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험한 물건' 이용 중상…특수상해 혐의 적용경찰, 의학 논문 참고 인과관계 입증"수초 노출도 치명상"
  • ▲ 지난 14일 오전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이주노동자에 에어건을 쏴 중상을 입힌 사건 관련 경기 화성시 만세구 향남읍 소제 제조 공장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뉴시스
    ▲ 지난 14일 오전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대가 이주노동자에 에어건을 쏴 중상을 입힌 사건 관련 경기 화성시 만세구 향남읍 소제 제조 공장 등을 압수수색하고 있다. ⓒ뉴시스
    경찰이 외국인 노동자에게 산업용 에어건을 분사해 장기 파열 등 중상을 입힌 사건을 수사 중인 가운데 가해자에 대해 적용 혐의를 상해에서 특수상해로 변경했다.

    경기남부경찰청 광역수사대는 화성시 향남읍 소재 도금업체 대표 60대 A씨를 특수상해 혐의로 입건했다고 15일 밝혔다.

    경찰은 A씨가 '위험한 물건'에 해당하는 에어건을 범행에 사용해 피해자를 다치게 한 점을 고려해 형법 258조의2(특수상해) 1항이 적용 가능하다고 판단했다.

    당초 A씨에게 적용됐던 상해 혐의는 법정형이 7년 이하의 징역, 10년 이하의 자격정지 또는 1000만 원 이하의 벌금이다. 하지만 새로이 적용된 특수상해 혐의는 1년 이상 10년 이하의 징역으로 형이 더욱 무겁다. 또 벌금형 규정 자체가 없어 유죄 판결 시 징역형이 내려진다.

    경찰은 해당 사건이 발생한 업체로부터 임의 제출받은 에어건의 위력 등을 살펴보고 있다.

    경찰은 범행의 위험성과 인과관계 입증을 위해 의학 논문까지 수사에 참고하고 있다. 동국대 일산병원 이상헌 교수팀이 2017년 대한응급학회지에 발표한 '압축 공기로 인한 직장 천공 및 기복증 1례'에 따르면 항문 부위에 압축 공기를 분사할 경우 의복을 입고 있더라도 단 수초의 노출만으로 심각한 장기 손상을 야기할 수 있다고 나와 있다.

    실제로 해당 에어건에는 '사람의 신체를 향해 분사하지 말 것'이라는 경고문이 부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경찰은 해당 논문 저자인 이 교수 측에 연구 내용과 관련한 질의를 보낸 상태며, 답변을 회신받는 대로 수사 자료로 활용할 계획이다.

    앞서 A씨는 지난 2월 20일 자신의 업체에서 근무하던 노동자 B씨의 항문 부위에 산업용 에어건을 밀착해 고압 공기를 분사한 혐의를 받는다.

    B씨는 외상성 직장천공 등의 진단을 받고 현재까지 병원 치료를 이어가고 있다.

    경찰은 지난 7일 해당 사건이 언론에 보도되자 하루 만에 A씨를 입건했다. 경찰은 지난 14일 해당 업체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해 휴대전화와 PC 등을 확보했다.

    경찰은 압수물 분석이 끝나는 대로 A씨를 소환 조사할 계획이다.