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단계업체 투자자 종합소득세 불복 소송 패소法 "돌려 막기 구조에 불과"업체 회장 과거 사기 혐의로 징역 20년 선고 상태
  • ▲ 서울행정법원. ⓒ연합뉴스
    ▲ 서울행정법원. ⓒ연합뉴스
    다단계 업체에 돈을 넣고 받은 수익금은 '사업 수익'으로 보기 어렵다는 법원 판단이 나왔다. 외형상 사업에 참여한 형태였더라도 실제 판매 과정의 위험을 부담하지 않고 정해진 수익만 받았다면 세법상 이자 소득으로 과세할 수 있다는 취지다.

    10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서울행정법원 행정4부는 원고 3명이 강서·반포·성북세무서장을 상대로 낸 종합소득세 부과 처분 취소 소송에서 원고 패소로 판결했다.

    앞서 원고들은 한 다단계 화장품 판매 업체에 투자금을 지급한 뒤 수익금을 받았다. 세무 당국은 이 수익금을 이자 소득으로 보고 2024년부터 2025년까지 원고들에게 각각 4000만 원, 2400만 원, 900만 원의 종합소득세를 부과했다.

    원고들은 이에 불복해 소송을 제기했다. 자신들이 받은 돈은 화장품 위탁 판매 사업에 투자해 얻은 수익인 만큼 사업 소득으로 봐야 하고 이자 소득을 전제로 한 과세 처분은 부당하다는 주장이었다.

    쟁점은 이들이 화장품 업체로부터 받은 수익금의 성격이었다. 원고들은 화장품 위탁 판매 사업에 투자해 얻은 수익인 만큼 사업 소득이라고 주장했다. 반면 세무 당국은 실제로는 돈을 맡기고 약정 수익을 받은 것에 가깝다며 비영업대금의 이익, 즉 이자 소득으로 봐야 한다는 주장이다. 

    법원은 원고들이 실제 사업을 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재판부는 해당 업체가 화장품 판매업을 목적으로 설립되기는 했지만 실제로는 화장품 거래를 하지 않은 채 위탁 판매를 가장한 다단계 방식으로 투자금을 모았다고 봤다.

    이 업체는 투자자들에게 "화장품 공동 구매 사업에 투자하면 4개월 동안 투자금의 5%를 수익금으로 지급하고 5개월 뒤 원금을 돌려주겠다"는 방식으로 자금을 끌어모았다. 그러나 실제 운영은 신규 투자금으로 기존 투자자의 수익금을 지급하는 이른바 돌려 막기 방식이었던 것으로 조사됐다.

    해당 업체 회장은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사기 혐의로 2022년 징역 20년을 선고받았고 이듬해 형이 확정됐다.

    재판부는 원고들이 화장품 판매 과정에서 발생하는 위험을 부담하지 않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재고 부담이나 판매 부진에 따른 손실 가능성을 떠안은 것이 아니라 일정 기간 뒤 약정된 수익금을 받은 것에 그쳤다는 것이다.

    또 금전 대여가 사업에 해당하려면 거래의 영리성뿐 아니라 계속성·반복성 등을 종합적으로 따져야 한다고 봤다. 원고들이 대부업 등록을 하지 않았고 불특정 다수를 상대로 반복적인 금전 거래를 했다고 볼 만한 사정도 부족하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법원은 이들이 받은 수익금을 사업 소득이 아닌 이자 소득으로 본 세무 당국의 과세 처분이 적법하다고 결론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