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거 이틀 앞인데 'MB 발언'에 시시비비"MB, 한동훈 저격" vs "다급해도 쪽팔린다"野 "친한계, 말론 보수 외치며 민주당 돕나"
  • ▲ 박민식 국민의힘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지난달 31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는 모습. ⓒ박민식 후보 페이스북
    ▲ 박민식 국민의힘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가 지난달 31일 이명박 전 대통령을 만나 악수하는 모습. ⓒ박민식 후보 페이스북
    국민의힘이 6·3 지방선거와 국회의원 재보궐선거 본투표를 앞두고 전직 대통령들을 동원해 지지층 결집에 나선 가운데 친한(친한동훈)계는 이명박 전 대통령 발언 해석을 둘러싸고 박민식 국민의힘 부산 북갑 국회의원 보궐선거 후보를 향해 날을 세웠다. 국민의힘 일각에서는 '진짜 보수'라고 자칭하는 친한계가 민주당이 아닌 국민의힘 후보를 공격하는데 의문을 제기했다. 민주당 후보만 이롭게 한다는 것이다. 

    1일 정치권에 따르면 논란은 박민식 후보가 전날 공개한 이 전 대통령 발언에서 시작됐다. '100시간 무박 유세'를 진행 중인 박 후보는 지난달 31일 부산을 찾은 이 전 대통령과 악수하는 사진을 자신의 페이스북에 공개했다.

    '100시간 무박 유세'는 지난달 29일 오후 8시부터 공식 선거운동이 종료되는 2일 오후 11시59분까지 쉬지 않고 100시간 연속 현장을 누비겠다는 선거 전략이다.

    박 후보는 "'끝까지 싸워라. 선한 사람이 나쁜 사람하고 싸우면 이겨야지. 반드시 이길 것이다.' 오늘(지난달 31일) 이명박 대통령님께서 제 손을 꽉 잡으시고 힘주어 두 번 세 번 말씀하셨다"고 밝혔다.

    박 후보는 또 "대통령님의 말씀은 단순한 격려가 아니었다. 보수의 가치를 흔든 사람을 반드시 이겨 달라는 우리 보수 지지자들의 준엄한 명령"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국민의힘이 어려운 시간을 보내게 하고 민주당에게 환희를 안겨준 사람을 심판받도록 하라는 간절한 바람"이라며 한동훈 무소속 후보를 겨냥했다. 이 전 대통령이 언급한 '나쁜 사람'이 사실상 경쟁 상대인 한 후보를 지칭한 것이라는 해석을 내놓은 것이다.

    한 후보는 2024년 국민의힘 당원 게시판에서 윤석열 전 대통령 부부 등을 비방했다는 이른바 '당원게시판 사건'으로 당에서 제명됐다. 이후 무소속으로 부산 북갑 보궐선거에 출마해 박 후보와 경쟁하고 있다.

    박 후보는 "나쁜 정치가 보수의 탈을 쓴다면 보수는 다시 수렁에 빠진다"며 "보수가 다시 일어서기 위해 흩어진 마음을 다시 모으기 위해 북갑에서 박민식이 반드시 이겨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친한계 핵심 인사인 김종혁 전 국민의힘 최고위원은 곧바로 반박에 나섰다. 박 후보가 공개한 이 전 대통령 발언의 진위 여부를 문제 삼으며 공세를 퍼부은 것이다. 

    김 전 최고위원은 페이스북을 통해 이 전 대통령 수행 인사의 말을 전하며 "그는 'MB가 선한 사람과 나쁜 사람이 싸우니 이기라고 한 건 민주당에 이기라는 뜻이었는데 박 후보가 마치 자신은 선하고 한동훈은 나쁜 후보라고 MB가 말한 것처럼 얘기해 황당하다'고 했다"고 적었다.

    또한 박형준 국민의힘 부산시장 후보 캠프 관계자 발언이라며 "(박형준 후보 캠프 관계자가) '박민식을 우리가 초청한 게 아니다. 본인이 온다는데 막을 수 없지 않나'라고 했다"고 전했다.

    이 전 대통령의 부산 방문은 박형준 후보 유세 지원 목적이라는 지적이다. 박형준 후보는 이명박 정부 청와대 정무수석 등을 거친 친이(친이명박)계로 꼽힌다.

    아울러 김 전 최고위원은 박민식 후보가 공개한 발언의 의미는 물론 당시 동선과 배석 경위까지 문제 삼으며 전방위 검증에 나섰다. 김 전 최고위원은 "박민식 후보님, 이게 사실인가 아닌가. 답변해 달라"라며 "아무리 다급해도 이렇게까지 하는 건 너무 쪽팔리지 않는가"라고 비판했다.

    국민의힘 내부에서는 부산 북갑 선거가 하정우 민주당 후보와의 경쟁 구도인데도 선거 막판 보수·우파 진영 내부 공방만 부각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전직 대통령을 총동원해 지지층 결집에 총력을 다하는 상황에서 친한계가 민주당 후보가 아닌 당 후보를 향해 공세를 집중하는 것이 결과적으로 민주당만 이롭게 하는 것 아니냐는 불만도 제기된다.

    이에 대해 국민의힘의 한 관계자는 "민주당 후보를 공격해도 부족한 시점에 이 전 대통령 발언의 의미를 놓고 당 후보와 진실 공방을 벌이는 이유를 모르겠다"며 "친한계가 말로는 보수를 외치면서 행동은 민주당을 돕고 있다는 불만이 현장에서 적지 않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