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청준비단 출범 파견 검사 공모 착수…흔들리는 검찰수사범위 여전히 혼란…막강해진 경찰·중수청조직 내 출신별 갈등·권력 줄서기 부작용 현실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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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법무부.ⓒ뉴데일리DB
행정안전부 차관을 단장으로 한 개청준비단을 출범하는 등 정부가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 설립을 위한 준비 작업에 본격 착수했지만 내부 불안감은 사그라지지 않고 있다.
검사들의 연이은 사직과 미제 사건 증가로 업무만 가중되고 있는 상황에서 정작 중수청은 큰 '밑그림'만 제시됐을 뿐 구체적인 사항은 전혀 정해지지 않고 있는 탓이다.심지어 검·경 수사관 차출과 관련해 조직 내 출신별 갈등이 우려되고 헤게모니 싸움 과정에서 권력 줄서기 등 부작용마저 제기되고 있다. 검찰 개혁을 앞세워 시도하는 중수청 설치가 자칫 새롭게 도입되는 형사·사법 체계를 망가뜨릴 수 있다는 우려섞인 목소리마저 나온다.
◆'중수청 개청준비단' 본격 가동…검사·수사관 업무 의욕↓16일 법조계에 따르면 법무부는 지난 15일 검찰 내부망 이프로스에 오는 21일까지 법무부 실·국과 대검찰청, 각급 검찰청·지청의 검사 및 일반직 공무원을 대상으로 행정안전부 중수청 개청준비단 파견 신청을 받는다고 공지했다.
파견 인원은 총 38명으로, 파견 기간은 이달 말부터 오는 10월 1일까지다. 이 가운데 검사는 3명이다. 법무부는 사법연수원 37∼41기 검사 가운데 1명을 수사기획 업무를 총괄할 수사기획실무과장으로 파견한다는 방침이다.
경제수사와 반부패수사 기획·이관 업무를 맡을 경제수사팀장과 반부패수사팀장 각 1명은 사법연수원 40∼45기 또는 변호사시험 1∼4회 출신 검사 중에서 선발한다.
나머지 35명은 검찰 수사관과 일반직 공무원 등이다. 기획예산팀 업무를 총괄할 4급 1명과 중수청 소관 법령·행정규칙 등 법제관리, 마약 및 과학수사 기획·이관 총괄 업무를 맡을 5급 6명이 포함됐다.
법무부는 개청준비단 근무자의 업무 실적 등을 평가해 우수 성과자에게 인사상 인센티브를 부여할 계획이다.
중수청 설립의 주춧돌을 위한 작업에 정부가 본격 착수한 셈이지만 검찰 수사관 등 내부 불안을 오히려 커지고 있는 실정이다. 인력 부족 등 영향으로 미제 사건은 날로 늘어나고 있는 데다가 해마다 이어지던 승진 인사도 불투명한 탓이다.
또 향후 중수청으로 옮길 경우 이사, 자녀 전학 등까지 고민해야 하는데 중수청 및 지방중수청이 어디에 몇 곳이 생기는지도 정해지지 않았다. 검찰 수사관 입장에서는 단 몇 개월 만에 근무처를 선택해야 하는 중차대한 상황에 직면했으나 명확히 결정된 내용은 없는 것이다.
검찰 출신 한 변호사는 "현재 검찰 수사관들은 대검찰청과 각 지역 고검·지검은 물론 지청에서도 근무하고 있으나 중수청을 비롯한 지방중수청이 어디에 몇 곳이 생기는 지 정보는 전무한 상황"이라며 "전직 땐 이사·자녀 전학 등 고민해야 하는데 중수청에 어느 정도의 인력이 이동할 수 있는지 또 부서는 어떻게 나뉠지도 알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사건 처리 지연 현실화…증거인멸·도주 위험↑
- ▲ 대검찰청.ⓒ뉴데일리DB
이재명 정부의 검찰개혁안에 따라 올해 10월부터 수사는 행정안전부 산하 중수청과 경찰이 맡고 법무부 산하 공소청이 기소와 공소 유지를 담당하게 된다. 하지만 아직 공소청 검사의 보완수사권 범위는 아직 정리조차 되지 않았다.
충분한 공론화 과정을 거치지 않았기 때문에 법조계에서 우려의 목소리도 여전하다. 특히 문재인 정부 시절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지적돼온 사건 처리 지연과 암장(몰래 덮음), 수사기관 간 '핑퐁' 현상이 더욱 심화될 수 있다는 점이 거론된다.
실제 대검찰청에 따르면 형사사건 평균 처리 기간은 2020년 약 142일에서 2024년 약 312일로 두 배 이상이 늘었다. 경찰의 불송치 결정에 대한 이의신청도 2021년 2만5048건에서 지난해 5만3406건으로 두 배 이상 늘었다.
이 때문에 보완수사권 존치 여부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1차 수사기관의 수사를 다시 검증하는 '통제'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 강경파는 수사·기소 분리 원칙을 이유로 공소청 검사에게 보완수사요구권만 부여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검사에게 보완수사권을 남길 경우 우회적으로 직접 수사가 가능해질 수 있다는 주장이다.
1차 수사기관이 다원화되면서 피해자들이 어디서 구제를 받아야하는지 혼란스러워질 뿐만 아니라 수사기관 간 경쟁에 따른 중복수사나 사건 이첩을 둘러싼 갈등 등도 풀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
중수청은 다른 수사기관에 우선해 사건 이첩을 요구할 수 있는 권한을 갖지만 구체적인 절차와 대상 범죄는 하위 법령으로 정한다는 건데, 기관 간 조정에 공백이 생길 경우 증거 인멸이나 피의자 도주 위험이 커질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양석조 전 서울동부지검장은 "경찰·중수청·공소청·특사경 등을 둘러싼 형사사법 체계가 명확히 정리됐다고 보기 어렵다"며 "혼란이 지속할 수록 허점도 많아질 수밖에 없고 이를 어떻게 메우느냐가 관건"이라고 지적했다.
◆ 비대해진 경찰·중추청…"출신 성분에 따라 갈등·줄서기 현실화"앞으로 검사의 수사 개입 가능성이 크게 줄면서 1차 수사 기능을 전담하게 될 경찰과 중수청의 권한이 지나치게 커졌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2020년 검경 수사권 조정으로 경찰에 대한 검사의 수사지휘권이 폐지된 데 이어 검사의 직접 수사권까지 사실상 사라지면서 비대한 수사기관을 견제할 실질적 장치가 약해졌다는 것이다.
검찰개혁자문단 자문위원인 양홍석 법무법인 이공 변호사는 자신의 페이스북에 "1차 수사기관의 수사에 대한 교정·보완·통제 장치를 설계하는 것이 너무 어려워졌다"며 "이제 경찰, 중수청이 왕"이라고 했다.
경찰과 중수청의 권한이 비대해지면서 조직 내 헤게모니 싸움 과정에서 출신 배경에 따라 권력 줄서기 등 부작용도 우려되고 있다.
차장검사 출신 한 변호사는 "누군가가 지켜보고 견제하던 상황에서 독자적으로 마음대로 할 수 있는 상황이 됐기 때문에 자기 조직에 유리하도록 할 수도 있게 된 것"이라며 "검찰 출신인지, 경찰 출신인지 등 출신 배경에 따라 조직내 갈등이 벌어질 것"이라고 지적했다.
법조계 한 인사는 "앞서 검경 수사권 조정 이후 한동안 혼란을 겪었던 사례를 곱씹어봐야 한다"면서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가 여전히 연착륙하지 못하며 '공(空)수처'라는 비판을 받고 있는 점을 반면교사로 삼아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