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사부터 대법원까지 단계별 지원 확대고발 242명 이르자 '재판 위축 우려' 대응안 마련
  • ▲ 대법원. ⓒ뉴데일리DB
    ▲ 대법원. ⓒ뉴데일리DB
    법원이 법왜곡죄 시행으로 직무 관련 고소·고발을 당한 판사에 대해 변호사 비용을 수사 단계부터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최대 7000만 원을 지원한다.

    20일 법조계 등에 따르면 대법원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법관 및 법원공무원의 직무 관련 소송 등 지원 내규' 개정안을 지난 13일부터 시행 중이다.

    개정안은 법관 및 법원공무원이 정당한 직무 수행과 관련해 수사를 받거나 민·형사상 책임에 관한 소송을 당한 경우 대리인 선임 비용을 지원하는 절차와 기준을 담고 있다.

    기존 내규는 판사나 법원공무원이 직무 관련 고소·고발을 당할 경우 기소 전 수사 단계에 한해 최대 500만 원까지 변호사 선임 비용을 지원했다.

    그러나 개정안은 법왜곡죄 시행에 따라 고소·고발이 늘어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해 수사 단계뿐 아니라 기소 후 재판 단계까지 지원 범위를 확대했다.

    지원 금액도 수사 단계 최대 1000만 원, 1·2·3심 각 최대 2000만 원으로 늘렸다. 사건이 수사 단계부터 대법원 확정판결까지 이어질 경우 최대 7000만 원까지 지원받을 수 있는 셈이다.

    구체적인 지원 여부와 금액은 법원행정처에 설치되는 직무소송 지원 심의위원회가 결정한다. 위원회는 직무 관련성, 사건 경위, 지원 필요성 등을 심의해 지원 규모를 정한다.

    다만 예산 낭비를 막기 위한 환수 규정도 마련했다. 허위로 변호사비를 신청하거나 고소·고발이 직무와 무관한 사건으로 드러난 경우, 지원받은 사건에서 유죄가 확정된 경우에는 지원금을 반환해야 한다.

    대법원은 지원 변호사 명부도 마련하기로 했다. 기존에는 고소·고발당한 판사가 직접 변호사를 선임하고 비용 일부를 사후 지원받는 방식이었지만, 앞으로는 법원이 작성한 명부에 등재된 변호사를 선임할 수 있도록 돕는다.

    법원행정처 내부에는 '직무소송 지원센터'도 설치된다. 센터는 직무 관련 소송을 당한 법관이나 법원공무원의 지원 신청 접수, 수사·재판 진행 상황 파악, 대리인 선임 및 비용 지원 등 실무를 맡는다. 센터는 올 상반기 중 정식 가동될 예정이다.

    이번 내규 개정은 지난 3월 법왜곡죄 시행에 따른 후속 조치 성격이다. 법왜곡죄는 판·검사 등이 형사사건에서 법을 왜곡해 적용한 경우 10년 이하 징역 또는 같은 기간의 자격정지에 처하도록 한 조항이다.

    사법부 내부에서는 재판 결과에 불복한 사건 관계인 등을 중심으로 법관에 대한 고소·고발이 남발될 경우 형사재판 담당 법관들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기돼 왔다. 경찰에 따르면 지난 11일까지 법왜곡죄 혐의로 고발된 판사는 242명이다.

    법원행정처 관계자는 "법원 구성원들이 외부적 부담 증가에도 위축되지 않고 본연의 임무에 전념할 수 있는 근무 환경을 조성해 국민의 기본권을 수호하는 최후의 보루로서 사법의 본질적 기능이 온전히 유지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