대표는 여러분께 한 약속을 지켰다"며 "박 대표는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나는 박 대표의 한마디 한마디를 다 믿는다"며 "2년 동안 박 대표 곁에서 있었는데 단 한번도 거짓말을 하지 않았고 약속 어기는 것을 못봤다. 약속을 잘지키는 사람이 이 나라 정치를 해야 하는 것 아니냐"고 외치자 시민들은 큰 박수로 화답했다.
그러면서 전 의원은 "나는 박 대표의 아픔을 안다. 내가 끝까지 대표 곁에 있겠다"며 "이제 대전시민 여러분이 박 대표를 끝까지 곁에서 지켜주실거죠"라고 물었고 이에 시민들은 "박근혜"를 외치며 화답했다.
"박근혜 가슴 속에 남아있는 흉터는 염홍철 시장 배신과 약속파기"
전 의원은 이어 열린우리당 염홍철 후보를 겨냥해 비판을 쏟아냈다. 전 의원은 "박 대표는 염 시장이 '이거 해주실 거죠. 저거 해주시면 안되겠습니다. 이것만 해주시면 탈당하지 않겠다'고 약속을 했고 박 대표는 그 약속을 믿었다"며 "약속을 한지 일주일도 안 돼 (한나라당을)탈당했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때 박 대표가 단 한마디를 했다"며 "박 대표는 '사람이 어떻게…'라고 했다. 박 대표가 생각하는 사람은 '약속을 지키는 사람' '배신하지 않는 사람' '신의를 지키는 정치인'이었다"고 말한 뒤 "박 대표 얼굴의 흉터보다 박 대표의 가슴속에 남아있는 흉터는 바로 염홍철 시장의 배신과 약속파기"라고 외쳤다.
그는 "누가 선한 사람인지 누가 약속을 지키는 정치인인지 판단해 달라"며 거듭 박 후보에 대한 지지를 호소한 뒤 "박 대표는 수술이 끝난 뒤 '대전은요?'라고 말했다. 이게 무슨 뜻이겠느냐. '박 후보가 시장이 되느냐 마느냐' 이 뜻 아니겠느냐"고 목소리를 외치자 1만여명의 시민들은 "박성효"를 외치며 지지를 보냈다.
전여옥 "저 정계은퇴 할까요?" 1만여 시민 "전여옥" 외쳐
전 의원은 또 "한나라당의 싹쓸이를 막아달라"는 열린당을 향해서도 비난을 퍼부었다. 그는 "열린당은 아직도 오만하다. 무슨 염치로 싹쓸이를 막아달라고 하느냐"며 "그들은 국민의 심판에 감놔라 배놔라 하면서 민주주의에 도전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전 의원은 "대전시민 여러분이 그들에게 '싹쓸이도 당당한 대전시민의 선택이라고'얘기해달라"고 호소했다. 자신의 정계은퇴를 주장한 열린당 우상호 대변인에 대한 공세도 이어갔다. 전 의원은 "우 대변인이 내게 정계에서 은퇴하라고 요구했다"며 시민들을 향해 "저 정계은퇴 할까요?"라고 물었고 이에 시민들은 "전여옥"을 외쳤다. 그는 "나는 야심이 없다. 정계은퇴도 할 수 있다"며 "대신 열린당 146명의 의원들이 모두 정계은퇴를 한다면 나도 하겠다"고 말했고 시민들은 "옳소"를 연호하며 전 의원에 대한 지지를 표명했다.
이 같은 뜨거운 유세열기에 박성효 후보와 대전의 5개 지역 구청장 후보들의 표정도 밝았다. 박 대표의 지원유세로 인해 역전이 충분하다는 자신감에 찬 모습을 나타냈다. 박 후보 측 관계자들 역시 박 대표의 지원에 "이젠 됐다"는 분위기를 보였고 강창희 대전시당위원장은 유세 내내 웃음을 감추지 못했다.무엇보다 이날 유세를 통해 박 대표는 자신의 대중적인 인기를 재확인시켰다. 당직자들은 "역시 박근혜"라고 말했다. 평일 오후 2~3시간만에 이 정도 인원을 모을 수 있는 사람은 없다는 것이 당직자들의 설명이다. 대전은 그동안 큰 행사에도 사람이 별로 몰리지 않는 특성을 가진 곳으로 알려져 왔었다. 그만큼 분위기에 쉽게 쏠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이날 박 대표를 보기 위해 모인 1만여명의 시민들을 본 당직자들과 취재진들은 놀라움을 감추지 못했다.<대전에서>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