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청와대 비서관들의 사퇴가 줄을 잇고 있다. 이들은 대부분 ‘일신상의 이유’를 사퇴의 변으로 밝혔다.

    17일 김진경 청와대 교육문화비서관이 임명된 지 9개월 만에 사의를 표명했다. 김 비서관이 밝힌 사퇴 이유는 “본업인 작가로 돌아가기 위해서”다. 그는 “정치나 관료 등에는 전혀 관심이 없다”는 말도 했다.

    김 비서관은 향후 프랑스 아동청소년 문학상인 ‘앵코립튀블 상(Prix des incorruptible)’ 후보작에 오른 동화집 ‘고양이 학교’에 대한 프랑스 순회설명회를 가질 예정이다. 그는 “현재 출간된 5권의 ‘고양이 학교’는 1부작”이라며 “앞으로 구상했던 3부작까지 완성하는 데 시간을 할애할 계획으로 프랑스에서 1년간 머물 예정이고 본업인 작가로 돌아갈 생각”이라고 밝혔다.

    전교조 초대 정책실장을 지낸 이력 등으로 인해 ‘파격인사’ ‘코드인사’라는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청와대에 입성했지만 결국 ‘자신의 책 선전’을 위해 물러나는 셈이 됐다.

    그는 재임기간 동안 사립학교법 개정안에 반대하는 사학들과 한나라당을 향해 “색깔논쟁으로 사학법을 망치려 한다”고 맹비난했으며 대학입시안을 둘러싼 서울대와 정부·여당의 신경전이 벌어질 때는 “최고 식자층이 학력 세습을 통해 기득권을 물려주고 싶어 한다”고 비판해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조기숙 전 홍보수석비서관도 이화여대 국제대학원 교수 복직을 위해 홍보수석을 맡은 지 1년만인 지난 15일 자리에서 물러났다. 그는 “어머니의 입장에서 미국에 유학 중인 두 아들의 진학 문제를 위해 도움을 주고 싶다”는 이유로 노무현 대통령을 설득했다고 한다.

    조 전 수석은 재임시절 비판 언론에 대한 노골적인 반감을 그대로 노출시키며 노 대통령 엄호에 적극 나서 논란을 불러 일으켰으며 여당 내부로부터도 “조 수석이 노 대통령과 국민을 멀게 만들고 있다”고 사퇴요구를 받기도 했다.

    이에 앞서 ‘노사모 시인’으로 유명한 노혜경씨는 지난해 7월 국정홍보비서관에 임명된 지 1년 만에 ‘일신상의 이유’로 사퇴했다. 그 이후 노씨는 ‘노무현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모임’(노사모) 대표로 선출됐다.

    노씨는 4·15총선 때 부산 연제구에 출마했다가 낙선돼 ‘보은인사’ 논란을 불러일으키며 청와대에 입성한 뒤 이상락 전 열린우리당 의원의 집단 구명운동을 여당에 촉구하는 등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이들 외에 청와대 10여명의 비서관 및 행정관이 5·31지방선거 출마를 위해 사퇴할 것으로 알려졌다. 최광웅 대통령인사제도비서관은 서울 도봉구청장을, 염태영 지속가능발전위비서관은 수원시장 출마를 각각 준비 중인 것으로 전해졌으며 황이수 대통령행사기획비서관은 광역단체장 출마 준비 중인 모 여권 인사 캠프 합류를 위해 사퇴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1년도 되지 않아 ‘일신상의 이유’로 비서관직을 내놓은 사례가 이어지면서 ‘청와대비서관이 개인 이력 쌓기 위한 하나의 코스’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더불어 참여정부의 잦은 조직개편까지 더해져 국가 정책 방향에 대해 책임감을 갖고 직무를 수행해야 하는 비서관들이 그 직을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것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